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으로 바위를 쳤다

정보공유/GENTLEMEN'S 2006. 11. 12. 12:02
조막만한 제품들이 벽을 뚫고, 바닥을 부수고, TV 브라운관을 박살냈다.

혁신 위에 혁신
휴대폰 하나면 MP3도 듣고, TV 방송도 보고, 사진도 찍는다. 걸으며 통화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다. 휴대폰은 빛의 속도로 변태한다. 파격이 파격을 낳고 견고한 관념을 간단하게 허문다. 콘크리트 벽을 면도날처럼 예리하게 뚫고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은 모토크레이저 가격 미정, 모토로라. 벽 왼쪽 위에 처박힌 휴대폰은 일명 Fx폰(SPH-M4500)으로 불리는 지상파 DMB PDA폰으로 70만원대, 삼성애니콜. 그 아래에 꽂힌 슬림 카드 타입의 지상파 DMB 폰 LG-SB610은 60만원대 후반, LG싸이언.


견고한 아이콘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는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라야 힘이 난다. 셔터, 기능 다이얼, 줌 버튼 등은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 검지와 엄지 위치에 와주어야 한다. 손목에 긴장을 줄 정도의 무게가 있으면 더 좋다. 이런 생각을 품게 한 첫 번째 디카가 캐논 익서스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세상에서, 익서스라는 아이콘은 기준이 된다. 아이콘의 힘이 센 익서스 850is는 50만원대 중반, 캐논. 익서스 디카의 힘을 못 이기고 바스러진 바닥 타일은 JS 세라믹. 듀얼 렌즈가 있는 검은색 디지털 카메라는 색감이 좋은 이지쉐어 V705 40만원대 중반, 코닥. 코닥 V705가 떨어져 있는 폭신한 러그는 한일카페트. 슬리퍼는 폴리엠으로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초소형의 무게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져둔 초소형 MP3 플레이어가 광파 오븐의 스테인리스 스틸에 비문(碑文)보다 깊고 선명한 흔적을 남겼다. NW-S205F/B는 무게가 26g으로 깃털처럼 가볍지만, 소니 워크맨에는 질량만으론 계산할 수 없는 ‘모바일 뮤직 플레이어’의 역사가 담겨 있다. 휴대용 음악 재생기는 콤팩트하고 스타일리시해야 한다는 믿음. 워크맨의 역사는 디자인의 역사이기도 하다. NW-S205F/B는 길이 10cm를 넘지 않고 칼로리 소비량과 운동량도 알려준다. 워크맨(walkman)의 정의를 워크맨이 더욱 명확하게 정리한 셈이다. 2GB 용량의 NW-S205F/B는 19만9천원. 워크맨에게 해코지당한 LG 솔라돔 광파오븐은 포토그래퍼 소장품. 오븐 위의 검정 노트는 mmmg, 바닥의 흰색 트레이와 투명 물컵은 폴리엠, 검은색 보온 포트는 코발트로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에디터/ 김형준, 아트 에디터/ 김영언, 스타일리스트/ 김희정 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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