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파워콤, 가입자 늘리기 "해도 너무해"

정보공유/Information 2006. 9. 30. 20:09
▲ 모 인터넷 게시판에서 '파워콤'으로 검색한 화면. 모두 현금을 준다는 내용이며, LG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 신종철

LG파워콤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할당을 내린다는 사실은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바 있다. LG계열사 임직원들과 심지어는 협력업체에까지 할당을 내린다고 하니 직원들의 고충은 안 봐도 알 만하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다보니 인터넷을 하다보면 여기저기 '파워콤 가입자 모집'이라는 글을 접하게 된다. 주변인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고도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이 생기자 '인터넷영업'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누구도 할당을 피해갈 수 없다?

지난 여름 친구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파워콤 할당이 내려왔으니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친구는 계열사 직원도 아닌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가입하면 사은품도 준다는 얘기까지 곁들이며 통사정을 해왔다. 친구가 말한 사은품은 '5만원 상당의 제품'이었다. 더불어 모뎀임대료를 면제해 준다고 했다.

기존에 쓰고 있던 회선이 장기가입 할인을 받고 있던 터라 미안하다고 말한 뒤 거절했다. 그리고 "인터넷에 보면 현금 15만원도 주고 모뎀임대료 면제는 약정만 하면 다 해준다"고 귀뜸 해줬다. LG그룹의 각 사업부, 계열사마다 판매 정책이 다르니 지원금도 그만큼 차이가 나는 것. 친구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이렇게 지인들에게 전화하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더군다나 현금 사은품이 보편화 되어버린 상황에서 5만원 상당의 제품으로 유치하기에는 힘이 들어 보였다. 본업만으로도 야근에 야근을 거듭할 정도로 바쁜 친구인 걸 알기에 옆에서 지켜보기가 참으로 안쓰러웠다. LG와 관련된 업체는 할당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개인 주머니까지 털어

LG는 파워콤 할당 이전에도 LG텔레콤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른바 '임직원폰'으로 가입자를 유치해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LG스타일 할당에 대한 패러디도 등장해 비웃 듯 비판하기도 했다.

모두 LG계열사 제품들에 관한 할당 이야기로 "이러다가 다음에는 휘센(에어컨) 할당 내려오는 거 아냐?"하는 식이다. 이 커뮤니티의 한 게시판에서 '파워콤'으로 검색 해보니 9월 한달에만 20여건의 파워콤 유치 관련 게시물이 올라온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유치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LG계열사 직원들이었다.

문제는 회사에서 나오는 지원금인 10만~12만원으로는 가입자 유치가 어렵자 적게는 3만원부터 많게는 5만원까지도 개인자금을 투자한다는 사실이었다. 10개의 할당이 내려왔다면 최소 30만원의 개인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내용을 LG파워콤 측에 확인했다. LG파워콤 서비스팀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사비를 털어서 할당을 채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가입자 할당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할당이 아닌 고품질로 승부하길

▲ 게시글을 클릭한 화면. 지원금 12만원에 개인돈 4만원을 더 준다는 내용이 보인다.
ⓒ 신종철
물론 자회사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직원에게 판매를 맡길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자금을 써가면서까지 현금 사은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만큼, 한번 재고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모 검색사이트에는 "지인의 부탁으로 파워콤에 가입했는데, 언제 해지해야 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느냐"는 질문까지 올라와 있다. 부탁하는 사람만큼이나 부탁받은 사람들도 힘들어 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 이상 직원에게 무리한 할당판매를 강요하는 경쟁보다는 고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LG파워콤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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