정보공유/영화
9월1주차 개봉영화
familyx
2007. 9. 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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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의 날들> - 한국계 청소년 에이미의 힘겨운 성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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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9.03<방황의 날들>은 미국으로 이민온 한국계 청소년 에이미의 성장통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영어조차 버거운 소녀 에이미를 주인공으로 미국 이민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한국계 청소년의 일상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에이미가 주로 걷는 거리는 한인타운이며, 한국음식을 즐겨 찾고, 현지인은 거의 만나지 않는다. 에이미는 분명 미국에서 생활 중이지만 하루 종일 영어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한국을 끊임없이 그리워한다. 카메라는 에이미의 이런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따라가며, 십대 소녀의 방황과 우울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트란과 만나 대수롭지 않는 농담을 주고 받고, 한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는 장면들은 황량한 배경과 어울리며 쓸쓸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영화는 방황하는 에이미에게 어떠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주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막을 내린다. 에이미의 우울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방황의 날들>의 결말은 꽤 묵직한 아픔을 선사한다. <방황의 날들>의 주연배우인 김지선과 강태우는 모두 연기 경험이 전무한 비전문배우들이다. 영화는 재미교포 출신인 김소영 감독이 미국 LA에서 겪은 10대 청소년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2006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과 2006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스트레인저 댄 픽션 Stranger than Fiction>은 이상한 영화다. 소설가 카렌(엠마 톰슨)이 쓰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 해롤드가 버젓이 현실 속에 살아 돌아다니고 해롤드의 현실은 카렌의 펜 끝, 픽션에 매달려 있다. 카렌이 ‘해롤드는 죽는다’고 픽션 속에 쓴다면, 현실의 해롤드는 죽을 수밖에 없고, 카렌이 ‘해롤드가 사랑에 빠진다’고 하면 현실 속 해롤드는 속수무책으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할까? 그건 아니다. 어느 날, 해롤드는 3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삶을 조망하고 있는 목소리가 자신이 곧 죽을 것이란 말을 하는 걸 듣게 된다. 가만히 앉아 죽을 날을 기다리는 대신 해롤드가 선택한 건 문학교수 줄스(더스틴 호프만)를 찾아가 픽션의 법칙들을 듣는 것. 픽션의 법칙들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된다면 자신이 죽는 것으로 결정된 이 소설을 조금쯤 바꿔볼 수 있을지 모른다.
삶과 죽음, 인생의 순환을 담고 있다해서 <스트레인저 댄 픽션>이 짐짓 심각한 톤인 건 아니다. <몬스터 볼 Monster’s Ball> <네버랜드를 찾아서 Finding Neverland>의 마크 포스터 감독은 <스트레인저 댄 픽션>을 톡톡 튀는 상상력의 공간으로 창조해낸다. 그리고 픽션과 논픽션(소설과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영화 속 공간들은 영화에 판타지적 재미를 덧입힌다. 물론 영화를 풍성하게 한 가장 큰 주역은 배우들이다. ‘웃기는 배우’로만 알려진 윌 페렐이 엉뚱한 동시에 무게감 있는 해롤드 역을 완벽하게 묘사하고, 엠마 톰슨 역시 괴짜 소설가의 면모를 풍성히 표현해냈다. 심통 맞아 보이는 교수가 된 더스틴 호프만, 해롤드가 사랑에 빠지는 당찬 빵집 여인 안나가 된 메기 질렌할의 연기도 영화 속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 - 소설, 인생을 해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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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9.03<스트레인저 댄 픽션 Stranger than Fiction>은 이상한 영화다. 소설가 카렌(엠마 톰슨)이 쓰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 해롤드가 버젓이 현실 속에 살아 돌아다니고 해롤드의 현실은 카렌의 펜 끝, 픽션에 매달려 있다. 카렌이 ‘해롤드는 죽는다’고 픽션 속에 쓴다면, 현실의 해롤드는 죽을 수밖에 없고, 카렌이 ‘해롤드가 사랑에 빠진다’고 하면 현실 속 해롤드는 속수무책으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할까? 그건 아니다. 어느 날, 해롤드는 3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삶을 조망하고 있는 목소리가 자신이 곧 죽을 것이란 말을 하는 걸 듣게 된다. 가만히 앉아 죽을 날을 기다리는 대신 해롤드가 선택한 건 문학교수 줄스(더스틴 호프만)를 찾아가 픽션의 법칙들을 듣는 것. 픽션의 법칙들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된다면 자신이 죽는 것으로 결정된 이 소설을 조금쯤 바꿔볼 수 있을지 모른다.
삶과 죽음, 인생의 순환을 담고 있다해서 <스트레인저 댄 픽션>이 짐짓 심각한 톤인 건 아니다. <몬스터 볼 Monster’s Ball> <네버랜드를 찾아서 Finding Neverland>의 마크 포스터 감독은 <스트레인저 댄 픽션>을 톡톡 튀는 상상력의 공간으로 창조해낸다. 그리고 픽션과 논픽션(소설과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영화 속 공간들은 영화에 판타지적 재미를 덧입힌다. 물론 영화를 풍성하게 한 가장 큰 주역은 배우들이다. ‘웃기는 배우’로만 알려진 윌 페렐이 엉뚱한 동시에 무게감 있는 해롤드 역을 완벽하게 묘사하고, 엠마 톰슨 역시 괴짜 소설가의 면모를 풍성히 표현해냈다. 심통 맞아 보이는 교수가 된 더스틴 호프만, 해롤드가 사랑에 빠지는 당찬 빵집 여인 안나가 된 메기 질렌할의 연기도 영화 속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박아녜스 fatcat@movielink.co.kr
<마이 파더>는 사형수 아버지와 한국으로 돌아온 입양아를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다분히 신파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큰 작품이었다. 실존 인물 애런 베이츠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마이 파더>는 극중 주인공 제임스 파커가 혈육을 만나기 위해 주한미군에 입대한 점, 결국 만난 아버지가 집행일을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라는 점 등 최루성 강한 소재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마이 파더>는 우여곡절 끝에 만난 두 부자간의 사연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다. 제임스 파커와 황남철이 만나는 과정은 짧게 묘사되고,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해 황남철을 갑작스럽게 죽음으로 내몰지도 않는다. 영화는 오히려 생면부지의 두 부자가 만나 정을 쌓아가고 서로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제임스 파커가 아버지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영화의 마지막은 사실 위주의 진행으로 이끌어낸 감동이라 더욱 특별하다.
<마이 파더> - 스크린으로 옮긴 감동 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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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9.03<마이 파더>는 사형수 아버지와 한국으로 돌아온 입양아를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다분히 신파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큰 작품이었다. 실존 인물 애런 베이츠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마이 파더>는 극중 주인공 제임스 파커가 혈육을 만나기 위해 주한미군에 입대한 점, 결국 만난 아버지가 집행일을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라는 점 등 최루성 강한 소재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마이 파더>는 우여곡절 끝에 만난 두 부자간의 사연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다. 제임스 파커와 황남철이 만나는 과정은 짧게 묘사되고,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해 황남철을 갑작스럽게 죽음으로 내몰지도 않는다. 영화는 오히려 생면부지의 두 부자가 만나 정을 쌓아가고 서로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제임스 파커가 아버지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영화의 마지막은 사실 위주의 진행으로 이끌어낸 감동이라 더욱 특별하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그라인드하우스>를 한 번에 다 볼 수 없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데쓰 프루프> 자체가 그라인드하우스 영화를 보는 체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라인드하우스 영화란 B급영화를 두 편 연속 상영하던 변두리 극장(주로 자동차극장)을 가리키는 동시에 그러한 극장에서 주로 상영하던 B급영화들을 지칭한다. <데쓰 프루프>는 슬래셔 무비로 시작해서 카체이스 액션영화로 끝나는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히 슬래셔와 카체이스로만 채우는 건 아니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와 일본의 핑크 바이올런스 무비 등을 은근히 암시하며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 즉 선정영화의 단면을 한 편의 영화에 담아낸다.
<그라인드하우스>는 할리우드 주류영화에 가려 천대받던 B급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은 인더스트리얼 오마주 기획이다. <배니싱 포인트 Vanishing Point>, 오리지널 <식스티 세컨즈 Gone in 60 Seconds>, <더티 매리와 크레이지 래리 Dirty Mary Crazy Larry> 등 등장 인물들을 통해서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영화 외에도 수많은 영화를 인용하고 언급한다. 제목 ‘사망 방지’가 영화 속에서 주인공 스턴트맨 마이크가 모는 스턴트 촬영용 특수 자동차를 가리키듯 <데스 프루프>의 진정한 주인공은 자동차다. 자동차로 만드는 슬래셔 무비, 구식 자동차로 CG 없이 보여주는 카체이스 액션. 마이크의 자동차는 전반부에서 슬래셔 무비의 단골 소품인 칼이나 도끼, 낫의 대용품으로 쓰이고, 후반부에서는 B급 액션영화의 필수 품목 중 하나인 카체이스 액션 장면의 소품으로 쓰인다. 일본의 핑크 바이올런스 영화에서 여자 갱들이 휘두르던 칼로 쓰이기도 한다. <데스 프루프> 자체를 두 편의 영화가 하나로 묶인 그라인드하우스 영화라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데스 프루프>는 오로지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다. 혁명적인 형식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심오하거나 철학적인 시선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70년대 싸구려 공포영화나 흑인 주연의 액션영화, 일본과 홍콩의 액션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데스 프루프>로 얻을 수 있는 쾌감을 최소한 80퍼센트 이상 느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타란티노는 인위적인 필름 스크래치와 프레임 유실을 의미하는 어색한 점프컷, 필름 분실, 60~70년대 흑인음악, B급영화 주제가, 구식 소품들과 슬래셔 무비, 카체이스 액션영화의 관습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그라인드하우스 영화의 쾌감을 극대화시킨다. <데스 프루프>는 미국 영화산업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B무비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사랑스런 순수 오락영화다.
<데쓰 프루프> - 쾌감 200% 오락영화 혹은 B급영화 콜라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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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그라인드하우스>를 한 번에 다 볼 수 없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데쓰 프루프> 자체가 그라인드하우스 영화를 보는 체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라인드하우스 영화란 B급영화를 두 편 연속 상영하던 변두리 극장(주로 자동차극장)을 가리키는 동시에 그러한 극장에서 주로 상영하던 B급영화들을 지칭한다. <데쓰 프루프>는 슬래셔 무비로 시작해서 카체이스 액션영화로 끝나는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히 슬래셔와 카체이스로만 채우는 건 아니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와 일본의 핑크 바이올런스 무비 등을 은근히 암시하며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 즉 선정영화의 단면을 한 편의 영화에 담아낸다.
<그라인드하우스>는 할리우드 주류영화에 가려 천대받던 B급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은 인더스트리얼 오마주 기획이다. <배니싱 포인트 Vanishing Point>, 오리지널 <식스티 세컨즈 Gone in 60 Seconds>, <더티 매리와 크레이지 래리 Dirty Mary Crazy Larry> 등 등장 인물들을 통해서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영화 외에도 수많은 영화를 인용하고 언급한다. 제목 ‘사망 방지’가 영화 속에서 주인공 스턴트맨 마이크가 모는 스턴트 촬영용 특수 자동차를 가리키듯 <데스 프루프>의 진정한 주인공은 자동차다. 자동차로 만드는 슬래셔 무비, 구식 자동차로 CG 없이 보여주는 카체이스 액션. 마이크의 자동차는 전반부에서 슬래셔 무비의 단골 소품인 칼이나 도끼, 낫의 대용품으로 쓰이고, 후반부에서는 B급 액션영화의 필수 품목 중 하나인 카체이스 액션 장면의 소품으로 쓰인다. 일본의 핑크 바이올런스 영화에서 여자 갱들이 휘두르던 칼로 쓰이기도 한다. <데스 프루프> 자체를 두 편의 영화가 하나로 묶인 그라인드하우스 영화라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데스 프루프>는 오로지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다. 혁명적인 형식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심오하거나 철학적인 시선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70년대 싸구려 공포영화나 흑인 주연의 액션영화, 일본과 홍콩의 액션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데스 프루프>로 얻을 수 있는 쾌감을 최소한 80퍼센트 이상 느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타란티노는 인위적인 필름 스크래치와 프레임 유실을 의미하는 어색한 점프컷, 필름 분실, 60~70년대 흑인음악, B급영화 주제가, 구식 소품들과 슬래셔 무비, 카체이스 액션영화의 관습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그라인드하우스 영화의 쾌감을 극대화시킨다. <데스 프루프>는 미국 영화산업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B무비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사랑스런 순수 오락영화다.

고경석 kave@movielink.co.kr
'내가 너희들을 척과 래리로 선언하노라!' <척 앤 래리 I Now Pronounce You Chuck and Larry>에서 기막힌 상황에 처한 척과 래리의 신세를 잘 말해주는 영화의 원제다. <척 앤 래리>는 얼떨결에 게이 커플이 된 두 죽마고우 척과 래리의 좌충우돌기를 전형적인 아담 샌들러 식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 두 주인공의 직업을 가장 남성적인 직업 중 하나인 소방관으로 설정한 것은, 지극히 역설적이면서 재미있는 발상이다. 브룩클린 소방서에서 두 최고 인기남으로 손꼽히던 이들은 커밍 아웃 이후 동료와 이웃으로부터 집단 따돌림에 시달린다. 성적 소수자, 외국인 등 아웃사이더에 대해 비웃음과 딴지 걸기로 일관했던 기존 슬랩스틱 화장실 코미디와는 달리 <척 앤 래리>는 일정 수준 이들에 대해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공정성이 돋보인다. 차별적 농담으로 일관하던 바람둥이(Womanizer) 척의 변화하는 과정은 특히 인상적이다. <척 앤 래리>의 각본은 <사이드웨이 Sideways> <일렉션 Election>의 알렉산더 페인과 짐 테일러의 솜씨다.
<척 앤 래리> - 배우들의 성공적인 화학반응은 바로 이런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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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내가 너희들을 척과 래리로 선언하노라!' <척 앤 래리 I Now Pronounce You Chuck and Larry>에서 기막힌 상황에 처한 척과 래리의 신세를 잘 말해주는 영화의 원제다. <척 앤 래리>는 얼떨결에 게이 커플이 된 두 죽마고우 척과 래리의 좌충우돌기를 전형적인 아담 샌들러 식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 두 주인공의 직업을 가장 남성적인 직업 중 하나인 소방관으로 설정한 것은, 지극히 역설적이면서 재미있는 발상이다. 브룩클린 소방서에서 두 최고 인기남으로 손꼽히던 이들은 커밍 아웃 이후 동료와 이웃으로부터 집단 따돌림에 시달린다. 성적 소수자, 외국인 등 아웃사이더에 대해 비웃음과 딴지 걸기로 일관했던 기존 슬랩스틱 화장실 코미디와는 달리 <척 앤 래리>는 일정 수준 이들에 대해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공정성이 돋보인다. 차별적 농담으로 일관하던 바람둥이(Womanizer) 척의 변화하는 과정은 특히 인상적이다. <척 앤 래리>의 각본은 <사이드웨이 Sideways> <일렉션 Election>의 알렉산더 페인과 짐 테일러의 솜씨다.

태상준 birdcage@movielink.co.kr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실제 직장인 밴드인 ‘갑근세 밴드’와 직장인의 삶과 애환을 그렸던 이치가와 준 감독의 <회사 이야기>(1988)를 모티브로 삼았다. 영화는 갑근세 밴드를 주인공으로 직장인들의 비애와 자아 찾기를 자잘한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언제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철없는 부하직원 박 과장은 사실 아내와 자식을 해외로 보내고 쓸쓸함을 느끼는 기러기 아빠이며, 같이 골프를 치자며 허풍을 떠는 김 부장은 조민혁과 마찬가지로 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악기도 마음대로 사지 못하는 경비 최석원은 출퇴근길에 위치한 악기점을 지날 때마다 항상 가슴이 아프다. 이러는 와중 조민혁은 유학을 가고 싶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나, 오랜 꿈이었던 밴드 생활을 시작해야 하나 고민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공연조차 쉽지 않은 갑근세 밴드의 모습을 통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차분히 그려낸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 직장인의 비애, 음악으로 날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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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9.03<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실제 직장인 밴드인 ‘갑근세 밴드’와 직장인의 삶과 애환을 그렸던 이치가와 준 감독의 <회사 이야기>(1988)를 모티브로 삼았다. 영화는 갑근세 밴드를 주인공으로 직장인들의 비애와 자아 찾기를 자잘한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언제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철없는 부하직원 박 과장은 사실 아내와 자식을 해외로 보내고 쓸쓸함을 느끼는 기러기 아빠이며, 같이 골프를 치자며 허풍을 떠는 김 부장은 조민혁과 마찬가지로 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악기도 마음대로 사지 못하는 경비 최석원은 출퇴근길에 위치한 악기점을 지날 때마다 항상 가슴이 아프다. 이러는 와중 조민혁은 유학을 가고 싶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나, 오랜 꿈이었던 밴드 생활을 시작해야 하나 고민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공연조차 쉽지 않은 갑근세 밴드의 모습을 통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차분히 그려낸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사쿠란 Sakuran>은 말썽꾸러기 소녀 키요하를 중심으로 17세기 에도 시대 게이샤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키요하는 남자들의 말에 지고지순하는 순종적인 여성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현대적인 여성에 가깝다. 진취적이고 고집센 키요하의 성격은 부잣집 청년에게 시집가는 것을 꿈꾸는 동료 게이샤들의 모습과 대비된다. 쇼히를 비롯한 요시와라 유곽의 게이샤들은 자신의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도 마다하지 않는 여성들이었다. 키요하는 화가 소우지로를 놓고 동료 타카오와 신경전을 펼친다. 지배인의 허락 없이는 유곽을 벗어날 수 없었던 이들이기에 소우지로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 더욱 애절하게 그려진다. <사쿠란>은 원색 위주의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쿠란>의 연출은 사진작가 출신인 니나가와 미카 감독이 맡았는데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던 사진을 주로 찍어온 그녀의 장기가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사쿠란>은 안노 모요코의 동명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며, <불량공주 모모코 Kamikaze Girls> <녹차의 맛 The Taste of Tea>의 츠치야 안나가 수많은 역경을 딛고 최고의 기생 ‘오이란’으로 성장하는 키요하로 출연한다.
<사쿠란> - 내 꿈은 최고의 게이샤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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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사쿠란 Sakuran>은 말썽꾸러기 소녀 키요하를 중심으로 17세기 에도 시대 게이샤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키요하는 남자들의 말에 지고지순하는 순종적인 여성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현대적인 여성에 가깝다. 진취적이고 고집센 키요하의 성격은 부잣집 청년에게 시집가는 것을 꿈꾸는 동료 게이샤들의 모습과 대비된다. 쇼히를 비롯한 요시와라 유곽의 게이샤들은 자신의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도 마다하지 않는 여성들이었다. 키요하는 화가 소우지로를 놓고 동료 타카오와 신경전을 펼친다. 지배인의 허락 없이는 유곽을 벗어날 수 없었던 이들이기에 소우지로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 더욱 애절하게 그려진다. <사쿠란>은 원색 위주의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쿠란>의 연출은 사진작가 출신인 니나가와 미카 감독이 맡았는데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던 사진을 주로 찍어온 그녀의 장기가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사쿠란>은 안노 모요코의 동명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며, <불량공주 모모코 Kamikaze Girls> <녹차의 맛 The Taste of Tea>의 츠치야 안나가 수많은 역경을 딛고 최고의 기생 ‘오이란’으로 성장하는 키요하로 출연한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미국 독립영화 <푸치니 초급과정>은 사랑에 대한 조금 다른 견해를 유쾌하게 펼쳐놓는 작품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다양한 문화를 접한 마리아 매겐티 감독은 사랑과 성에 대한 열린 사고를 영화에 담아낸다. 마리아 매겐티 감독은 뉴욕을 배경으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알레그라, 필립, 그레이스를 내세워 사랑과 성적 취향은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는 결론을 가볍고 발랄하게 전달한다. 자칫 거북할 수도 있는 여자들끼리의 잠자리나 여자와 남자의 잠자리 풍경마저도 귀엽게 포장해내는 감독의 솜씨는 칭찬할 만하다. 알레그라와 필립, 그레이스가 쏟아내는 성과 사랑에 대한 대화도 맛깔스럽다. 다만 예상했던 결론을 향해 한치 오차도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 구조는 비교적 도발적인 담론을 담은 영화치고는 실망스러운 편. 그러나 2006년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됐을 만큼 독립영화로서의 만듦새는 인정받은 <푸치니 초급과정>은 성과 사랑에 대한 다른 생각이 궁금한 관객들에게는 재미있는 작품이 될 듯하다. 알레그라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 리저나 필립 역의 저스틴 커크, 그레이스 역의 그레첸 몰 등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을 만큼 자연스럽다.
<푸치니 초급과정> - 애타게 내 짝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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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9.03미국 독립영화 <푸치니 초급과정>은 사랑에 대한 조금 다른 견해를 유쾌하게 펼쳐놓는 작품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다양한 문화를 접한 마리아 매겐티 감독은 사랑과 성에 대한 열린 사고를 영화에 담아낸다. 마리아 매겐티 감독은 뉴욕을 배경으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알레그라, 필립, 그레이스를 내세워 사랑과 성적 취향은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는 결론을 가볍고 발랄하게 전달한다. 자칫 거북할 수도 있는 여자들끼리의 잠자리나 여자와 남자의 잠자리 풍경마저도 귀엽게 포장해내는 감독의 솜씨는 칭찬할 만하다. 알레그라와 필립, 그레이스가 쏟아내는 성과 사랑에 대한 대화도 맛깔스럽다. 다만 예상했던 결론을 향해 한치 오차도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 구조는 비교적 도발적인 담론을 담은 영화치고는 실망스러운 편. 그러나 2006년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됐을 만큼 독립영화로서의 만듦새는 인정받은 <푸치니 초급과정>은 성과 사랑에 대한 다른 생각이 궁금한 관객들에게는 재미있는 작품이 될 듯하다. 알레그라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 리저나 필립 역의 저스틴 커크, 그레이스 역의 그레첸 몰 등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을 만큼 자연스럽다.

최상희 immerblau@movielink.co.kr
앨런 존슨(돈 치들)은 남부러울 게 없다. 사랑스런 아내와 토끼 같은 딸들에 치과의사란 타이틀까지, 행복한 삶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 하지만 앨런은 어쩐지 삶이 허전하다. 그래서 불쑥불쑥 약속도 없이 정신과 의사(리브 타일러)를 찾아가 막무가내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런 앨런 앞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난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앨런의 대학 동창 찰리 파인먼(아담 샌들러)이다. 대학 시절, 룸 메이트였던 앨런과 찰리는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동안 너무 다른 삶을 살아왔다. 앨런이 치과의사가 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릴 동안 찰리는 아내와 사랑하는 딸들을 모두 잃고 폐인이 됐다. 찰리의 가족은 쌍둥이 빌딩을 향해 날아간 비행기 안에 앉아 있었고, 세상 사람들이 ‘9.11 테러’라 부르는 이 사건으로 찰리의 삶 역시 산산조각 났다.
잔잔한 드라마 안에 두 친구의 우정을 찬찬히 새기며 관객에게 위안을 던져주는 덴 두 주연배우 아담 샌들러와 돈 치들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했다. 시종 관객들을 배꼽 잡게 만들었던 아담 샌들러가 웃음을 지우고 상처 입은 영혼의 변화무쌍한 내면 심리를 온전히 표현해내고, 돈 치들은 안정감 있는 연기로 영화 전반의 버팀목이 된다. 그러나 <레인 오버 미>의 드라마 줄기 역시 안정감 있는지는 의문이다. 앨런의 고민들은 표피적으로만 드러날 뿐이어서 공감을 불러내지 못하고, 두 사람이 만나서 풀어내는 이야기들도 지극히 단조로워서 지루하게 느껴진다. 상처에 오랜 세월 세상과 마음을 닫아뒀던 찰리가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도 ‘눈물 겨운 우정’에 보내는 대답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급작스러워 설득력이 떨어진다.
<레인 오버 미> -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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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9.03앨런 존슨(돈 치들)은 남부러울 게 없다. 사랑스런 아내와 토끼 같은 딸들에 치과의사란 타이틀까지, 행복한 삶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 하지만 앨런은 어쩐지 삶이 허전하다. 그래서 불쑥불쑥 약속도 없이 정신과 의사(리브 타일러)를 찾아가 막무가내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런 앨런 앞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난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앨런의 대학 동창 찰리 파인먼(아담 샌들러)이다. 대학 시절, 룸 메이트였던 앨런과 찰리는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동안 너무 다른 삶을 살아왔다. 앨런이 치과의사가 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릴 동안 찰리는 아내와 사랑하는 딸들을 모두 잃고 폐인이 됐다. 찰리의 가족은 쌍둥이 빌딩을 향해 날아간 비행기 안에 앉아 있었고, 세상 사람들이 ‘9.11 테러’라 부르는 이 사건으로 찰리의 삶 역시 산산조각 났다.
잔잔한 드라마 안에 두 친구의 우정을 찬찬히 새기며 관객에게 위안을 던져주는 덴 두 주연배우 아담 샌들러와 돈 치들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했다. 시종 관객들을 배꼽 잡게 만들었던 아담 샌들러가 웃음을 지우고 상처 입은 영혼의 변화무쌍한 내면 심리를 온전히 표현해내고, 돈 치들은 안정감 있는 연기로 영화 전반의 버팀목이 된다. 그러나 <레인 오버 미>의 드라마 줄기 역시 안정감 있는지는 의문이다. 앨런의 고민들은 표피적으로만 드러날 뿐이어서 공감을 불러내지 못하고, 두 사람이 만나서 풀어내는 이야기들도 지극히 단조로워서 지루하게 느껴진다. 상처에 오랜 세월 세상과 마음을 닫아뒀던 찰리가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도 ‘눈물 겨운 우정’에 보내는 대답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급작스러워 설득력이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