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위한 다섯 가지 힌트

정보공유/Motor 2006. 9. 29. 01:12
백 년 역사가 넘는 파리모터쇼가 9월 28일부터 시작된다

폭스바겐의 분노

온화했던 폭스바겐적 얼굴을 사랑한 당신에겐 다소 당황스러운 지령이다. 이렇게까지 성난 폭스바겐은 상상도 못했을 테니까. 배신 당한 것 같다 해도 할 수 없다. 이 얼굴 속에 폭스바겐의 미래가 담겨 있다고 한다. IROC이라는 이름의 이 콘셉트 카는 생긴 것만큼이나 난폭한 성질을 지녔다. 공기를 충전해서 뿜어내는 차저가 두 개나 달린 210마력 엔진과 쫀득한 변속감이 압권인 DSG 트랜스미션이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IROC이라는 모호한 이름은 폭스바겐의 전설적인 스포츠 쿠페 시로코(Scirocco)에서 앞과 뒤에 붙은 두 개의 영문자를 잘라낸 것이다. 한국어로는 ‘아이락’이라고 발음하면 된다. 폭스바겐은 또 하나의 대단한 콘셉트 카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 차는 모터쇼 전날까지 베일을 벗지 않을 것이다. 이 차가 일명 ‘베이비 투아렉’, 그러니까 골프 크기의 소형 SUV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긴 하다.


푸조도 성이 났다

이번 모터쇼에 45대의 자동차를 전시하는 푸조는 홈구장 파리를 지배할 908RC를 공개한다. 이 무서운 콘셉트 카도 생긴 것만큼이나 강렬한 엔진이 들어있는데, 구체적인 숫자들은 이미 우리가 경험한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실린더가 12개나 달린 5천5백cc 엔진이 웬만한 고속 버스나 덤프트럭 수준의 550마력과 122kg·m토크를 뿜어낸다. 그래서 최고 시속은 300킬로미터에 이른다고. 이 엔진은 24시간 동안 누가누가 많이 달리는지를 겨루는 무식한 자동차 경주인 르망24시 레이스에 출전할 차량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푸조는 괴물 같은 908RC 외에도 연료전지와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207 하이브리드카도 발표할 예정이다.


르노의 활짝 올린 문짝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문짝은 기존에 익히 봤던 걸윙 도어가 아니다. 사진을 잘 보면 문짝의 스케일부터가 다르지 않나? 왜 저렇게 만들었는지는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 콘셉트 카의 첫 번째 덕목인 ‘신기함’을 정확히 자극시켰기에 기꺼이 한 표를 던진다. 파리모터쇼에는 분명 이 과분한 도어가 오르내리며 바람몰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현장에서 보면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린다면 각종 검색 순위에서 수위에 오를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사람 하나 타려고 엔진 후드부터 뒷문짝까지 들어올리는 것은 너무 거창하지 않나? 실제 양산될 가능성은 없지만 만일 나온다고 해도 이런 문짝은 확실히 아닐 거다. 이 차의 이름은 냅타(Nepta). 냅다 열어 젖히고 타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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