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주차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11. 22. 08:39
6.90/10
20명 참여
4.00/10
1명 참여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
감독  : 박상준
출연  : 백윤식, 이문식
상영시간  : 111분
장르  :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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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M/V 메이킹
9.54/10
592명 참여
6.00/10
2명 참여
세븐 데이즈
시사회·이벤트
감독  : 원신연
출연  : 김윤진, 김미숙, 박희순
상영시간  : 125분
장르  : 범죄,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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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8.51/10
88명 참여
스카우트
시사회·이벤트
감독  : 김현석
출연  : 임창정, 엄지원
상영시간  : 94분
장르  : 코미디, 멜로/애정/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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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8.81/10
21명 참여
베오울프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 레이 윈스톤
상영시간  : 113분
장르  : 애니메이션, 모험, 드라마,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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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2007년 11월 15일
10.00/10
1명 참여
6.00/10
1명 참여
검은 땅의 소녀와
감독  : 전수일
출연  : 유연미, 박현우, 조영진
상영시간  : 89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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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1.00/10
1명 참여
색화동
감독  : 공자관
출연  : 조재완, 김동수, 김양훈, 정소진
상영시간  : 72분
장르  : 드라마,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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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2007년 11월 18일
6.00/10
1명 참여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
감독  : 안토니오 반데라스
출연  : 알베르토 아마릴라, 마리아 루이즈, 펠릭스 고메즈
상영시간  : 117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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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2007년 11월 22일
10.00/10
2명 참여
사랑의 유형지
감독  : 츠루하시 야스오
출연  : 토요카와 에츠시, 테라지마 시노부, 하세가와 쿄코
상영시간  : 125분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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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7.71/10
28명 참여
이브닝
감독  : 라조스 콜타이
출연  : 클레어 데인즈, 토니 콜렛,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패트릭 윌슨
상영시간  : 116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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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9.08/10
212명 참여
마녀 배달부 키키
시사회·이벤트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 타카야마 미나미, 사쿠마 레이
상영시간  : 102분
장르  : 애니메이션, 모험, 판타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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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9.06/10
587명 참여
귀를 기울이면
감독  : 콘도 요시후미
출연  : 혼나 유코, 타카하시 카즈오
상영시간  : 109분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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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9.25/10
8명 참여
파라노이드 파크
시사회·이벤트
감독  : 구스 반 산트
출연  : 게이브 네빈스, 다니엘 루
상영시간  : 84분
장르  : 드라마,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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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10.00/10
3명 참여
골든 에이지
감독  : 세자르 카푸르
출연  : 케이트 블랑쉐
상영시간  : 114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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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8.46/10
54명 참여
라 비 앙 로즈
시사회·이벤트
감독  : 올리비에 다한
출연  : 마리온 꼬띨라르
상영시간  : 128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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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M/V
8.35/10
69명 참여
애플시드
감독  : 아라마키 신지
출연  : 코바야시 아이, 코스기 주로타, 마츠오카 유키, 미와 아스미, 츠바사 아키모토
상영시간  : 103분
장르  : 애니메이션, SF,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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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3일
10.00/10
1명 참여
하드코어
감독  : 데니스 일리아디스
출연  : 카트리나 슬라블로, 다냐 스키아디
상영시간  : 96분
장르  : 범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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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9.16/10
411명 참여
더티 댄싱
시사회·이벤트
감독  : 에밀 아돌리노
출연  : 패트릭 스웨이즈, 제니퍼 그레이, 제리 오바치, 신시아 로즈
상영시간  : 95분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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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 - 모두, 은행 털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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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12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페인트공 배기로(이문식)는 딸 연희(김유정)의 수술비를 위해 마을금고를 털기로 결심한다. 과도 하나로 순식간에 마을금고를 장악한 그는 잠시 후 들이닥친 전문 은행강도 만수(박효준)와 우상(정경호)를 만나면서 오히려 인질이 돼버린다. 한편 각종 투기와 불법거래를 즐기는 비리 경찰 구 반장(백윤식)은 자신의 범죄행각이 적힌 서류를 마을금고에서 빼내기 위해 금고털이범 도라이바(김상호)를 투입시킨다. 하지만 도라이바는 증거서류를 빼오기는커녕 은행강도에게 붙잡히고, 구 반장은 무력 진압을 하려는 동료를 말리며 직접 마을금고 안으로 들어간다.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은 같은 날 같은 은행을 털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동극이다. 초보 은행강도, 전문 은행강도, 비리 경찰관이 만나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마을금고에서 만나게 된 세 일행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맞춰 태도를 바꿔가는 모습은 흥미진진하다. 배기로는 아픈 딸의 병원비를 마련해 주겠다는 구 반장의 거래를 받아들이고, 경찰에 포위돼 마을금고를 탈출할 방법이 요원하던 만수는 배기로와 손을 잡고 탈출을 감행한다. 마을금고 밖에서 은행강도 사건을 지휘하는 경찰서장 역시 회유책과 무력 진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얼마 남지 않은 정년퇴임을 무사히 끝내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딸을 향한 배기로의 부성애가 지나치게 강조돼 소동극으로서의 초점이 흐려진다. 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배기로의 추억 역시 중간중간 삽입되지만, 좌충우돌한 은행강도 사건과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한다. 웃음과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던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은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이야기가 어두워지며 신파로 흐르는 우를 범하고 만다. 이문식, 백윤식, 박효준 등 주연배우들의 연기호흡은 매끄럽다. <전설의 고향> <라디오 스타>의 한여운은 은행강도에게 삿대질을 할 정도로 당찬 여성인 미쓰리로 등장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세븐데이즈> - 납치 스릴러와 법정 드라마의 행복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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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12

99%의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 지연은 일 때문에 함께해주지 못해 딸 은영에게 늘 미안하다. 모처럼 엄마 노릇을 하기 위해 학교 운동회에 참석한 지연(김윤진)은 이어달리기를 하던 중 군중 속에서 은영을 잃어버리고 만다. 운동회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연에게 협박 전화가 오고 딸의 생사가 걸린 7일의 악몽이 시작된다. 납치범의 첫 번째 요구는 경찰을 따돌리라는 것. 지연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치밀하게 경찰을 따돌리고 독자적으로 납치범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한다. 납치범의 요구는 돈이 아닌 살인범 정철진을 감옥에서 빼내는 것이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재판에서 지연은 정철진의 변호를 맡아 무죄 판결을 받아내야 한다. 형사인 친구 성열(박희순)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추적해 나가던 지연은 살인사건 배후에 모종의 음모가 있음을 알게 되지만,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지연의 목숨은 점점 위태로워진다.

<세븐데이즈>는 속도에 관한 한 올해 개봉된 어떤 한국영화에도 뒤쳐지지 않는 작품이다. 지연이 딸을 잃게 되기까지 10분이 채 지나지 않는다. 관객은 지연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볼 기회도 없이 납치사건에 정신을 팔려야 한다. 은영이 납치된 후부터 딸을 구하기 위한 지연의 발걸음은 정신 없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몇 달은 해야 할 일을 일주일 만에 해야 하니 속도를 내지 않으면 딸은 포기해야 한다. 이야기의 속도보다 빠른 것은 편집의 속도다. 시종일관 핸드헬드 카메라로 움직이는 화면은 일반 극영화보다 3~4배는 빠른 속도로 짧게 끊어져 이어 붙여지고 때로는 하나의 프레임 내에서 중첩돼 움직인다. 숨가쁘게 움직이는 등장인물들과 카메라 덕분에 이야기는 숨돌릴 틈도 없이 진행된다. 관객에게는 영화가 던져주는 정보를 이어 붙일 시간도 충분치 않을 정도다. 숨돌릴 틈을 주지 않으니 스릴러 장르의 첫 번째 덕목인 긴장감은 시종일관 유지된다.

과도한 속도로 밀어붙이는 <세븐데이즈>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납치 스릴러의 한계를 법정드라마와 수사극을 접목시켜 극복한다. 결과는 꽤 성공적이다. 딸을 납치당한 변호사와 비리 때문에 쫓기는 형사, 범죄여부가 불확실한 피의자 등 인물 구도도 스릴러영화의 요소로서 부족함이 없고 ‘싱글맘’이라는 주인공의 상황과 모성애를 사건과 연결시키는 방식도 자연스럽다. 전형적인 장르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빠른 호흡으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무엇보다 사건의 개연성과 논리를 잘 꿰어 맞춰 극 자체의 완성도를 높인 점을 칭찬할 만하다. 한국영화로서는 파격적인 편집 방식도 눈길을 끌고, 주요 출연진의 연기 또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다만 반전이 담긴 결말을 지나치게 자세히 보여주는 것은 영화의 전체적 흐름을 흐트러트리는 요소로 기능한다. 하지만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세븐데이즈>는 분명 올해 한국영화 중 두드러지는 스릴러 작품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고경석 kave@movielink.co.kr
<스카우트> - '너' 를 잡기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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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12

1980년 5월 서울, 대학 시절 촉망받던 투수였던 호창(임창정)은 이제는 모교에서 야구부를 관리하는 말단 직원 자리에 만족하는 청춘이다. 동해로 휴가를 떠날 단꿈에 빠져있던 그에게 뜻밖의 임무가 주어진다. 라이벌 대학에 입학이 90% 확정된 초특급 고교 투수 선동열을 무슨 일이 있어도 스카웃하라는 것이다. 그를 만나기 위해 광주로 향한 호창. 그러나 선동열 대신 호창은 7년 전에 헤어진 연인 세영(엄지원)과 만난다. 이소룡이 죽던 날 갑자기 호창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사라진 과 후배 세영은 7년만에 만난 호창을 불편해하고, 세영을 짝사랑하는 동네 건달 곤태는 호창(박철민)을 위협한다.

<스카우트>는 1980년 선동열이 광주제일고 3학년이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 YMCA 야구단 >(이하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의 김현석 감독이 연출과 각본, 제작을 겸한 <스카우트>는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한국 두 사립 대학의 운동 선수 스카우트 경쟁과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이야기를 바탕으로 김현석 감독 특유의 알콩달콩한 연애담을 이야기한다. 1970년대 서울과 1980년 5월 광주를 오가며 영화는 감독이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추억들을 마음껏 풀어놓는다. 광주항쟁이라는 무거운 시대적인 요소가 끼어들긴 했지만, 대학 MT에서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이소룡이 죽던 날 느닷없는 결별 선언을 당한 호창은 <광식이 동생 광태>의 광식의 조금 먼저 세대 버전이다.

영화는 호창이 광주항쟁이 막 일어나기 직전인 5월 18일까지 9박 10일 동안 광주에서 겪는 해프닝을 연대기 순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화의 99퍼센트는 허구입니다' 라는 위트 있는 자막으로 시작되는 <스카우트>는 극 중 대부분이 허구의 내용이다. 광주 YMCA에서 호창이 글러브를 쥐어준 초등학생이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었다던지, 호창이 광주에서 동열의 부모와 벌이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철저히 감독의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들로, 선동열을 기억하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스카우트>는 코미디보다는 멜로에 조금 더 방점을 찍는다. 광주가 점차 위기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호창의 상황도 비슷한 길을 걷는다. 물론 그의 1차 목적은 선동열이었지만, 세영과의 우연한 만남 이후 호창은 그 동안 철저히 놓고 있었던 과거 그녀와의 추억을 돌이킨다. 결국 지난 7년 동안 놓고 지냈던 세영의 결별 이유가 밝혀지면서 영화는 철저히 멜로 쪽으로 방향을 튼다.

임창정, 엄지원, 박철민, 백일섭 등 배우들의 연기는 좋다. 김현석 감독이 각본을 쓴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서 미녀스타와 사랑을 이루는 야구심판 범수로 등장한 바 있는 임창정은 <스카우트>에서 이제는 일갈한 생활인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그럴듯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세영 역의 엄지원은 그럭저럭 임창정과 묘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감초 조연 곤태 역의 박철민은 극 중 대부분의 코미디를 담당한다. 하지만 <스카우트>는 몇 가지 아쉬움을 남긴다. 김현석 감독이 실제 느끼고 경험했던 <광식이 동생 광태>의 생생함과는 달리 <스카우트> 속 1970~80년대는 감독이 경험하지 않은 조금 더 과거의 시대다. 이런 탓에 <스카우트>는 대과거(1970~80년대)와 과거(1990년대)가 충돌하는 것 같은 불협화음을 낸다. 배경과 옷차림만 1980년일 뿐 극을 관통하는 정서는 1990년대라는 말이다. 분명 김현석 감독은 대단한 스토리텔러다. 그러나 그의 이런 장기는 (아직은) 감독이 실제 경험한 그의 동시대성 영화에서 찬란히 빛난다. 아쉽지만 <스카우트>는 <광식이 동생 광태>보다는 <야구단>쪽에 가깝다.








태상준 birdcage@movielink.co.kr
<베오울프> - 영웅, 디지털 옷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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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13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암흑의 시대, 덴마크 흐로스가 왕국은 괴물 그렌델(크리스핀 글로버)의 살인행각으로 고통을 받는다. 흐로스가 왕(안서니 홉킨스)의 안위조차 위협받을 무렵, 전사 베오울프(레이 윈스톤)가 정예군대를 이끌고 왕국을 찾는다. 뛰어난 판단력과 막강한 힘을 가진 베오울프는 맨몸으로 그렌델을 죽이는데 성공, 흐로스가 왕국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그렌델의 어머니인 물의 마녀(안젤리나 졸리)는 아들의 죽음에 복수의 칼날을 갈고 무참한 학살을 시작한다. 베오울프는 물의 마녀를 처단하기 위해 그녀의 은신처로 잠입하지만,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보고 곧 사랑에 빠진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영국 영웅서사시가 디지털로 탈바꿈했다. <베오울프 Beowulf>는 게르만족의 영웅서사시인 ‘베오울프 Beowulf’를 스크린에 옮긴 퍼포먼스 캡쳐 영화다. 총 3,182행으로 이뤄진 원작은 괴물 그렌델과 그의 모친을 살해하는 1부와 보물을 지키던 용을 퇴치하는 2부로 이뤄진 베오울프의 무용담이다. 하지만 <펄프 픽션 Pulp Fiction>의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로저 에버리와 소설 [스타더스트 Stardust]의 작가 닐 게이먼은 전설적인 영웅 베오울프의 활약상을 그리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영화의 초반부, 거친 파도를 헤치며 이웃 나라에서 건너온 베오울프는 용맹함을 최고로 치는 전통적인 전사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베오울프는 매일 연회를 열며 술에 취해있는 흐로스가 전사들을 대신해 그렌델을 처단하지만, 자신의 위용을 자랑하기 위해 거짓말도 할 줄 알며, 여인의 유혹에 흔들리는 현대적인 영웅의 면모를 보인다.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았던 원작의 이야기 구조는 시나리오 작가 로저 에버리와 닐 게이먼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됐다. 흐로스가 왕, 물의 마녀, 베오울프가 치정관계로 얽혀, 되풀이 되는 운명과 세속적인 인간의 욕망이라는 <베오울프>의 주제를 간결하게 전달한다.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Who Framed Roger Rabbit> <폴라 익스프레스 The Polar Express> 등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에 집요한 관심을 보여온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배우들의 온몸에 센서를 부착하는 퍼포먼스 캡쳐 외에도 안구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EOG(Electrooculography) 기술을 도입, 더욱 진일보한 영상을 만들어낸다. 물의 마녀가 수면 위를 유유히 거닐며 베오울프를 유혹하는 장면이나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용과 베오울프의 전투신은 디지털 영상으로 제작된 <베오울프>의 매력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부분. 3D 아이맥스 버전 <베오울프>는 날카로운 화살촉의 질감까지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고대 영웅의 이야기가 최첨단 컴퓨터그래픽과 만나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놀랄만한 수준이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아슬한 경계에 서있는 이 영화처럼 감성과 이성의 논리에서 갈팡질팡하는 베오울프의 모습을 디지털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실제 나이가 50세인 레이 윈스톤이 미끈한 몸매를 지닌 청년 베오울프로 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은 퍼포먼스 캡쳐 영화의 가능성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지점. 상업영화로서의 재미와 영화 테크놀로지의 미학적 성취를 고르게 이끌어낸 <베오울프>를 온전한 모습으로 접하기 위해선,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제작단계부터 의도했던 3D 아이맥스 버전 관람이 필요하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검은 땅의 소녀와> - 2007년, 폐광촌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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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12

지난 11월 7일, 낙동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태백 황지 연못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재가 진폐환자 생존권 확보 총궐기대회’. 60~70대 노인들인 한국진폐피해자협회 회원과 1천명의 시민이 이곳에 모인 까닭이다. 진폐증은 치료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닌 까닭에 입원 대상이 아니다. 이들이 입원 요양 혜택을 받기 위해선 폐기종, 폐결핵 등 아홉 가지 질병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합병증을 가져야 한다. 이 땅의 진폐증 환자는 대략 3만 명. 그 가운데 합병증으로 입원해 요양하고 있는 환자는 3천명 선이다. 이들이 월 150만원~200만원의 산재보험 급여를 받으며 입원 요양 중인 반면 진폐증만 앓고 있는 나머지 대다수의 환자들은 보험도, 치료도, 생계비 지원도, 일터도 없이 막막히 생활하고 있다.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는 이 막막한 탄광촌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해곤(조영진)은 최근 진폐증 진단을 받았다. 더 이상 갱도에서 탄을 캘 수도, 그렇다고 입원해 산재보험을 받을 수도 없는 신세. 결국 광산 일자리에서 물러난 해곤은 퇴직금 명목으로 받아 든 돈으로 작은 트럭을 구입한다. 하지만 트럭을 몰며 생전 처음 시작한 생선 장사는 길게 가지 못한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열한 살 아들 동구(박현우)가 트럭으로 카지노 손님의 그랜저 승용차를 받아버렸기 때문이다. 사고 뒷수습으로 트럭마저 잃어버린 해곤은 점점 생활은 뒷전으로 하고 술만 들이켠다. 생활비는커녕 집조차 철거 대상이 되어버린 상황. 해곤의 씩씩한 막내딸 영림(유연미)은 하루하루 피폐해져 가는 아빠를 보는 것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오빠와 함께 하는 것이 점점 힘들다.

강원도 속초, 태백, 사북 일대를 배경으로 한 전작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을 작업하며 전수일 감독은 폐광이 늘어만 가는 탄광촌의 현실을 직접 눈으로 접하게 됐다. 그리고 합병증을 발견하면 모두가 ‘축하’를 보낸다는 진폐증 환자들의 고통은 그렇게 전수일 감독의 시선을 통해 영화로 되살아났다. 전수일 감독은 <검은 땅의 소녀와>에 어떤 덧칠도 하지 않았다. 영화 속 광부들이 함께 불러 젖히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막장으로 넘어간다’는 노래 구절처럼 영화는 막장으로 가 닿은 폐광촌의 쓸쓸한 삶을 ‘날 것’ 그대로 담아낸다. 덕분에 <검은 땅의 소녀와>는 비극의 색조가 짙다. 합병증으로 입원한 옆집 아저씨가 부러운 영림이 아빠가 ‘배앓이’를 했으면 해서 내린 어린 결정은 폐광촌의 희망 없는 현실을 관객 앞에 묵직하고 아프게 각인시키고, 폐광촌을 떠도는 광부의 초점 없는 시선은 그들의 삶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관객을 반성하게 한다. 그렇다고 <검은 땅의 소녀와>에 비극의 색채만 드리운 건 아니다. 버려진 집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새끼 고양이처럼 그 땅에도 생의 기운이 있다는 것을 영화는 에둘러 말한다.

<검은 땅의 소녀와>를 빛내는 건 ‘리얼리티’다. 지하 800미터에 자리한 갱도를 뚫고 들어가 잡아낸 광부들의 채굴 현장, 낡아가는 폐광촌의 쓸쓸한 풍광, 카지노 사업이 불러온 강원도의 빈부 격차는 물론 어린 나이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똑 부러진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 두 아역의 호연이 영화를 ‘진짜’로 만들어냈다. 여기에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서 유괴범을 연기했던 배우 조영진은 진폐증 환자로 광부의 아픈 현실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대돼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과 리나 만자카프레상을 수상한 <검은 땅의 소녀와>는 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 역시 수상했다.








박아녜스 fatcat@movielink.co.kr
<색화동> - 살 떨리고 땀 나는 에로영화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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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12

색화동. 색의 세계를 그린 움직이는 그림 혹은 섹스에 관한 영화. <색화동>은 에로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영화학과 졸업생 진규(조재완). 시나리오 공모전에서는 탈락하고 여자친구에게서는 이별 통보를 받은 암담한 청춘이다. 차디찬 옥탑방에서 라면과 소주를 벗삼아 비전 없는 나날들을 보내던 진규는 우연히 알게 된 온니포맨이라는 에로영화 전문 제작사에 조감독으로 취직한다. 출근하자마자 <올누드보이> 조감독으로 촬영 스케줄을 짜고 시나리오 리딩에 들어간 진규는 위험한 야외촬영과 거짓말 장소 섭외 등을 통해 에로영화 현장에 적응해간다. 하지만 일정에 쫓겨 얼렁뚱땅 촬영을 마치려 하는 황감독(김동수)의 연출 방식에 진규가 반기를 들자 진규와 촬영 스탭들은 갈등을 빚게 되고, 진규의 시나리오에 관심을 보인 충무로 영화사의 전화 연락은 진규를 고민하게 만든다.

원제 ‘태극기를 꽂으며’가 심의에 걸려 제목이 바뀌는 수난을 겪었던 <깃발을 꽂으며>의 공자관 감독은 에로영화계에서 봉만대 감독만큼이나 잘 알려진 인물이다. <만덕이의 보물상자> <이태원 버스> <하지마> 등을 내놓으며 에로영화계에서 개성 있는 감독으로 자리잡았던 공자관 감독이 에로비디오의 ‘명가’ 클릭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독립영화 <색화동>을 만들었다. <색화동>은 에로영화가 아닌 에로영화에 관한 영화다. 에로영화 현장에 뛰어든 풋내기 조감독을 통해 에로영화를 찍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린다. 촬영장을 섭외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야 하는 조감독 진규, 여배우를 탐하는 제작사 사장, 이야기 전개가 흐트러져도 시간이 부족하면 중요한 장면을 찍지 않고 넘어가는 황감독 등을 통해 에로영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사회적 금기와 편견을 정면 돌파해야 하는 제작진의 애환이 코믹하게 전개된다.

<색화동>의 가장 큰 장점은 경험에 기반한 사실적인 캐릭터 구성과 이야기 전개다. 사회적인 이슈나 개인적인 내면, 추상적인 상징 등으로 대표되는 독립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고 <색화동>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관객친화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자극적인 소재주의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초년생의 성장 이야기로 발전시킨 점 또한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에로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를 담은 다큐멘터리 장면은 인서트로서 효율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사족에 머무른다. 저예산영화의 기술적인 한계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크게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지니고 있지만, 독립영화 특유의 도전적인 실험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을 살 만하다.








고경석 kave@movielink.co.kr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 - 열병을 앓는 청춘을 위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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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12

1970년대 어느 여름. 미겔리토(알베르토 아마릴라)와 세 친구는 수영장에서 여자들의 벗은 몸을 훔쳐 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부잣집 아들 파코(펠릭스 고메즈)와 반항적인 바비(라울 아레발로) 그리고 막내뻘인 모라탈라(마리오 카사스)는 여자들을 바라보며 음란한 상상에 빠져들지만, 한쪽 신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퇴원한 미겔리토는 이들과 달리 세상을 시적으로 바라보려 애쓴다. 항상 단테의 시 [신곡]을 들고 다니며 아마추어 시인 행세를 하는 미겔리토는 병원에서 죽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지옥을 경험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퇴원 후 수영장에서 루리(마리아 루이즈)를 만나게 되자 미겔리토는 그녀를 자신만의 베아트리체로 부르며 그녀와 함께 천국 같은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발레리나를 꿈꾸는 루리는 가난 때문에 술집에서 춤을 추며 살아가지만 미겔리토에게만은 순결한 베아트리체로 남아 있다.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 El Camino de los ingleses>는 스페인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1999년 아내인 멜라니 그리피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코미디 <크레이지 인 알라바마 Crazy in Alabama >로 연출 데뷔한 후 7년 만의 일. 미국에서 영어로 제작된 데뷔작과 달리 두 번째 연출작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는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슬레르의 소설을 원작으로 스페인어로 제작돼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뿌리를 짐작케 한다. 이 영화는 <스파이키드 Spy Kids> 시리즈와 <슈렉 Shrek> 시리즈, 그리고 <레전드 오브 조로 Legend of Zoro> 등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출연작과는 달리 예술영화의 향취를 풍기는 작품이다.

200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라벨유럽영화상 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는 청춘의 열병을 앓는 젊은 주인공 미겔리토의 이야기를 지옥과 천국, 연옥을 여행하는 시인 단테의 이야기를 담은 서사시 [신곡]을 인용해 시적으로 풀어냈다. 햇살이 뜨거운 스페인을 배경으로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시기인 청춘을 통과하는 젊은이들의 기쁨과 고통, 좌절, 아픔, 슬픔 등을 서정적인 화면에 담아낸다. 알베르토 아마릴라와 마리아 루이즈 같은 스페인의 젊은 배우들뿐 아니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욕망의 낮과 밤 Tie Me Up! Tie Me Down! > <하이힐 High Heels> <키카 Kika> 등에서 톡특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빅토리아 아브릴과 <하몽하몽 Jamon Jamon> 등 1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후안 디에고 등 스페인의 중견배우들도 출연해 젊은 배우들과 조화로운 앙상블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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