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은 심판

정보공유/Information 2006. 10. 2. 00:43
프로스포츠 심판들의 여러 측면을 정리했다

그들의 결정적 자기주장
야구
“스트-라이크 아웃” 야구 심판들은 호루라기가 아닌, 목소리와 동작으로 판정을 내린다.
축구 “노란 카드 줄까? 빨간 카드 줄까?”
농구 경기 종료 신호(버저)가 울린 후에 슛이 들어갔을 때, 두 팔을 펼쳐 흔들어 노골임을 표시한다. 가끔은 겅중겅중 뛰기도 한다

그들의 자격조건
야구
키 175cm 이상. 양쪽 시력 1.0 이상 이외 별다른 자격조건은 없다.
축구 쿠퍼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2700m를 12분 내에 주파한 뒤 50미터를 7.5초 내에, 다시 200m를 32초 안에 두 번 반복해서 주파해야 한다.
농구 대한 농구협회의 ‘신인심판교실’ 안내문을 그대로 옮긴다. “농구를 사랑하고 농구 심판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자.”

몇 명이 하나?
야구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내리는 주심, 1, 2, 3루에 각 한 명씩의 루심, 페어와 파울 타구를 판정하는 좌우 선심, 이렇게 총 여섯 명이 기본이지만 정규시즌 때는 좌우 선심이 빠진 네 명이다.
축구 주심 한 명, 양쪽 터치라인의 부심 두 명, 대기심 한 명, 총 네 명이다. 대기심은 전후반 각 45분이 끝났을 때 남은 시간을 표시하고, 지단의 박치기를 잡아내기도 했다.
농구 아마추어 농구에선 주심 한 명, 부심 한 명. 두 명이 기본이지만 KBL과 NBA에서는 한 명의 주심, 두 명의 부심, 총 세 명의 심판들이 경기에 투입 된다.

그들의 운동량
야구
자신의 위치로 공이 날아왔을 때 피하기, 스트라이크/볼, 혹은 세이프/아웃 등등 제스처, 그리고 우렁찬 발성을 위한 배에 힘주기.
축구 평균 8~10km. 쿠퍼테스트를 괜히 하는 게 아니다.
농구 경기당 4~5km.

그들의 고충
야구
주심은 한 경기에 양팀의 투수가 던진 250~280개 공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다 목을 혹사해 인후염에 걸리기도 한다. 가끔은 포수 뒤쪽으로 빠지는 파울볼에 맞아 국부를 움켜쥐며 엎드리는 주심들을 볼 수도 있다.
축구 날이 갈수록 화려해지는 선수들의 액션. 살짝 건드려 넘어졌는데 고환이 내장 속으로 들어가기라도 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섯 바퀴를 구를 필요는 없지 않나?
농구 농구 경기는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움직인다. 선수들과의 접촉이 어느 경기보다 많다. 농구선수와 심판이 맞부딪혔을 때, 선수와 심판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다칠지는 자명하지 않나?

그들의 강력한 권한
야구
퇴장.
축구 페널티킥 선언, 선심의 경우엔 체크무늬 오프사이드 깃발. 그리고 또,“노란 카드 줄까? 빨간 카드 줄까?”
농구 농구에도 즉각 퇴장을 줄 수 있는 반칙이 있다. 주로 경기장 안에서 주먹이나 팔꿈치를 날렸을 경우, 맞지 않더라도 바로 퇴장이다. 선수가 특별한 이유없이 관중석에 들어가도 퇴장이다.

최근의 논란
야구
이승엽의 홈런 강탈 사건, WBC 미국심판의 연이은 오심. 하지만 야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최근 들어 오심 논란이 특별히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올림픽, WBC, 코나미컵 등 야구에도 국가 대항 경기가 늘어가고 있다. 자연스레 판정 시비 역시 늘 것이다.
축구 독일 월드컵에서 오심이 폭증한 이유는 심판이 아니라 방송국에게 있다. 이제, 시청자들은 운동장을 둘러싼 수십 개의 카메라를 통해 원하는 각도에서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마음대로 돌려볼 수 있다. 심판의 눈은 예전과 다를 바 없다.
농구 농구는 ‘부대끼는’ 스포츠다. 게다 빠르다. 한 게임에 10~15개의 오심은 기본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최근의 KBL은 조금 심하다.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만 2점슛을 3점슛으로 인정한 오심이 두 번이나 나왔다. 심지어 심판 로비설까지 흘러 나왔다.

비디오는 심판의 미래다?
야구
“오심은 경기의 일부다”는 대표적인 야구 격언 중 하나다. 한 게임 끝나는 데 보통 두 시간 반이 넘는 경기 특성상 더 게임을 길어지게 하는 비디오 판독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MLB에는 경기장에 카메라를 설치해,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경기 후 평가, 교정하는 시스템이 있다.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진다는 투수들의 불만도 있다.
축구 FIFA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단체 중 하나다. 그런 FIFA도 주부심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휴대용 통신장비를 도입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을 축구에 도입한다면, 축구라는 경기자체의 모습이 상당부분 바뀔 거다. 그게 FIFA가 두려워하는 부분이다. 물론, 모두 만족하는 판정이란 없다.
농구 NBA는 이미 비디오 판독을 시행하고 있다. 각 쿼터 종료와 거의 동시에 슛이 들어가는 ‘버저비터’의 경우에는 경기장 리플레이화면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허나, 거기까지다. 농구같이 전환이 빠른 스포츠에서 경기 중간중간 선수와 심판이 멍하니 리플레이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건 생각만 해도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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