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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주차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10. 1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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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일럼> - 정신병 환자와 사랑에 빠지다 |
등록일
2007.10.08
정신과 의사인 맥스(휴 본네빌)을 남편으로 둔 스텔라(나타샤 리차드슨)는 아들과 함께 영국 북부의 한 정신병원 사택으로 이사를 온다.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병원에서 살게 된 스텔라는 일에만 몰두하는 남편 때문에 허전함과 무료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수수한 외모의 환자 에드가(마튼 크소카스)가 스텔라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에드가와 사랑에 빠지게 된 스텔라는 남편과 환자들을 따돌리며 아슬아슬한 밀애를 시작한다. 한편 에드가의 담당의 피터 박사(이안 맥켈렌)는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에드가를 주도 면밀하게 관찰하고, 스텔라와 에드가의 관계는 조금씩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어사일럼 Asylum>은 정신병 환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 한 여인의 이야기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영국 브로드무어 정신병원은 정신이상인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교도소 대신 수감되는 곳. 중증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에드가는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잔혹하게 죽이고 정신병원으로 보내진 사람이다. <어사일럼>은 기본적으로 ‘불륜은 파멸을 부른다’는 흔한 이야기 전개를 보이지만, 주인공 스텔라가 사랑에 빠지는 대상이 정신병자라는 점에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스텔라가 남편과 환자들의 눈을 피해 병원 곳곳에서 에드가를 만나는 장면도 흥미롭지만, 에드가가 언젠가 전 아내처럼 스텔라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복선이 팽팽한 스릴감을 만들어 낸다. 죽음을 무릅쓰고 위험한 사랑을 하게 된 스텔라의 모습이 차분한 병원 내의 풍경과 묘한 대비를 이루는 것 또한 인상깊다.
<어사일럼>을 연출한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은 전작 <영 아담 Young Adam>으로 이미 파국으로 치닫는 불륜을 다룬 바 있다. 하지만 <어사일럼>은 궁극적으로 불륜의 비참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다. 결혼 후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 스텔라가 오히려 가족에게 버림받고 브로드무어 병원으로 안치될 때,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은 은근슬쩍 정상인과 정신병자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영화의 엔드 크레딧에는 완치가 됐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 환자를 잡아두었던 브로드무어 정신병원이 2003년에야 폐쇄됐다는 말을 전하며 끝을 맺는다. <어사일럼>의 주연배우인 나타샤 리차드슨과 마틴 크소카스의 호연은 눈부시다. <이브닝 Evening> <러브 인 맨하탄 Maid in Manhattan>의 나타샤 리차드슨은 금지된 욕망과 죄책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스텔라 역을, 뉴질랜드 출신인 마틴 크소카스는 난폭함과 순진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중증 인격장애자 마튼 크소카스를 제대로 소화해낸다.
<어사일럼 Asylum>은 정신병 환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 한 여인의 이야기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영국 브로드무어 정신병원은 정신이상인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교도소 대신 수감되는 곳. 중증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에드가는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잔혹하게 죽이고 정신병원으로 보내진 사람이다. <어사일럼>은 기본적으로 ‘불륜은 파멸을 부른다’는 흔한 이야기 전개를 보이지만, 주인공 스텔라가 사랑에 빠지는 대상이 정신병자라는 점에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스텔라가 남편과 환자들의 눈을 피해 병원 곳곳에서 에드가를 만나는 장면도 흥미롭지만, 에드가가 언젠가 전 아내처럼 스텔라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복선이 팽팽한 스릴감을 만들어 낸다. 죽음을 무릅쓰고 위험한 사랑을 하게 된 스텔라의 모습이 차분한 병원 내의 풍경과 묘한 대비를 이루는 것 또한 인상깊다.
<어사일럼>을 연출한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은 전작 <영 아담 Young Adam>으로 이미 파국으로 치닫는 불륜을 다룬 바 있다. 하지만 <어사일럼>은 궁극적으로 불륜의 비참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다. 결혼 후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 스텔라가 오히려 가족에게 버림받고 브로드무어 병원으로 안치될 때,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은 은근슬쩍 정상인과 정신병자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영화의 엔드 크레딧에는 완치가 됐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 환자를 잡아두었던 브로드무어 정신병원이 2003년에야 폐쇄됐다는 말을 전하며 끝을 맺는다. <어사일럼>의 주연배우인 나타샤 리차드슨과 마틴 크소카스의 호연은 눈부시다. <이브닝 Evening> <러브 인 맨하탄 Maid in Manhattan>의 나타샤 리차드슨은 금지된 욕망과 죄책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스텔라 역을, 뉴질랜드 출신인 마틴 크소카스는 난폭함과 순진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중증 인격장애자 마튼 크소카스를 제대로 소화해낸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카핑 베토벤> - 음악을 이미지로 옮긴다 |
등록일
2007.10.08
18세기, 음악의 도시 비엔나. 베토벤(에드 해리스)은 ‘9번 교향곡’ 초연을 앞두고 신경이 곤두서 있다. 언젠가부터 희미해진 청력은 이제 거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새로운 음악 작업을 앞두고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게다가 타고나길 괴팍한 성품. 그런 그 앞에 어느 날 한 여인이 나타난다. 초연에 쓸 연주용 악보를 옮기기 위해 고용된 카피스트 안나 홀츠(다이앤 크루거). 하지만 음대 우등생인 그녀에게 베토벤은 콧방귀만 뀔 뿐이다. 여성이란 단 하나의 이유로 베토벤은 안나 홀츠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베토벤의 고정관념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는 곧 그녀가 자신의 음악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음악인임을 깨닫는다.
베토벤의 음악을 악보에 옮겨 쓰며 그의 음악 동반자가 되어준 사람, 안나 홀츠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토탈 이클립스 Total Eclipse>에서 천재 시인 랭보와 그의 동료 베를렌느의 삶과 사랑을 옮긴 아그네츠카 홀랜드 감독은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에서 베토벤과 그의 뮤즈 이야기를 담기 위해 안나 홀츠를 상상으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가 중심은 아니다. 베토벤과 안나 홀츠는 음악적 감성을 공유하는 동반자일 뿐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으로 다가서지 않는다. “음악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길 바랐다”는 아그네츠카 홀랜드 감독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카핑 베토벤>은 베토벤의 음악 자체가 주인공이 된다. 귀가 거의 들리지 않던 상태에서 작업해 최고의 음악적 기량을 선보인 9번 교향곡과 동료 음악인은 물론 대중에게도 철저히 무시당했던 ‘대푸가’를 비교하며 영화는 음악을 통해 예술가의 환희와 고뇌를 함께 녹여내는 데 집중한다.
예술가로서 베토벤을 절정에 서게 한 9번 교향곡과 대중의 몰이해와 더불어 작가로서의 패배감에 빠져들게 한 대푸가를 비교하며 베토벤의 곡진한 삶을 담지만 그렇다고 <카핑 베토벤>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은 아니다. <카핑 베토벤>은 그보다 영화의 음악적 감수성을 어떻게 영상으로 ‘카피’할 수 있을까에 더욱 관심을 둔다. 때문에 영화의 극적 구성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9번 교향곡 초연 장면은 600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연출했고, 베토벤을 연기한 에드 해리스는 리얼한 지휘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실제 오케스트라 지휘가 가능할 만큼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 덕택에 9번 교향곡 초연 장면은 실제 공연장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생생한 음악적 리듬과 극적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영상으로 음악적 리듬을 표현하는 것은 이 장면만이 아니다. 베토벤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먼 길을 달려가는 안나 홀츠의 모습을 담은 영화 초반, 아그네츠카 홀랜드 감독은 카메라를 흔들고 멈추는 것으로 영상에 리듬감을 불어넣으며 베토벤의 대푸가를 이미지로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눈에 띄는 드라마의 대비가 없기 때문에 자칫 지루하게 느껴지는 영화의 둔한 드라마 구조는 이렇게 베토벤의 수많은 음악 선율을 덧입으며 적절한 생기를 얻었다.
베토벤의 음악을 악보에 옮겨 쓰며 그의 음악 동반자가 되어준 사람, 안나 홀츠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토탈 이클립스 Total Eclipse>에서 천재 시인 랭보와 그의 동료 베를렌느의 삶과 사랑을 옮긴 아그네츠카 홀랜드 감독은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에서 베토벤과 그의 뮤즈 이야기를 담기 위해 안나 홀츠를 상상으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가 중심은 아니다. 베토벤과 안나 홀츠는 음악적 감성을 공유하는 동반자일 뿐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으로 다가서지 않는다. “음악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길 바랐다”는 아그네츠카 홀랜드 감독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카핑 베토벤>은 베토벤의 음악 자체가 주인공이 된다. 귀가 거의 들리지 않던 상태에서 작업해 최고의 음악적 기량을 선보인 9번 교향곡과 동료 음악인은 물론 대중에게도 철저히 무시당했던 ‘대푸가’를 비교하며 영화는 음악을 통해 예술가의 환희와 고뇌를 함께 녹여내는 데 집중한다.
예술가로서 베토벤을 절정에 서게 한 9번 교향곡과 대중의 몰이해와 더불어 작가로서의 패배감에 빠져들게 한 대푸가를 비교하며 베토벤의 곡진한 삶을 담지만 그렇다고 <카핑 베토벤>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은 아니다. <카핑 베토벤>은 그보다 영화의 음악적 감수성을 어떻게 영상으로 ‘카피’할 수 있을까에 더욱 관심을 둔다. 때문에 영화의 극적 구성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9번 교향곡 초연 장면은 600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연출했고, 베토벤을 연기한 에드 해리스는 리얼한 지휘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실제 오케스트라 지휘가 가능할 만큼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 덕택에 9번 교향곡 초연 장면은 실제 공연장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생생한 음악적 리듬과 극적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영상으로 음악적 리듬을 표현하는 것은 이 장면만이 아니다. 베토벤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먼 길을 달려가는 안나 홀츠의 모습을 담은 영화 초반, 아그네츠카 홀랜드 감독은 카메라를 흔들고 멈추는 것으로 영상에 리듬감을 불어넣으며 베토벤의 대푸가를 이미지로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눈에 띄는 드라마의 대비가 없기 때문에 자칫 지루하게 느껴지는 영화의 둔한 드라마 구조는 이렇게 베토벤의 수많은 음악 선율을 덧입으며 적절한 생기를 얻었다.
<브레이브 원> - 친절한 에리카씨 |
등록일
2007.10.08
뉴욕의 인디 라디오 쇼의 진행자 에리카(조디 포스터)는 사랑하는 약혼자 데이빗(나빈 앤드류스)와의 결혼 준비로 더 이상은 행복할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한 순간은 에리카와 데이빗이 센트럴 파크로 산책을 나간 6월의 어느날 밤 산산히 깨진다. 세 명의 괴한으로부터 이유없는 습격을 당해 데이빗은 사망하고, 에리카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다. 에리카의 몸은 곧 회복되지만,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더 이상 그들을 참아낼 수 없었던 에리카는 직접 그들에게 복수를 꾀하기로 결심한다.
<브레이브 원 The Brave One>은 <크라잉 게임 Michael Collins > <마이클 콜린스 Michael Collins >의 아일랜드 출신 닐 조단 감독이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여배우인 조디 포스터와 손잡고 만든 작품이다. 극 중 지옥과도 같은 사건을 경험한 주인공은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용감한 자 The Brave One'으로 거듭나려 한다. 그 방법이란 것은 그 자신이 폭력의 피해자에서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것. 마치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라는 식으로 <브레이브 원>은 에리카의 복수극 혹은 사형(私刑)의 과정을 따라간다. 스스로 선의 수호자가 되어 악을 처단하는 에리카의 모습에서 수많은 유족들과 경찰과 합세하여 유괴범 백선생을 처단하는 친절한 금자씨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에리카 베인 역할의 조디 포스터의 연기는 여느 때처럼 훌륭하다. <패닉 룸 Panic Room> <플라이트플랜 Flightplan> <인사이드 맨 The Inside Man>에 이어지는 조디 포스터의 강인한 여자 역할은 <브레이브 원>에 와서 빛을 최대치로 발한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그러나 이제는 두려움의 공간으로 변해버린 뉴욕의 이곳저곳의 소리를 채집하는 에리카의 모습은 조디 포스터를 스타덤에 올린 <택시 드라이버 The Taxi Driver>의 어린 창녀 아이리스가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녀와 짝을 이뤄 법의 집행자 역할을 하는 머서 형사 역할의 배우는 테렌스 하워드로, 시종일관 '강'으로만 치닫는 극 전개를 다소 이완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브레이브 원 The Brave One>은 <크라잉 게임 Michael Collins > <마이클 콜린스 Michael Collins >의 아일랜드 출신 닐 조단 감독이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여배우인 조디 포스터와 손잡고 만든 작품이다. 극 중 지옥과도 같은 사건을 경험한 주인공은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용감한 자 The Brave One'으로 거듭나려 한다. 그 방법이란 것은 그 자신이 폭력의 피해자에서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것. 마치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라는 식으로 <브레이브 원>은 에리카의 복수극 혹은 사형(私刑)의 과정을 따라간다. 스스로 선의 수호자가 되어 악을 처단하는 에리카의 모습에서 수많은 유족들과 경찰과 합세하여 유괴범 백선생을 처단하는 친절한 금자씨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에리카 베인 역할의 조디 포스터의 연기는 여느 때처럼 훌륭하다. <패닉 룸 Panic Room> <플라이트플랜 Flightplan> <인사이드 맨 The Inside Man>에 이어지는 조디 포스터의 강인한 여자 역할은 <브레이브 원>에 와서 빛을 최대치로 발한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그러나 이제는 두려움의 공간으로 변해버린 뉴욕의 이곳저곳의 소리를 채집하는 에리카의 모습은 조디 포스터를 스타덤에 올린 <택시 드라이버 The Taxi Driver>의 어린 창녀 아이리스가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녀와 짝을 이뤄 법의 집행자 역할을 하는 머서 형사 역할의 배우는 테렌스 하워드로, 시종일관 '강'으로만 치닫는 극 전개를 다소 이완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태상준 birdcage@movielink.co.kr
<비커밍 제인> - 제인 오스틴의 사랑 |
등록일
2007.10.08
18세기 영국 잉글랜드 햄프셔 시골 마을. 가난한 목사 부부의 딸 제인(앤 해서웨이)은 글쓰기와 사교춤,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는 이십대의 발랄한 처녀. 연애와 결혼보다 글쓰기에 더 관심을 보여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만, 제인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런던에서 젊고 잘생긴 변호사 톰 리프로이(제임스 맥어보이)가 시골에 내려온다. 첫 만남에서 나쁜 인상을 남긴 두 사람은 그러나 산책길에서, 사교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티격태격하면서 어느 순간 서로에게 사랑을 느낀다. 부모와 후원자인 삼촌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의 도피행각까지 벌이던 가난한 목사의 딸 제인과 가난한 변호사 톰의 열정적인 사랑은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다.
<비커밍 제인 Becoming Jane>은 18세기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스크린에 옮겨낸다. 전기 작가 존 스펜스의 소설 [비커밍 제인 오스틴 Becoming Jane Austin]을 뿌리삼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제인 오스틴의 로맨스를 상상력으로 채워낸다. 영화는 작가로 등단하기 전, 아직 철없는 이십대 처녀인 제인 오스틴이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면서 인간으로서나 작가로서 성숙해나가는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펼쳐놓는다. 영화는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설득 Persuation] [엠마 Emma] [이성과 감성 Sense and Sensibility] 등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제인 오스틴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상상력을 덧붙여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비커밍 제인>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지적인 제인 오스틴 소설 속의 여자 주인공들이 제인 오스틴 자신의 페르소나며, 무뚝뚝하고 오만하지만 진정성을 갖춘 이상적인 남자 주인공들은 제인 오스틴의 연인이었던 톰 리프로이의 모습을 투영한 것으로 설명한다.
<비커밍 제인>은 물음표로 남아 있는 제인 오스틴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제인 오스틴의 삶 가운데 한 순간을 조명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의미를 떠나서 <비커밍 제인>은 개성 있는 캐릭터와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아름답고 당찬 제인과 잘 생기고 똑똑한 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 이야기는 로맨스영화로도 손색이 없다. 비극적인 사랑을 무겁지 않게 다루는 줄리안 재롤드의 연출 솜씨도 훌륭하다. 18세기 영국 시골 처녀 제인 오스틴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앤 해서웨이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다. <어톤먼트 Atonement> <라스트 킹 The Last King of Scotland> 등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영국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가 제인의 연인 톰 리프로이를 매력적으로 스크린에 되살려낸다.
<비커밍 제인 Becoming Jane>은 18세기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스크린에 옮겨낸다. 전기 작가 존 스펜스의 소설 [비커밍 제인 오스틴 Becoming Jane Austin]을 뿌리삼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제인 오스틴의 로맨스를 상상력으로 채워낸다. 영화는 작가로 등단하기 전, 아직 철없는 이십대 처녀인 제인 오스틴이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면서 인간으로서나 작가로서 성숙해나가는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펼쳐놓는다. 영화는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설득 Persuation] [엠마 Emma] [이성과 감성 Sense and Sensibility] 등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제인 오스틴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상상력을 덧붙여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비커밍 제인>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지적인 제인 오스틴 소설 속의 여자 주인공들이 제인 오스틴 자신의 페르소나며, 무뚝뚝하고 오만하지만 진정성을 갖춘 이상적인 남자 주인공들은 제인 오스틴의 연인이었던 톰 리프로이의 모습을 투영한 것으로 설명한다.
<비커밍 제인>은 물음표로 남아 있는 제인 오스틴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제인 오스틴의 삶 가운데 한 순간을 조명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의미를 떠나서 <비커밍 제인>은 개성 있는 캐릭터와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아름답고 당찬 제인과 잘 생기고 똑똑한 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 이야기는 로맨스영화로도 손색이 없다. 비극적인 사랑을 무겁지 않게 다루는 줄리안 재롤드의 연출 솜씨도 훌륭하다. 18세기 영국 시골 처녀 제인 오스틴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앤 해서웨이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다. <어톤먼트 Atonement> <라스트 킹 The Last King of Scotland> 등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영국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가 제인의 연인 톰 리프로이를 매력적으로 스크린에 되살려낸다.
최상희 immerblau@movielink.co.kr
<용이 간다> - 미이케 다카시가 게임과 만났을 때 |
등록일
2007.10.08
뜨거운 한여름, '도지마의 용'이라 불리던 전설의 야쿠자 키류 카즈미(기타무라 카즈키)가 10년 만에 출소하자 도쿄의 환락가 카무로쵸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때마침 시끄러운 사건들이 동시 다발로 터진다. 은행으로 수송 중이던 100억 엔이 사라지고, 100억 엔이 빠져나간 은행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두 명의 강도가 침입해 인질극을 벌인다. 연인 유미(다카오카 사카)와 야쿠자 보스 카자마(시오미 산세이)는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한국인 킬러 박철(공유)은 느닷없이 나타나 사건을 복잡하게 만든다. 쉽게 큰 돈을 벌고자 하는 유이(사에코)는 남자친구 사토루(시오야 슈운)를 꼬드겨 강도행각을 벌이기 시작한다. 여기에 어머니를 찾는 소녀 하루카가 나타나 키류의 여정에 동참한다. 키류가 출소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야구방망이를 들고 복수에 나선 다혈질 야쿠자 마지마(키시타니 고로)는 카무로쵸 거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 <용과 같이>를 영화로 옮긴 <용이 간다 Like a Dragon>는 야쿠자가 등장하는 성인용 게임을 한 편의 소동극으로 바꾸어 놓는다. 야쿠자인 게임 주인공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적들을 제거하는 게임 내용과 달리 영화는 하나의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여러 인물들을 등장시켜 하룻밤 동안 '비열한 거리'의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낸다. 하지만 <용이 간다>는 게임을 영화로 옮긴 여타 할리우드 영화와는 크게 다르다. 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생략이 많고 드라마적 공백이 많다. 다중 플롯을 채택하고 있는 영화와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인물들간의 연결고리가 훨씬 느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화법만은 여전하다. 잔인한 폭력과 유치한 유머의 기괴한 조합, 현실과 판타지의 무차별적인 공존, 과도한 개성의 캐릭터, 황당한 아이디어가 넘친다. 게임과 영화의 함수관계를 고민하는 실험영화이기도 하지만, <용이 간다>는 만화와 게임, 영화를 뒤섞은 듯한 독특한 엔터테인먼트 상품이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액션영화도 미이케 다카시가 손대면 뭔가 특별해진다.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 <용과 같이>를 영화로 옮긴 <용이 간다 Like a Dragon>는 야쿠자가 등장하는 성인용 게임을 한 편의 소동극으로 바꾸어 놓는다. 야쿠자인 게임 주인공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적들을 제거하는 게임 내용과 달리 영화는 하나의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여러 인물들을 등장시켜 하룻밤 동안 '비열한 거리'의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낸다. 하지만 <용이 간다>는 게임을 영화로 옮긴 여타 할리우드 영화와는 크게 다르다. 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생략이 많고 드라마적 공백이 많다. 다중 플롯을 채택하고 있는 영화와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인물들간의 연결고리가 훨씬 느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화법만은 여전하다. 잔인한 폭력과 유치한 유머의 기괴한 조합, 현실과 판타지의 무차별적인 공존, 과도한 개성의 캐릭터, 황당한 아이디어가 넘친다. 게임과 영화의 함수관계를 고민하는 실험영화이기도 하지만, <용이 간다>는 만화와 게임, 영화를 뒤섞은 듯한 독특한 엔터테인먼트 상품이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액션영화도 미이케 다카시가 손대면 뭔가 특별해진다.
고경석 kave@movielink.co.kr
<그림자> - 둘이 모여 하나 |
등록일
2007.10.08
1592년. 일본군에 의해 진주성이 함락되자 왜장 기무라(이무생)는 최경회 장군(명승훈)의 목을 베고 논개(전보영)를 차지한다. 그러나 그가 가진 건 논개의 몸일 뿐. 논개는 바닷가 절벽에서 기무라를 껴안고 함께 바다로 뛰어내리려 한다. 하지만 동반자살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기무라를 껴안고 있던 손목을 잘린 논개는 홀로 바닷물에 빠져 목숨을 다한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그날 이후 기무라는 불쑥불쑥 찾아오는 논개의 혼령과 마주한다. 2007년. 식물학을 전공하는 승현(명승훈), 영신(전보영) 커플은 원혼을 빨아 들인다는 전설의 패랭이꽃을 찾아 산을 오른다. 이들의 가이드가 되어준 이는 식물학에 관심이 많은 또 다른 사내 재진(이무생). 친절히 산길을 안내하던 재진은 그러나 영신과 단 둘이 있을 때마다 영신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그림자>는 ‘나비’와 ‘패랭이꽃’란 두 에피소드를 묶어 만든 영화. ‘나비’는 왜장을 껴안고 함께 목숨을 끊은 논개가 만약 동반자살에 실패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고, ‘패랭이꽃’은 산 속에 고립된 이들이 전설의 패랭이꽃을 두고 벌이는 팽팽한 신경전을 통해 인간 욕망의 뒤틀린 그림자를 드러낸다. 임진왜란 시절의 왜장과 논개, 최경회 장군이 현대로 환생해 삼각구도를 또 한번 이루지만 두 에피소드는 확연히 다른 질감을 선보인다. 우선 감독부터가 다르다. ‘나비’를 <사과>로 대한민국 영상대전 단편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김민숙 감독이, ‘패랭이꽃’을 <편지> <산책> 등을 연출한 이정국 감독이 연출했다. 하지만 두 에피소드를 가장 확연히 구별 짓는 것은 서로 다른 장르적 성격이다. ‘나비’가 공포 스릴러로서 원혼이 돼 떠도는 논개와 기무라의 ‘무서운’ 관계에 초점을 둔다면 ‘패랭이꽃’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형식을 띠고 사건을 전개해간다.
두 에피소드가 ‘윤회’라는 이름 아래 맞물리지만 사실 둘 사이의 공통 분모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시대극과 현대극, 공포와 스릴러란 선명한 대립을 이루는 두 에피소드는 삼각관계에 놓인 인물 구성 이외엔 그 어떤 유사점도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그림자>는 두 에피소드를 그저 엮어두었다는 사실 이외의 그 어떤 영화적 새로움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게다가 ‘나비’는 숱한 ‘원한’ 공포영화들의 공포 묘사법을 그대로 답습해 지루하게 느껴지고, ‘패랭이꽃’은 스릴러영화의 반전 강박증에 발목 잡혀 전혀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반전을 내보인다. 시대극의 연기 흐름을 채 익히지 못한 배우들의 어눌한 연기력 또한 <그림자>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관객과 이미 만난 바 있는 <그림자>는 산학협력으로 만들어져 일반 극장에서 개봉하는 최초의 HD독립장편영화다.
<그림자>는 ‘나비’와 ‘패랭이꽃’란 두 에피소드를 묶어 만든 영화. ‘나비’는 왜장을 껴안고 함께 목숨을 끊은 논개가 만약 동반자살에 실패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고, ‘패랭이꽃’은 산 속에 고립된 이들이 전설의 패랭이꽃을 두고 벌이는 팽팽한 신경전을 통해 인간 욕망의 뒤틀린 그림자를 드러낸다. 임진왜란 시절의 왜장과 논개, 최경회 장군이 현대로 환생해 삼각구도를 또 한번 이루지만 두 에피소드는 확연히 다른 질감을 선보인다. 우선 감독부터가 다르다. ‘나비’를 <사과>로 대한민국 영상대전 단편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김민숙 감독이, ‘패랭이꽃’을 <편지> <산책> 등을 연출한 이정국 감독이 연출했다. 하지만 두 에피소드를 가장 확연히 구별 짓는 것은 서로 다른 장르적 성격이다. ‘나비’가 공포 스릴러로서 원혼이 돼 떠도는 논개와 기무라의 ‘무서운’ 관계에 초점을 둔다면 ‘패랭이꽃’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형식을 띠고 사건을 전개해간다.
두 에피소드가 ‘윤회’라는 이름 아래 맞물리지만 사실 둘 사이의 공통 분모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시대극과 현대극, 공포와 스릴러란 선명한 대립을 이루는 두 에피소드는 삼각관계에 놓인 인물 구성 이외엔 그 어떤 유사점도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그림자>는 두 에피소드를 그저 엮어두었다는 사실 이외의 그 어떤 영화적 새로움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게다가 ‘나비’는 숱한 ‘원한’ 공포영화들의 공포 묘사법을 그대로 답습해 지루하게 느껴지고, ‘패랭이꽃’은 스릴러영화의 반전 강박증에 발목 잡혀 전혀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반전을 내보인다. 시대극의 연기 흐름을 채 익히지 못한 배우들의 어눌한 연기력 또한 <그림자>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관객과 이미 만난 바 있는 <그림자>는 산학협력으로 만들어져 일반 극장에서 개봉하는 최초의 HD독립장편영화다.
<박치기! LOVE & PEACE> - 일본 사회의 편견에 박치기를 날린다 |
등록일
2007.10.08
박치기 하나로 일본 고등학생을 제압해 온 재일 한국인 리안성(이사카 순야)이 성인이 되었다. 원인 모를 병을 앓고 있는 아들 창수를 위해 도쿄로 이사한 안성은 아들을 치료할 의사를 찾아 헤맨다. 안성의 여동생 경자(나카무라 유리) 역시 교토의 한식당 종업원 일을 그만두고 도쿄로 상경한다. 연예인이 되는 것이 꿈인 경자는 재일 한국인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단역부터 기반을 쌓기 시작한다. 경자는 장편영화의 주연을 맡을 정도로 유명해지지만. 재일 한국인을 차별하는 일본 연예계의 실상과 마주하며 큰 실망감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안성과 경자는 병원으로부터 창수의 병은 불치병이며 스무 살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박치기! Pacchigi!>의 속편 <박치기! LOVE & PEACE Pacchigi! Love & Peace>는 교토에서 도쿄로 이사를 온 두 남매, 안성과 경자의 이야기다. 주연배우가 다카오카 소스케, 사와지리 에리카에서 이사카 순야, 나카무라 유리로 교체됐지만, 재일 한국인을 향한 차별과 냉대에 맞서는 두 남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궤를 같이 한다. <박치기! LOVE & PEACE>는 영화의 후반부 경자가 재일 한국인임을 공식석상에서 밝히는 장면을 제외하면 실제 재일 교포가 겪었던 이야기를 모아 재구성한 것. 감독 이즈츠 카즈유키는 꼼꼼한 사전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일본 사회의 주변부에 머물고 있는 재일 한국인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불치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창수를 위해 굿을 벌이거나, 가족들이 모여서 장기를 두는 장면은 단순히 하나의 에피소드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이야기 전개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박치기! LOVE & PEACE>는 1970년대 도쿄를 주 무대로 하고 있지만, 안성의 아버지인 진성의 에피소드가 영화의 중간중간에 삽입된다. 1940년대 징용을 피해 일본으로 밀입국하게 된 진성의 이야기는 재일 한국인의 고단한 삶과 그 뿌리를 알리는 영화의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다. 전편 <박치기!>는 등장인물 대부분이 일본인으로 채워졌지만, <박치기! LOVE & PEACE>는 송창의, 박영서 등의 한국배우가 조연급으로 출연한다. 경자 역의 나카무라 유리는 실제 재일 한국인이다.
<박치기! Pacchigi!>의 속편 <박치기! LOVE & PEACE Pacchigi! Love & Peace>는 교토에서 도쿄로 이사를 온 두 남매, 안성과 경자의 이야기다. 주연배우가 다카오카 소스케, 사와지리 에리카에서 이사카 순야, 나카무라 유리로 교체됐지만, 재일 한국인을 향한 차별과 냉대에 맞서는 두 남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궤를 같이 한다. <박치기! LOVE & PEACE>는 영화의 후반부 경자가 재일 한국인임을 공식석상에서 밝히는 장면을 제외하면 실제 재일 교포가 겪었던 이야기를 모아 재구성한 것. 감독 이즈츠 카즈유키는 꼼꼼한 사전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일본 사회의 주변부에 머물고 있는 재일 한국인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불치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창수를 위해 굿을 벌이거나, 가족들이 모여서 장기를 두는 장면은 단순히 하나의 에피소드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이야기 전개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박치기! LOVE & PEACE>는 1970년대 도쿄를 주 무대로 하고 있지만, 안성의 아버지인 진성의 에피소드가 영화의 중간중간에 삽입된다. 1940년대 징용을 피해 일본으로 밀입국하게 된 진성의 이야기는 재일 한국인의 고단한 삶과 그 뿌리를 알리는 영화의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다. 전편 <박치기!>는 등장인물 대부분이 일본인으로 채워졌지만, <박치기! LOVE & PEACE>는 송창의, 박영서 등의 한국배우가 조연급으로 출연한다. 경자 역의 나카무라 유리는 실제 재일 한국인이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 - 거침없는 총격 신의 향연 |
등록일
2007.10.08
당근을 사랑하는 친절한 스미스(클라이브 오언)는 어느날 한적한 뒷골목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 미모의 임산부가 총을 든 남자들에게 쫓기는 장면을 목격한다. 산모가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직감한 스미스는 그녀를 도우러 갔다가 총격전에 휘말린다. 게다가 산모가 총격전 틈바구니에서 사내아이를 출산하고 총에 맞아 숨을 거두는 바람에 스미스는 엉겁결에 갓난아이를 떠맡게 된다. 그런데 이 아기를 노리는 사람들이 스미스의 뒤를 쫓기 시작하면서 스미스는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한편, 옛 애인인 매춘부 퀸타나(모니카 벨루치)를 찾아가 아기를 맡긴다. 그러나 퀸타나까지 위험에 빠지면서 세 사람은 함께 도망다니는 신세가 된다. 끊임없이 추적하는 암살단에 단단히 화가난 스미스는 거침없는 반격을 시작한다.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 Shoot'em Up>은 제목 그대로 거침없는 총격전으로 이루어진 액션영화다. 얼떨결에 복잡한 사건에 휘말린 스미스와 스미스가 데리고 간 아기를 노리는 집단의 사정없는 총질이 영화의 대부분을 이룬다. 총격 신으로 시작해 총격신으로 끝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폐쇄된 공장에서부터 공원, 거리, 화장실, 호텔방, 비행기 안, 허공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장소에서 총격 신이 펼쳐진다.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은 80여 종의 다양한 무기와 25,000발의 총탄을 사용해 비현실적이지만 박진감 넘치는 액션 신을 만들어내며 쾌감을 이끌어낸다. 공장 안, 거리, 공원, 화장실, 허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액션은 빠른 카메라 워크와 속도감 있는 편집으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액션 연출에 비해 플롯 구성은 약한 편이다. 우연히 총격전에 말려들어 암살단의 추적을 받게 된 스미스가 총을 든 남자들에게 쫓기는 산모와 아기에 얽힌 미스터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액션 신 사이에 얽기설기 엮여 있을 뿐이다. 서로 소원해져 있던 스미스와 퀸타나가 우연히 떠맡게 된 갓난아이 덕분에 사랑을 재확인하게 되는 과정도 개연성을 찾기는 어렵다. 마치 게임을 하듯 스미스와 암살단이 서로 대치하며 펼치는 액션 장면이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의 처음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액션 신을 위해 캐릭터와 이야기를 짜맞춘 것처럼 이야기 구조는 엉성하고 인물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찾기는 어렵다.
<클로저 Closer><인사이드맨 Inside Man> 등에서 선보인 개성 있는 연기로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는 클라이브 오언이 연기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는 스미스 역을 맡아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에 의문을 남긴다. 섹시한 여배우로 유명한 모니카 벨루치가 스미스의 애인인 매춘부 퀸타나를 맡아 클라이브 오언과 호흡을 맞췄다.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 Shoot'em Up>은 제목 그대로 거침없는 총격전으로 이루어진 액션영화다. 얼떨결에 복잡한 사건에 휘말린 스미스와 스미스가 데리고 간 아기를 노리는 집단의 사정없는 총질이 영화의 대부분을 이룬다. 총격 신으로 시작해 총격신으로 끝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폐쇄된 공장에서부터 공원, 거리, 화장실, 호텔방, 비행기 안, 허공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장소에서 총격 신이 펼쳐진다.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은 80여 종의 다양한 무기와 25,000발의 총탄을 사용해 비현실적이지만 박진감 넘치는 액션 신을 만들어내며 쾌감을 이끌어낸다. 공장 안, 거리, 공원, 화장실, 허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액션은 빠른 카메라 워크와 속도감 있는 편집으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액션 연출에 비해 플롯 구성은 약한 편이다. 우연히 총격전에 말려들어 암살단의 추적을 받게 된 스미스가 총을 든 남자들에게 쫓기는 산모와 아기에 얽힌 미스터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액션 신 사이에 얽기설기 엮여 있을 뿐이다. 서로 소원해져 있던 스미스와 퀸타나가 우연히 떠맡게 된 갓난아이 덕분에 사랑을 재확인하게 되는 과정도 개연성을 찾기는 어렵다. 마치 게임을 하듯 스미스와 암살단이 서로 대치하며 펼치는 액션 장면이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의 처음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액션 신을 위해 캐릭터와 이야기를 짜맞춘 것처럼 이야기 구조는 엉성하고 인물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찾기는 어렵다.
<클로저 Closer><인사이드맨 Inside Man> 등에서 선보인 개성 있는 연기로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는 클라이브 오언이 연기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는 스미스 역을 맡아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에 의문을 남긴다. 섹시한 여배우로 유명한 모니카 벨루치가 스미스의 애인인 매춘부 퀸타나를 맡아 클라이브 오언과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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