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주차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11. 7. 13:04
9.00/10
3명 참여
판타스틱 자살 소동
감독  : 박수영, 조창호, 김성호
출연  : 한여름, 타블로, 박휘순, 김가연, 김남진, 정재진, 강인형, 이혜상
상영시간  : 92분
장르  :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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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7.53/10
30명 참여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
감독  : 마에다 테츠
출연  : 마츠다 쇼타, 오오사와 타카오, 스즈키 쿄카, 사토 코이치
상영시간  : 92분
장르  : 코미디,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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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7.75/10
20명 참여
6.67/10
3명 참여
데드 걸
감독  : 카렌 몬크리프
출연  : 토니 콜렛, 브리터니 머피
상영시간  : 94분
장르  : 드라마,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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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8.83/10
41명 참여
5.00/10
1명 참여
벡실
감독  : 소리 후미히코
출연  : 쿠로키 메이사, 타니하라 쇼스케, 마츠유키 야스코
상영시간  : 109분
장르  : 애니메이션,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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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6.72/10
190명 참여
7.50/10
2명 참여
세브란스
시사회·이벤트
감독  : 크리스토퍼 스미스
출연  : 대니 다이어, 로라 해리스
상영시간  : 95분
장르  : 스릴러, 코미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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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9.03/10
92명 참여
7.50/10
2명 참여
색, 계
시사회·이벤트
감독  : 이안
출연  : 양조위, 탕웨이, 조안 첸, 왕리홍
상영시간  : 157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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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8.84/10
38명 참여
6.00/10
2명 참여
로스트 라이언즈
감독  : 로버트 레드포드
출연  : 톰 크루즈, 메릴 스트립, 로버트 레드포드
상영시간  : 91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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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7.32/10
66명 참여
6.00/10
1명 참여
더 버터플라이
감독  : 마이크 바커
출연  : 피어스 브로스넌, 제라드 버틀러, 마리아 벨로
상영시간  : 94분
장르  : 범죄,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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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M/V 메이킹
2007년 11월 09일
5.00/10
1명 참여
트러블 앤 섹스
감독  : 제프 프랭클린
출연  : 프렌치 스튜어트, 브리짓 윌슨, 타이라 뱅크스
상영시간  : 94분
장르  :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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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판타스틱 자살소동> - 판타스틱 자살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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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한번쯤 자살을 꿈꿔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 <판타스틱 자살소동>은 ‘자살’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암흑 속의 세 사람>이란 제목의 첫 번째 이야기는 늦잠을 자다 시험을 보지 못한 것에 낙담해 옥상에서 뛰어내릴 것을 결심한 한 소녀(한여름)의 ‘백일몽’. 분명 옥상에서 훌쩍 뛰어내렸건만 소녀는 멀쩡하다. 아니, 몸은 멀쩡하되 정신은 도대체가 멀쩡하지가 않다.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며 울부짓는 학생주임(박휘순)과 갑자기 사랑을 고백하는 양호 선생님(김가연), 거기다 지구를 폭파하겠다고 나선 남학생(타블로)이 소녀를 괴롭힌다. 두 번째 이야기 <날아라 닭!>은 자살을 결심하고 총을 챙겨 외딴 바닷가로 떠난 경찰(김남진)의 일기. 머리에 총을 겨누고 곧바로 죽을 생각이었지만 남자는 그곳에서 또 다른 범죄를 접하고 자살을 잠시 미룬다. <해피버스데이>는 <판타스틱 자살소동>의 마지막 이야기. 생일 아침, 자신의 생일을 아무도 몰라줘 속이 상한 게이 할아버지(정재진)는 우연히 기찻길에 뛰어들려는 청년(강인형)을 만나 그를 돕는다.

‘자살’이란 소재를 축으로 30여 분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판타스틱 자살소동>은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 인디스토리와 MBC드라마넷이 공동 제작한 작품. 꿈과 현실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암흑 속의 세사람>을 <핵분열가족>으로 올해 클레르몽페랑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수영 감독, <날아라 닭!>을 <피터팬의 공식>을 연출한 조창호 감독, <해피버스데이>를 <거울 속으로>의 김성호 감독이 연출했다. ‘자살’이란 소재를 같이 했을 뿐 전혀 다른 색깔로 만들어진 세 이야기는 그러나 자살을 어둡고 내밀한 것에서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끌어낸다. 꿈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살을 ‘꿈’의 한 형태로 바꾼 <암흑 속의 세사람>이 로맨스와 SF, 전쟁 스릴러를 뒤섞으며 자살을 한바탕 소동극으로 그린다면 <날아라 닭!>은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자살하지 못한 한 남자의 아이러니, <해피버스데이>는 노인의 자살 안에 유쾌한 극적 반전을 심어두었다. 세 이야기의 질감이 모두 달라 한 편의 옴니버스로서 매끈하게 이어지진 않지만 각 영화마다 뒤통수치는 반전의 재미와 독특한 상상력이 가득하다.

장르의 구애 없이 자유자재로 ‘자살의 풍경’을 그려내는 영화적 시도는 빛나지만 <판타스틱 자살소동>이 이로써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기존 관념과 얼마나 다른지는 생각해볼 문제. 자살을 삶의 ‘그림자’로만 바라보지 않는 영화의 시선은 새롭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식의 교훈은 여전하다. 가수 타블로의 영화 배우 선언, 김남진의 연기 변신, <웰컴 투 동막골>의 촌장을 연기했던 연극배우 정재진의 깜찍한 게이 할아버지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는 <판타스틱 자살소동>에서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돼 관객들의 큰 사랑을 얻은 바 있다.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 - 만화적인 상상력이 영화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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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네 명의 달인이 있다. 귀신 같이 거짓말을 알아채는 인간 거짓말탐지기 나루세(오오사와 다카오), 0.1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시간을 잴 수 있는 유키코(스즈키 교카), 말도 안 되는 논리와 휘황찬란한 수식어구로 연설을 늘어놓는 쿄노(사토 코이치), 천부적인 소매치기 쿠온(마츠다 쇼타). 기묘한 재능을 지닌 네 남녀가 만나 낭만적인 은행강도를 벌인다. 은행을 털러 나선 일당은 예상치 못한 다른 강도의 출현으로 힘들게 훔친 돈을 모두 빼앗겨 버린다. 일당은 강탈당한 현금을 되찾기 위해 다시 한 번 대담한 트릭을 이용해 계략을 꾸민다.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 A Cheerful Gang Turns the Earth>는 네 명의 주연급 배우 캐스팅이 먼저 눈길을 끈다. 인간 거짓말탐지기 나루세 역의 오오사와 다카오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Crying out Love in the Center of the World>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고, <케이티 KT> <눈에게 바라는 것 What the Snow Brings> 등으로 유명한 사토 코이치는 쿄노 역으로 출연한다. 스즈키 교카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Welcome Back, Mr. McDonald> <피와 뼈 Blood and Bones>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얼굴이 잘 알려져 있으며, 마츠다 료타는 <나나 Nana> <사랑의 문 Otakus in Love>로 잘 알려진 마츠다 류헤이의 동생이다.

이사카 고타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긴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는 <오션스 일레븐 Ocean’s 11> 시리즈처럼 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러 명이 힘을 모아 완벽한 범죄를 꾸민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영화이지만 <오션스 일레븐>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영화다. 독특한 재능을 지닌 4인조 갱단이 힘들게 훔친 돈을 다른 강도에게 빼앗기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그린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는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라기보다는 만화 같은 영화에 더 가깝다.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세계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야기 자체는 다소 헐거운 편이지만, 매력적인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과 만담처럼 이어지는 대사, 만화적 상상력이 가득한 컴퓨터그래픽 등이 플롯의 지루함을 보완한다.










<데드걸> -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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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몸이 불편한 엄마를 모시고 사는 이든(토니 콜레트)은 우연히 여자의 시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해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괴팍한 성격의 엄마는 이든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15년 전 언니가 실종된 후로 언니 찾기에만 매달리는 엄마 때문에 우울증을 앓는 레이(로즈 번)은 시체 보관소에 들어온 여자의 시체가 언니일 거라고 확신하지만, 언니가 아님을 알고 실망한다. 자신에게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남편을 둔 루스(메리 베스 허트)는 외로움과 소외감에 고통받는 여인. 매번 자신을 버려두고 외출하는 남편이 창고의 서랍장 속에 여성들의 피묻은 옷과 운전면허증을 숨겨놓은 사실을 알게 된다. 오래 전에 가출한 딸의 죽음을 확인한 멜로라(마샤 게이 하덴)는 딸과 함께 살던 친구 로제타(케리 워싱턴)로부터 가출한 후 딸의 생활과 딸의 가출 이유를 듣고 충격을 받는다. 매춘부 크리스티(브리트니 머피)는 딸의 생일에 맞춰 선물을 전해주러 밤중에 오토바이를 빌려타고 딸이 있는 곳으로 가던 중 오토바이가 고장나서 히치하이킹을 하게 된다.

<데드걸 The Dead Girl>은 죽은 여자(the Dead Girl)를 매개로 엮인 다섯 명의 여자들의 이야기를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놓는 작품. 저마다 다른 고통을 겪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낯선 사람(The Stranger), 자매(The Sister), 아내(The Wife), 어머니(The Mother), 죽은 여자(The Dead Girl) 등 다섯 개의 에피소드에 각각 담겨 있다. 영화는 자매, 아내, 어머니 등 여성의 입장에서만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여성의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배우이자 감독인 카렌 몬크리프는 여성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연출로 여성들이 처할 수 있는 상황과 감정들을 설득력있게 묘사해낸다.

2006년 미국 개봉 당시 외신들은 "<데드걸>은 훌륭한 시나리오와 정교한 연출력,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행복하게 만난 수작"이라는 평가부터 "<<데드 걸>은 장인의 솜씨로 빚어낸 뛰어난 스릴러" "관습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세련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 등의 호평을 쏟아내며 카렌 몬크리프의 연출력을 높이 샀다. <데드걸>은 연출력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도 빛난다. 토니 콜레트, 브리트니 머피, 마샤 게이 하든 등의 배우들은 각각 짧은 에피소드에 잠깐씩 출연할 뿐이지만 연기파 배우답게 제몫을 톡톡히 해내며 여운을 남긴다.








<벡실> - 당신이 상상한 미래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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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2007년, 세계 모두가 핵을 경계한다면 2077년엔 최첨단 과학기술이 경계 대상이 된다. 2067년 일본은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막강한 군사 과학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문제는 그 수준이 다른 나라의 안전을 위협할 만큼 거대하다는 것. 이에 유엔이 일본의 첨단 기술을 규제하고 나서자 일본은 ‘쇄국’이란 강경수로 맞선다. 전세계 통신망, 위성 망을 피해 일본이 나라를 닫아버린 지 10년. 미국 특수부대 ‘스워드’는 일본이 10년 만에 비밀 회의를 연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일본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단단히 막힌 일본의 쇄국망을 뚫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요원이 침투 중 목숨을 잃은 와중 홀로 잠입에 성공한 여전사 벡실(구로키 메이사). 그녀는 그곳에서 마리아(마츠유키 야스코)라는 묘령의 여인과 만난다.

<벡실 Vexille>은 <애플시드 Appleseed>(2004)를 제작하며 미래 시대, 여전사의 모험을 그린 바 있는 소리 후미히코 감독이 또 한번 그려내는 미래 여전사의 모험극. 일본 최초 100% CG 애니메이션으로 3D 애니메이션 공간에 2D 인물들을 섞어두었던 <애플시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영화 전체를 3D 라이브 애니메이션으로 마감했다.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 Titanic>에서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담당한 이래, 숱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CG를 맡아온 소리 후미히코 감독은 <벡실>을 컴퓨터 그래픽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치의 영상미로 그려낸다. 차가운 톤으로 잡아낸 미국 최첨단 미래 도시의 마천루와 시골 촌락을 떠올리게 하는 오래고 낡은 도쿄의 풍광이 기묘한 대조를 이루는 2077년의 미래 풍경이 눈을 잡아 끌고, 스워드 요원 벡실과 그녀를 돕는 마리아가 일본 정부군을 상대로 벌이는 싸움은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탄생했다.

<벡실>의 가장 큰 매력은 3D로 잡아낸 매혹적인 영상미지만 영화를 이루는 아이디어 역시 흥미롭다. 미래 시대에 ‘쇄국’을 감행하고 고립하는 일본이라는 설정부터 시작해 인간이란 유기체의 피를 빨아먹고 크는 로봇, 60년대 촌락으로 그려지는 미래 도쿄의 풍광 등 <벡실>에는 우리가 흔히 ‘미래’라는 이름으로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이미지와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하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유려한 영상에 비해 스토리 줄기는 헐거운 편. 일본을 쇄국으로 몰고 간 조직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까지, 반복되는 추격전은 박진감 넘치지만 스토리 상의 찰기는 옅다. 덕분에 벡실의 흥미진진한 추격전은 지루한 스토리와 만나 박진감을 상당 수 잃고 말았다. 컴퓨터 그래픽과 함께 <벡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음악.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The Matrix Reloaded>의 음악을 담당했던 폴 오켄폴드가 만들어낸 빠른 템포의 음악 선율들은 <벡실>의 액션, 추격 신들과 완벽한 호흡을 이룬다.








<세브란스> - 공포와 코미디의 절묘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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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다국적 무기회사 팰리세이드 디펜스의 직원들이 헝가리로 워크샵을 떠난다. 하지만 현지 운전기사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으며 도망쳐 버리고, 초호화 별장으로 기대했던 숙소는 폐허와 다를 바 없는 산장이다. 부장 리차드(팀 맥이너니)는 팀원들을 단합해 보려 하지만, 불만이 머리 끝까지 오른 이들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 다음날 아침 사라진 버스 운전기사를 찾아나선 해리스(토비 스티븐스)와 질(클로디 블레이크리)은 참혹하게 살해된 채 쓰러져 있는 운전기사를 발견한다. 또한, 팀워크를 위해 페인트볼 서바이벌 게임을 하던 고든(앤디 나이맨)은 누군가 설치해 둔 덫에 걸려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끔찍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무기회사 직원들은 자신들이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닫는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류의 코믹 공포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호할 만한 작품이 찾아왔다. <크립 Creep>의 크리스토퍼 스미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세브란스 Severance>는 워크샵 도중 정체불명의 괴한을 만나게 된 회사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변종 호러영화다. ‘절단’이라는 영화제목에도 알 수 있듯 <세브란스>는 기본적으로 스플래터 무비의 외형을 띄고 있다. 희생자들은 다리가 잘리고, 머리가 떨어져 나가며, 불에 그을린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스미스 감독이 공포를 직조하는 방법은 전통적인 호러영화와 다소 차이가 있다. 예컨대 괴한들에게 쫓기며 숲 속을 도망치는 장면에는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흐르고, 괴한들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은 어이없게 날라가던 비행기를 맞추는 식이다. 공포와 코미디의 절묘한 만남은 살육이 일어나기 바로 전날, 무기회사 직원들이 나누는 음모론을 모티브 삼아 제대로 구현된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치부됐던 무기회사 음모론은 영화 속에 세 차례에 걸쳐 변주되며 이들을 괴롭혀 나간다.

<세브란스>는 스산한 기운을 내뿜는 공포영화 본연의 장르적 쾌감뿐만 아니라, 반전(反戰)이라는 묵직한 주제의식 또한 놓치지 않는다. 불특정다수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일반적인 호러영화의 살인마와 다르게, <세브란스>의 괴한들은 무기회사 팰리세이드 디펜스에 앙심을 품고 직원들을 처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장 리차드가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서 제조된 지뢰를 밟게 되거나, 고통 없이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개발하고 싶었던 질이 괴한에게 납치돼 공포에 떠는 장면은 <세브란스>의 주제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시킨다. 느닷없이 조명이 꺼지고 날카로운 굉음이 울려 퍼지는 공포영화 클리셰를 철저히 배제한 <세브란스>는 공포영화 마니아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일반적인 관객에게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플래터 무비로 손색이 없다.








<색, 계> - 인간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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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영국으로 간 아버지의 초청을 기다리는 왕치아즈(탕웨이)는 2차세계대전의 포화를 피해 전쟁의 소용돌이 바깥에 위치한 홍콩으로 이주한다. 홍콩 대학을 다니던 그녀는 연극을 통해 항일 정신을 고취하는 대학 연극부에 가입하고, 훤칠한 외모의 광위민(왕리훙)에게 매료된다. 이곳에서 그녀는 친일파의 핵심인물인 정보부대장 이(양조위)의 암살계획에 동참하고, 그녀는 막부인으로 자신을 위장한 채 이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이가 갑작스럽게 상하이로 발령이 나 모든 계획은 무산되고, 이후 왕치아즈는 상하이로 돌아와 학업을 계속한다. 그러던 어느날 광위민이 왕치아즈에게 접근하여, 한 번 더 이의 암살 계획에 동참할 것을 권한다.

<색, 계 Lust, Caution>(이하 <색계>)는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감독 이안이 지난 2000년작 <와호장룡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이후 7년 만에 중국 만다린어로 제작한 영화다. 관금붕의 <레드 로즈 화이트 로즈 Red Rose White Rose>, 허안화의 <반생연 Eighteen Springs> 등으로 유명한 중국 상하이 출신의 여류 작가 에일린 창의 28페이지 짜리 단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색계>로 이안 감독은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이후 불과 2년만에 황금사자상을 두 번째로 손에 넣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영화의 제목인 <색계>에서 '색(色)'은 인간의 욕망을 뜻하며, '계(戒)'는 인간의 신중함 혹은 조심스러움을 뜻하는 말. 겉으로 <색계>는 사랑과 섹스를 의미하지만, 이를 넘어 예술과 삶 등 인간의 모든 행동 양식에 적용될 수 있다. 왕치아즈와 이는 처음 그들에게 다가온 서로를 신중하게 경계하지만, 결국 경계를 뛰어넘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그 안에서 언제든지 튀어나올 준비가 된 경계심으로 인해 두 명 모두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안 감독은 <색계>의 두 주인공 왕치아즈와 이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과 사랑이 공존하는 인간을 이야기한다.

<색계>는 극 중 등장하는 이와 왕치아즈의 자극적인 정사 장면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청소년 관람불가인 NC-17 등급을 받았으며, 중국에서는 무려 30분이 삭제된 채 개봉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극 중 세번에 걸쳐 등장하는 이와 왕치아즈의 정사 장면은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직접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이안과 로드리고 프리에토 촬영감독(<브로크백 마운틴 > <바벨 Babel>)의 카메라는 이를 '야'한 포르노그래피와는 180도 거리가 있게 담아냈다. 경계로 시작한 이와 왕치아즈의 관계가 점차 치명적인 사랑으로 발전되는 과정이 격정적이다 못해 서로 피를 토할 것 같은 치열함으로 다가온다. 홍콩의 대표적인 배우 양조위는 극 중 묘한 매력을 풍기는 악역 이로 등장, 그 특유의 몸과 눈 연기를 펼친다. 왕치아즈 역할의 배우는 놀랍게도 <색계>가 스크린 데뷔작인 중국의 탕웨이. 이번이 첫 스크린 연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탕웨이는 연기 대선배인 양조위와 팽팽한 연기 파트너십을 보여준다.








<로스트 라이언즈> - For the B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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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차기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공화당의 젊은 상원의원 어빙(톰 크루즈)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유명 저널리스트 재닌(메릴 스트립)에게 접근, 자신에게 유리한 글을 쓰도록 하려고 한다. 전쟁 전문 저널리스트인 재닌은 어빙이 그녀에게 던져준 특종과 그 뒤에 감춰진 진실 사이에서 고민한다. 또한 같은 시간 자신의 두 제자 어니스트(마이클 페냐)와 아리안(데릭 루크)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낸 말리 교수(로버트 레드포드)는 또 다른 제자 토드(앤드류 가필드)를 불러 현실 개혁을 위해 그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간, 지구 저 멀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어빙의 전쟁 전략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이상으로 가득한 두 병사 어니스트와 아리안은 작전 중 아프가니스탄 오지에 고립되고, 생사를 넘나드는 사투를 벌인다.

<로스트 라이언즈 Lions for Lambs>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감독 겸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의 통산 7편째 장편 극영화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미국 할리우드의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자로 잘 알려진 인물. 그러나 연출 데뷔작 <보통 사람들 Ordinary People>부터 가장 최근작 <베가 번스의 전설 The Legend of Bagger Vance>(2000)까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강한 정치색을 띤 현재형의 영화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결국 미국의 일방적인 침략으로 귀결된 아프가니스탄 내전 소재의 <로스트 라이언즈>는 다분히 선동적인 느낌까지 풍기는 정치 드라마다. 정치적 야심으로 똘똘 뭉친 공화당 상원의원, 특종을 원하는 유명 저널리스트,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대학 교수. 영화는 이렇게 세 명의 유력 인사(decision maker)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그의 확실한 목소리를 낸다. 다름아닌 '테러와의 전쟁' 이라는 명분하에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불필요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트 라이언즈>는 1시간 동안 어빙과 재닌이 대화를 나누는 워싱턴 DC와 말리 교수의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실, 그리고 긴박한 작전이 펼쳐지는 아프가니스탄 이렇게 세 곳을 오가며 '리얼 타임' 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영화의 원제인 '라이온즈 포 램스'는 1차세계대전 당시 무능력한 영국군 장교의 전략 실패로 인해 용맹한 영국 군인들이 희생되는 것을 통탄한 한 독일군 장교의 언급으로, 극 중 아프가니스탄 행을 자원한 두 대학생 어니스트와 아리안이 '라이온즈'에 해당되는 인물이다. 너무나 확연한 메시지를 지닌 제목처럼 <로스트 라이언즈>의 주제는 확연히 드러난다. <로스트 라이언즈>는 철저한 민주당 지지자의 시선에서 본, 현재 미국과 미국인들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자기 반성' 의 영화다.








<더 버터플라이> - 산산조각난 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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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시카고에서 광고회사 중역으로 일하고 있는 닐 랜달(제라드 버틀러)의 삶은 완벽에 가깝다. 매력적인 아내 애비(마리아 벨로), 예쁜 딸 소피(엠마 카완디)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끌고 있는 한편 회사에서는 능력 있는 남자로 인정받고 있다. 랜달의 완벽한 삶은 딸 소피가 납치되면서 위협받기 시작한다. 납치사건의 주범은 반사회적 이상 성격을 지닌 남자 라이언(피어스 브로스넌)으로 그는 소피를 납치한 채 랜달의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 라이언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랜달의 삶을 파괴하는 것. 주도면밀한 성격의 라이언은 소피를 납치한 후 24시간 동안 랜달을 조종하며 마치 게임을 즐기듯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속수무책으로 라이언의 요구를 들어주던 랜달은 마지막으로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라는 마지막 요구에 직면한다.

미국에서는 ‘산산조각난(Shattered)’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더 버터플라이 Butterfly on a Wheel>의 원제는 알렉산더 포프의 시 ‘Epistle to Dr. Arbuthnot’ 중 ‘who breaks a butterfly upon a wheel’이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이 구절은 사소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결과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는 것을 의미하며, ‘breaking on the wheel’은 뼈가 부러지는 고통을 주는 고문을 가리킨다. 라이언이 랜달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을 설명하는 제목인 동시에 이유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제목인 것이다.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중산층 가장을 상대로 24시간의 무모한 게임을 시작한 반사회적 성격의 납치범. 납치를 소재로 한 스릴러영화로서는 평범한 설정이지만, 작품이 지니고 있는 긴장감과 박진감은 예사롭지 않다. 영리하게 짜여진 시나리오에 배우들의 연기 조화도 안정적이고, 결말 부분에 감춰 놓은 반전도 흥미롭다. 반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든 영화가 그렇듯 <더 버터플라이>를 재미있게 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적은 스포일러다.










<트러블 앤 섹스> - 그와 그녀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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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1.05

친구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게 된 시트콤 작가 세스(프렌치 스튜어트)는 결혼식 리허설 도중 신부 들러리인 첼시아(브리짓 윌슨)을 만난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 둘은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자 동거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들의 동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삐걱댄다. 세스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의 방을 꾸미는 첼시아의 행동이 부담스럽고, 첼시아는 고양이 알레르기를 가진 세스 때문에 오래 전부터 키워온 고양이 그레이시와 생이별을 한다. 옥신각신하며 1년을 함께 살아온 이들은 결혼 문제를 논의하다 큰 싸움을 벌인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첼시아와 다르게, 세스는 결혼을 애당초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것. 이에 화가 난 첼시아는 ‘혼인빙자간음’으로 세스를 고소하고, 이들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트러블 앤 섹스 Love Stinks>(1999)는 첫눈에 반해 동거를 시작했지만 서로의 단점을 발견하면서 마음이 틀어진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세스와 첼시아는 꼼꼼한 성격, 자상한 마음씨를 가졌다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상이한 결혼관, 자잘한 성격차이로 차츰 등을 돌리게 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인 제프 프랭클린 감독은 세스와 첼시아의 직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들의 불협화음을 묘사해 나간다. 시트콤 작가 세스가 집안에서 있었던 해프닝을 모두 각본으로 옮겨 무대에 재현되는 장면이나, 홈 데코레이터였던 첼시아가 세스의 집안을 자기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장면은 자연스런 웃음을 유발시킨다. 하지만 <트러블 앤 섹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지극히 남성중심적인 시각으로 묘사돼 아쉬움을 남긴다. 결혼에 목을 맨 첼시아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세스의 집과 재산을 빼앗으려는 악녀의 전형을 보이고, 첼시아의 여자친구들은 남자를 그저 돈으로 보는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가 대다수다. 8년 만에 지각 개봉하는 <트러블 앤 섹스>는 모델 계의 흑진주라 불리는 타이라 뱅크스가 첼시아의 친구인 홀리로 얼굴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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