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4주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10. 25. 14:39

2007년 10월 25일

8.23/10
70명 참여
6.00/10
3명 참여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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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이명세
출연  : 강동원, 이연희, 공효진
상영시간  : 109분
장르  : 미스터리, 멜로/애정/로맨스,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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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M/V 메이킹
9.29/10
41명 참여
5.50/10
2명 참여
포 미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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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크리스 크라우스
출연  : 모니카 블리브트리우, 한나 헤르츠스프룽
상영시간  : 114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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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9.00/10
12명 참여
도쿄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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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츠오카 조지, 니시타니 히로시
출연  : 오다기리 죠, 키키 키린
상영시간  :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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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7.10/10
60명 참여
4.00/10
2명 참여
펀치 레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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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강효진
출연  : 도지원, 손현주, 박상욱
상영시간  : 121분
장르  : 드라마, 코미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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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6.15/10
131명 참여
도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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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시오타 아키히코
출연  : 츠마부키 사토시, 시바사키 코우
상영시간  : 137분
장르  : 액션, 모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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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3.67/10
3명 참여
5.33/10
3명 참여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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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양해훈
출연  : 임지규, 윤소시, 조성하, 표상우, 임지연
상영시간  : 88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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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8.70/10
10명 참여
뒤로 가는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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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로저 아바리
출연  : 제임스 반 데 빅, 샤닌 소사몬
상영시간  : 109분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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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5.25/10
8명 참여
파빌리온 살라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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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토미나가 마사노리
출연  : 오다기리 죠, 카시이 유우
상영시간  : 98분
장르  :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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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5/10
40명 참여
인 더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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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미키 사토시
출연  : 마츠오 스즈키, 오다기리 죠, 이치카와 미와코, 다나베 세이이치
상영시간  : 101분
장르  :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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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6일
10.00/10
1명 참여
욕망의 거미줄 - 시세이
감독  : 사토 히사야스
출연  : 요시이 레이, 유게 토모히사
상영시간  : 72분
장르  :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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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 M >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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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22

최연소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소설가 한민우(강동원)는 부유하고 매력적인 약혼녀(공효진)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실상 그렇지만은 않다. 글은 잘 써지지 않고, 지독한 불면증으로 하루라도 프로작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기 때문. 더구나 언제부터인가 민우는 언제나 자신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불편하기만 하다. 꿈을 꾸듯 어느 골목길에 위치한 술집 루팡 바에 간 민우는 그곳에서 미미(이연희)라는 이름의 의문의 소녀를 만나게 된다.

구구절절히 줄거리를 나열하기는 했지만, < M >(이하 '엠')은 사실 일반적인 내러티브로 진행되는 영화는 아니다. <첫사랑> <인정사정 볼것 없다> <형사:Duelist>의 이명세 감독의 신작 <엠>은 그의 그 동안의 영상미학의 실험이 최고치에 달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엠>은 주인공 한민우가 과거의 첫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명세 감독은 지극히 일반적일 수도 있는 이 이야기를 철저히 알쏭달쏭 미스터리하게 풀어간다. 시간과 공간 따위는 애당초 이 영화에서 중요하지 않다. <엠>은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오가며, 철저히 민우의 기억('M'emory)과 꿈(drea'M')을 자유롭게 유영한다. 화려한 색채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채워진 <형사:Duelist>와는 달리 <엠>은 어둠과 빛의 오묘한 조화가 인상적이다. 더 나아가 빛과 어둠은 <엠>을 지배하는 중요한 요소다. 극 중 민우의 공간은 언제나 어둠과 그림자가 지배하는 곳. 이곳을 밖의 밝은 빛이 서서히 침잠함에 따라, 민우는 서서히 잃었던 과거 기억의 세계로 점차 다가간다.

<엠>은 마치 여러 편의 비디오아트를 보는 듯 갖가지 영상 실험으로 가득한 영화다. 다양한 빛의 모습을 보여주는 미로같은 민우의 아파트, 민우의 과거로의 입구 역할을 하는 햇빛이 내리쬐는 한낮, 칠흙같은 어둠의 공간인 루팡 바, 현실 속 공간이지만 가장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보여지는 골목길 등 <엠>에 등장하는 모든 공간들은 무척이나 매혹적이다.(<엠>의 촬영은 <태극기 휘날리며> <어깨너머의 연인>의 홍경표 촬영 감독의 솜씨다)

배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다. <형사:Duelist>에서 '슬픈 눈' 역할로 이명세 감독과 첫 인연을 맺은 강동원은 최소화된 대사 대신 눈빛과 분위기만으로 아련한 기억의 여행을 떠나는 한민우 역할을 잘 소화해냈으며, 단지 피사체에 그치는 역할이지만 이연희와 공효진의 연기도 좋다. 물론 <엠>의 화려한 외피와 놀라운 미학적 실험에 비해 불친절하고 상징으로 일관한 시나리오는 눈에 밟히며, 극적인 모티프도 다분히 맥빠지게 느껴질 수 있겠다. 하지만, 뭐 어쩔 것인가. 이명세 감독에게 '우리들'의 일반적인 내러티브를 요구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태상준 birdcage@movielink.co.kr
<포 미니츠> - 관객의 심장을 관통하는 마지막 ‘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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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22

교도소에서 수감자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노년의 크뤼거(모니카 브리브트라우)는 새 제자를 받던 도중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한 소녀를 만난다. 살인죄로 복역 중인 제니(한나 헤르츠스프룽)는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제멋대로인 데다 남자 교도관도 다루기 힘들 정도로 폭력적이지만, 피아노 연주 실력만큼은 크뤼거를 놀라게 할 정도로 뛰어나다. 크뤼거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교도관 뮈츠를 때려눕힌 제니는 독방에 갇히게 되고, 피아노 콘테스트에 참가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크뤼거는 제니에게 피아노 레슨을 시작한다. 제니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뮈츠의 계략과 동료 수감자들의 방해로 제니의 피아노 레슨은 뜻대로 이뤄지지 못하지만, 마음을 닫아둔 채 어느 누구와도 소통을 거부하던 제니는 조금씩 크뤼거와 인간적인 정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제니는 뮈츠와 동료 여죄수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한 번 소동을 부려 크뤼거를 당혹하게 만든다. 결국 교도소 소장으로부터 콘테스트 참가 불가 통보를 받은 크뤼거는 교도소를 떠나기로 마음 먹고 마지막 결단을 내린다.

독일영화 <포 미니츠 Vier Minuten>는 2004년 세상을 떠난 실존인물 거트루드 크뤼거의 삶을 토대로 제작된 작품이다. 피아노를 가르치는 스승과 제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음악을 소재로 한 여타 휴먼 드라마와는 사뭇 다르다. 인위적인 감동이 목표가 아니라 캐릭터의 사실성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포 미니츠>가 흥미로운 것은 두 명의 대비되는 인물이다. 원칙주의자에 클래식 음악만 고집하는 노년의 크뤼거 선생과 제멋대로인 제니는 피아노라는 공통분모를 제외하면 물과 기름 같은 사이다. 두 사람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크뤼거에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한 연인에 대한 죄책감이 떠나지 않고 있으며 제니에게는 아버지의 범죄에 대한 증오가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두 인물을 연결시켜주는 것은 피아노에 대한 애정이다. 비록 크뤼거와 제니가 피아노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은 다르지만 ‘취향’의 간극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이해로 메워진다. 영화의 마지막 ‘4분’은 그런 이유에서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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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22

마사야(오다기리 죠)와 그의 엄마(키키 키린)는 지금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병실 침대에 누운 쇠약한 엄마와 아들. 일러스트레이터로, 작가로, 라디오 진행자로 살아가고 있는 마사야는 아픈 엄마를 건너다보며 그녀와 자신의 지난날을 더듬는다. 집 밖만 나돌던 아버지를 떠나 어린 자신을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가 홀로 생활을 꾸린 엄마. 고된 식당 일을 하면서도 한번도 얼굴 찡그린 적 없는 엄마. 미술을 전공한답시고 도쿄로 올라와 공부는 제쳐두고 연애에, 마작에 빠져 지낸 자신의 생활비를 꼬박꼬박 내야 했던 엄마. 그런데도 아들에게 항상 미소 짓던 엄마. 항상 씩씩할 것 같던 엄마가 병으로 쓰러지자 마사야는 그녀의 한없는 사랑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Tokyo Tawa: Okan To Boku To, Tokidoki, Oton>는 마사야가 추억하는 엄마와의 추억담이자, 마사야 자신의 성장 일기다.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일본작가 릴리 프랭키의 자전 소설 [도쿄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를 원작으로 한 작품. 2005년 출간돼 2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원작 소설은 이후 인기를 등에 업고 TV 드라마와 연극으로 장르를 확대해갔다. 그리고 다시 영화로 영역을 넓혔다. 영화 프로젝트의 메가폰을 잡은 이는 마츠오카 조지 감독. <안녕, 쿠로 Sayonara, Kuro>를 통해 인간과 개의 우정을 잔잔한 감동극으로 만들어낸 그는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를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아들과 엄마의 진한 우정으로 가득 채웠다. 원작의 인기에 감동 드라마의 ‘가슴 찡한’ 코드가 덧붙여져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또 한번 일본 열도를 뜨겁게 했다. 지난 4월 일본 개봉한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10주간의 장기 상영을 통해 18억 2천만 엔의 흥행 수입을 기록, 상반기 흥행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마사야를 화자로 내세워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엄마와 자신의 살아온 나날을 기록하는 원작 구성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영화는 마사야의 내레이션을 따라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엄마와 자신의 이야기를 짜맞춰간다. 초등학생에서 중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가는 마사야의 성장과정을 묵묵히 따르며 엄마의 지극한 사랑을 사이사이 박아 둔 영화는 한 꼬마의 성장담으로도, 사랑 가득한 모자(母子)의 일기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특별한 구성 없이 현재와 과거를 반복적으로 오가며 둘의 과거를 ‘읊는’ 영화적 구성은 2시간을 훌쩍 넘기는 러닝타임을 더욱 길고 지루하게 만들고 말았다.

단순 구성된 영화의 따분함을 달래는 건 배우들의 호연. 어떤 상황에서든 미소를 잃지 않는 씩씩한 엄마를 연기한 키키 키린은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를 신선하게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1970년 모리사키 아즈마 감독의 <남자는 괴로워 His Tender Love>로 데뷔한 이후 일본의 ‘국민 배우’로 불리며 오랜 세월 연기와 함께 해온 키키 키린은 ‘무한 긍정 에너지’로 넘쳐나는 마사야의 엄마를 완벽하게 묘사한다. 실제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오다기리 죠 역시 키키 키린과 함께 영화에 힘을 보탰다. 그는 어머니를 향한 깊은 사랑의 감정을 애절하게 표현해낸다. 키키 키린의 실제 딸인 배우 우치다 야야코가 키키 키린의 청춘 시절을 연기해 현실성을 더욱 보탠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에는 마츠 다카코, 테라지마 스스무, 미야자키 아오이 등 숱한 인기 배우들이 조, 단역으로 함께 했다.













<펀치레이디> - 가정폭력에 힘찬 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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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22

결혼 13년 차 주부 하은(도지원)은 이종격투기 챔피언인 남편 주창(박상욱)의 가정 폭력 때문에 늘 괴롭다. 그녀는 남편과 눈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소심한 성격이 됐지만, 중학생인 딸에게 아버지 없이 자란 슬픔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 참고 또 참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하은의 옛 남자친구가 남편 주창과 이종격투기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비열한 반칙을 사용해 승리를 거머쥐는 남편을 본 하은은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한판 붙자’ 며 남편에게 공식 대결을 선포한다. 언론은 ‘사상 초유의 부부 이종격투기’라며 이를 대서특필하고, 하은은 코치 수현(손현주)을 만나 본격적인 훈련에 착수한다.

<펀치레이디>는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주부 하은이 울분을 참지 못하고 남편과 맞서 싸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이종격투기. 평생 운동이라곤 해본 적 없는 가정주부가 이종격투기 선수로 변신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영화 속에서 다뤄진다. 우선 하은의 코치를 맞게 된 수현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하은에게 제대로 된 격투기 기술을 가르쳐주기 위해 온 몸이 성할 날이 없는 수현은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로 흐르는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남편 주창이 하은의 도장에 들려 비아냥거리는 장면이나, 하은이 가는 곳마다 남편에게 대적한다며 싸늘한 시선을 받는 장면은 무모할 것처럼 보이는 하은의 여정에 자연스런 응원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펀치레이디>는 기본적으로 폭력을 폭력으로 맞선다는 설정을 취하고 있다. 남편에게 러시안 훅과 하이킥을 날리는 장면은 단순한 쾌감만을 전달할 뿐 가정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또한, 영화 속에는 선과 악이 극명하게 나눠져 있는 평면적인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남편은 언제나 주먹만 들이댈 줄 알며, 딸 아이는 삐뚤어져 있고, 하은의 어머니는 하은과 마찬가지로 가정폭력에 시달려왔다. 이런 캐릭터들은 하은의 이야기와 맞물리며 영화의 현실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옛 남자친구가 등장해 하은의 억눌린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도 뜬금없는 장면 중 하나. <펀치레이디>는 온갖 구타에 시달리는 아내들을 위한 스크린 복수극이지만, 가정 폭력에 대한 깊이 없는 접근과 관습적인 설정으로 인해 그 통쾌함을 완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도로로> - 잃어버린 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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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22

요괴와 인간이 공존하던 전란 시대, 천하통일을 꿈꾸는 무장 다이고 카게미츠(나카이 키이치)는 요괴들과 무시무시한 약속을 한다. 그는 자신의 아들을 48마리 요괴에게 제물로 바치는 대신 천하를 얻을 힘을 구한다. 그 후 20여 년. 여전히 전쟁으로 흉흉한 마을에 양 팔에 손대신 장검을 박은 사내 하키마루(츠마부키 사토시)가 나타난다. 요괴에게 신체의 48군데를 뺏기고 겨우 머리와 몸통만 남아 생명을 유지했던 하키마루는 한 주술사의 도움을 얻어 가짜 내장과 팔, 다리를 이어 붙인 채 성인으로 자라났다. 온몸에 가짜 신체를 박아 넣어 요괴보다 더 요괴 같은 하키마루는 자신의 몸뚱이를 가져간 요괴들을 찾아 다니고 있다. 그들을 하나하나 처치해야 자신의 신체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 숱한 요괴들과 맞서 싸우는 그는 여행길에서 남자 행세를 하고 다니는 여자 소매치기 도로로(시바사키 코우)와 만난다. 도로로는 하키마루의 팔에 박힌 고급 장검을 얻고 싶어 하키마루의 여행길에 동행한다.

<도로로 Dororo>는 ‘일본 만화의 아버지’ ‘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데츠카 오사무의 만화 원작을 영화로 옮겨낸 작품. [철완 아톰] [밀림의 왕 레오] [블랙 잭] [메트로폴리스] 등 주옥 같은 만화를 그려낸 데츠카 오사무가 1967년부터 2년여 동안 작업한 [도로로]는 요괴와 인간의 사투를 통해 전란 시대의 계급 투쟁, 요괴와의 싸움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한 남자의 자아 성찰기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만화의 진지한 무게를 떠나 요괴와 벌이는 기괴한 모험극으로서의 매력을 듬뿍 담고 있던 [도로로]는 1969년 후지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방송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만화가 TV 애니메이션을 거친 지 얼마되지 않아 영화로 만들어지는 일본의 관례와 달리, 다양한 요괴와의 결투를 실사로 모두 표현하기 힘들었던 탓에 [도로로]는 연재가 시작된 지 40년이 지나서야 영화로 옮겨졌다. 영화 <도로로>는 <해충 Harmful Insect> <카나리아 Kanaria> 등을 통해 독특한 영화 세계를 구축해온 시오타 아키히코 감독이 연출을 맡아 전란 시대를 살아낸 다양한 인물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묘사한다.

누가 뭐래도 실사 영화로 옮겨온 <도로로>가 가장 신경을 쓴 건 요괴와의 결투. 총 150억 원의 제작비를 쏟아 부은 <도로로>는 황량한 전란 시대의 풍광을 담기 위해 2개월 간 뉴질랜드 각지를 돌아다니며 촬영에 임했고, <동방불패 Swordsman> <소림축구 Shaolin Soccer> <영웅 Hero> <연인 Lovers> 등 수많은 중국 액션영화의 무술감독을 맡아온 정소동이 무술 지도를 맡아 보이지 않는 요괴와의 싸움에 합을 짜맞추며 영화에 액션 리듬을 새겼다. 하지만 <도로로>가 액션과 영화 배경만큼 CG에서 ‘리얼’함을 추구하는지는 의문. 아기를 잡아먹는 애벌레 요괴나 독수리 모양의 요괴, 거대한 가재로 변신한 요괴 등 수많은 요괴들이 등장해 각각의 매력을 뿜어내지만 이는 할리우드 CGI에 눈이 익은 관객에겐 다소 유치하게 보일 정도로 ‘리얼’함과는 거리가 멀게 묘사된다. 오히려 세련된 미장센을 일부러 피하는 느낌이 더 짙다. 투박한 CG로 마감된 요괴들과의 결투는 그래서 <도로로>를 더욱 만화적으로 만들고, 이들의 싸움을 더욱 유쾌하게 포장한다. 상상 초월의 다양한 요괴들을 감상하는 것과 함께 츠마부키 사토시, 시바사키 코우, 에이타, 츠치야 안나 등 젊은 배우들의 사극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것 또한 <도로로>가 가진 매력 가운데 하나다.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 폭력과 성장에 관한 짧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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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22

제휘(임지규)는 소위 은둔형 외톨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인터넷으로만 세상과 소통하며 지낸다. 인터넷 채팅과 순간이동을 연습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취미.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던 제휘는 우연히 만나게 된 장희(윤소시)와 친구가 되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제휘는 장희와 아파트 뒤편을 거닐다 정체불명의 시체를 발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표(표상우)와 우연히 길거리에서 다시 마주친다. 장희와 함께 동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려던 제휘는 표와 그의 여자친구 로미(임지연)를 다시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이 동거하는 집에 찾아가 술자리를 함께한다. 하지만 다시 표에게서 심한 모욕과 멸시를 당한 제휘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병철(조성하)에게 복수를 부탁하고, 단순히 위협 정도로 끝내려 했던 제휘의 생각과 달리 사건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2006 서울독립영화제와 2007 전주국제영화제, 1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거친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가 처음 공개된 지 거의 1년 만에 정식으로 개봉된다. 여러 영화제를 거치며 조금씩 편집 과정을 거친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개봉 필름은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상영됐던 것과 동일하다. 편집이 일부 달라지기는 했지만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가 품고 있는 함의는 변함이 없다.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가 응시하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청춘의 한 단면이다. 무분별한 폭력, 왕따, 은둔형 외톨이, 인터넷 여론 폭력 등 21세기 청춘의 어두운 단면이 제휘와 표를 중심으로 하나씩 드러난다. 이들에게 폭력은 성장에 필수적인 하나의 관문이다. 두 사람은 폭력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다.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가 그리는 오늘날의 청춘은 폭력의 자기장을 통과하며 성장한다. 누군가는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가해자가 되기도 하며, 누군가는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된다.

청춘은 성장을 위해 몸부림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종종 돌이킬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히기도 한다. 얼어붙은 저수지를 통과할 수 없었던 나약한 청춘이 결국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양해훈 감독은 사회의 중심이 아닌 변두리에 살고 있는 외로운 청춘들을 건조한 시선으로 응시한다. 영화의 공기는 차가운 HD카메라의 화면만큼이나 냉랭하지만 성장의 한파를 지나는 결말에 이르러서는 봄날의 따뜻한 기운을 내비치기도 한다. 결국 감독이 비판하는 건 인물이 아니라 사회이며, 영화는 성장통을 앓고 있는 외톨이들에게 나지막한 응원가를 보낸다. 두려워하지 말고 조금씩 전진하라고.








고경석 kave@movielink.co.kr
<뒤로 가는 연인들> - 스타들의 데뷔 시절을 훔쳐보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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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22

캠든 대학 기숙사. 유럽 여행을 떠난 첫사랑 빅터(킵 파듀)와의 로맨틱한 첫날밤을 기다리는 숫처녀 로렌(섀닌 소사몬)은 '세상의 종말 파티'에서 엉겁결에 뉴욕대 영화과 학생의 친구와 섹스를 해버리고 만다. 대학 내 약물 공급자인 숀(제임스 반 데어 빅)은 빅터를 사랑하는 로렌에게 반한다. 로렌도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 착각한 숀은 매일 자신의 사물함에 들어있는 보라색의 러브레터가 로렌이 보낸 거라고 믿기에 이른다. 한편 동성애자 폴(이안 섬머헬드)은 숀도 자신과 같은 동성애자라고 생각하며 숀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간다. 로렌의 룸메이트이자 코카인 중독자인 라라(제시카 비엘)은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즐긴다.

<뒤로 가는 연인들 The Rules of Attraction>은 <아메리칸 사이코 American Psycho>의 원작자 브렛 이스턴 엘리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청춘영화. 영화는 대학생들의 혼란스러운 사랑의 방정식을 필름을 거꾸로 돌리는 역회전과 고속 촬영, 교차 편집 등의 카메라 장난을 이용해 재기발랄하게 묘사해낸다. 술과 마약, 섹스에 중독된 채 삶의 공허함과 어긋난 사랑으로 인한 절망감을 드러내는 희망없는 청춘들의 구질구질한 인생이 화려한 카메라 장난으로 가벼운 즐길거리로 탈바꿈한다.

<뒤로 가는 연인들>은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저수지의 개들 eservoir Dogs>(1992)과 <펄프 픽션 Pulp Fiction>(1994)의 각본을 쓴 로저 애버리의 두 번째 연출 작품이다. 데뷔작 <킬링 조 Killing Joe>(1994)로 미국 영화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로저 애버리가 오랫만에 연출한 두 번째 장편영화 <뒤로 가는 연인들>(2002)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브렛 이스턴 엘리스가 쓴 원작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는 평부터 "로저 애버리는 시시껄렁한 농담과 육체의 전시에만 신경쓰는 것 같다" "캐릭터들의 마약과 술, 섹스에 취하는 이유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등 악평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고 해서 <뒤로 가는 연인들>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금은 할리우드 스타 대열에 합류한 배우들의 초기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꽤 쏠쏠하다.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 <엘리자베스 타운 Elizabeth Town> <척 앤 래리 I NOw Pronounce You Chuck and Larry> 등에 출연, 주연급으로 성장한 제시카 비엘, 영화 <펄스 Pulse>, TV 시리즈 <로스트 Lost> 등으로 주목받는 이안 섬머핼더, <도슨의 청춘일기 Dawson's Creek>로 스타덤에 오른 제임스 반 데어 빅 등의 순진하고 청순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최상희 immerblau@movielink.co.kr
<욕망의 거미줄: 시세이 2> - 문신에 대한 기이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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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22

풍속화 연구원 아메미아(요츠이 레이)가 안마사 세이즈(유게 토모히사)에게 안마를 받던 도중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고 정신을 잃는다. 가까스로 눈을 뜬 그녀는 스테인리스 철제와 형광등 불빛 만이 존재하는 방 안에 감금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포감에 휩싸인다. 안마사 세이즈는 아메미아를 꼼짝 못하게 결박한 후 문신하기 좋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할 수 없다며 완강하게 부인하던 아메미아는 세이즈가 문신의 도안으로 삼은 풍속화를 본 후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문신을 허락한다. 세이즈는 정성스레 문신작업을 마치고, 풍속화에 얽힌 비밀을 아메미아에게 들려준다.

<욕망의 거미줄: 시세이 2 Si-Sei 2>(이하 ‘시세이 2’)는 일본 핑크영화의 4대 천왕이라 불리는 제제 다카히사 감독이 만든 에로틱스릴러물이다. 인서트 컷으로 등장하는 일본 도쿄 시민들의 모습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영화의 출연진은 단 두 명. 아름다운 피부를 가진 여인 아메미아와 안마사 세이즈가 72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문신’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세이 2>의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선문답에 가깝다는 데 있다. 문신에 관한 전설을 물어보면, 문신의 매력을 대답하는 식이라 어지간한 집중력을 가지지 않으면 이들의 대화를 놓치기 십상이다. 하지만 제제 다카히사 감독이 아메미아와 세이즈의 관계를 미묘하게 비틀어 놓기 시작하면서 <시세이 2>에는 자연스런 긴장감이 형성된다. 아메미아는 세이즈에게 납치된 사람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권리를 요구해나가기 시작한 것. 세이즈의 과거에 대해 말하고, 문신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아메미아의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평범한 사이가 아니라는 복선이 넌지시 깔아진다. <시세이 2>는 살색 영상이 가득한 핑크영화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실망할 공산이 큰 작품이지만, 문신을 소재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다른 스릴러물과 차별점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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