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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주차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12. 20. 11:43
황금나침반
크리스 웨이츠 | |||
다니엘 크레이그, 니콜 키드먼, 에바 그린 | |||
7.62 (참여:120명) | |||
6.50 (참여:2명) | |||
등록일 2007.12.17
<황금나침반 The Golden Compass>은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뉴라인 시네마가 내놓은 또 한 편의 판타지 삼부작이다.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부 이상이 팔린 필립 풀먼의 베스트셀러 판타지 소설 [황금나침반] 삼부작 중 첫 번째 책을 영화로 옮겼다. <아메리칸 파이 American Pie> <어바웃 어 보이 About a Boy>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크리스 웨이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컴퓨터 그래픽에만 8,0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전체 제작비에 2억 5,000만 달러를 쓸 정도로 대단한 규모를 자랑하지만, 아직까지 미국 내에선 여타 판타지 블록버스터보다 나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황금나침반>은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지의 제왕>을 연상시키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가 <반지의 제왕>과 다르듯 <황금나침반> 역시 <반지의 제왕>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반지의 제왕>의 반지처럼 황금나침반이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황금나침반>의 중심은 황금나침반이 아니라 미지의 물질 ‘더스트’다.
지구와 다른 우주에 놓인 또 하나의 지구, 이곳 사람들은 육신과 영혼이 분리되어 있어서 동물 모양으로 생긴 영혼의 존재인 데몬을 모두 하나씩 지니고 있다.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처럼 생긴 조던 대학에서 학자들에 의해 양육되고 있는 소녀 라라(다코타 블루 리처즈)는 조던 대학의 학장으로부터 마지막 남은 황금나침반을 받는다. 라라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황금나침반의 비밀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학자이자 탐험가인 아스리엘 경(다니엘 크레이그)은 다른 차원의 세계로 갈 수 있게 해주는 더스트를 노스폴에서 발견하고 이 사실을 학계에 보고하지만 권력이 흔들릴 것을 염려하는 종교집단 매지스테리움은 아스리엘 경의 연구를 막으려 한다. 조던 대학에서 만난 콜터 부인(니콜 키드먼)의 비행선을 타고 어둠의 세력 ‘고블러’에 납치된 친구들을 찾아 노스폴로 떠나던 라라는 황금나침반을 탐내는 콜터 부인의 음모를 피해 탈출을 시도한다. 라라는 아이들을 납치한 어둠의 세력 고블러의 과학자들이 아이들과 데몬을 분리시키는 위험한 실험을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콜터 부인이 고블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집시족과 하늘을 나는 헥스족, 조종사 리 스코스비, 스발바드 왕국에서 쫓겨난 아머 베어족 이올게 버니슨 등과 함께 라라는 황금나침반을 지켜내고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험난한 여정에 오른다.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은 간단히 설명하기 힘든 내용을 지니고 있다. 일단 개념부터 생소하다. 평행이론을 기반으로 한 또 하나의 우주,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 데몬, 다른 세계로 진입할 수 있게 해주는 더스트 등 낯선 개념들을 먼저 이해한 다음에는 갑옷을 입은 말하는 전투 곰 아머 베어, 매지스테리움, 인간과 데몬을 분리하는 인터시즌 실험, 마법의 능력을 지닌 헥스족 등 낯선 고유명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원작소설을 읽은 독자가 아니라면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황금나침반>의 기초 개념을 이해하느라 정신 없이 자막을 읽어나갈 것이다. 삼부작 중 1편에 해당하는 <황금나침반>은 캐릭터 및 배경설명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방대한 원작의 이야기를 2시간짜리 영화에 옮기기 힘들었는지 3부작 소설의 1권 중 마지막 세 챕터는 2편의 첫 부분으로 옮겨졌다. 스토리가 산만하고 전개가 너무 급작스런 느낌을 주는 것도 과도한 압축과 무관하지 않다.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 The Chronicles of Narnia>보다 훨씬 무겁고 훨씬 복잡한 세계를 지닌 <황금나침반>을 영화화하는 데 있어서 2시간은 너무 짧은 시간일 것이다. 물리, 종교, 철학, 신학, 문학, 역사 등을 망라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원작의 세계를 그대로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개념 설명과 캐릭터 및 배경 소개, 줄거리의 단순한 압축만으로 채워진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닌 것이다. 원작에 표현된 반기독교적 사상이 대부분 제거된 덕에 논란거리는 줄어들었고,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인해 판타지 영화로서의 화젯거리는 늘어났다. 압축과 생략의 균형에서 일부분 실패했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힘들지만, <황금나침반>에 대한 평가는 나머지 두 편이 완성된 후 이야기하는 것이 정당할 듯하다. |
용의주도 미스 신
박용집 | |||
한예슬 | |||
6.77 (참여:84명) | |||
2.00 (참여:1명) | |||
등록일 2007.12.17
신미수(한예슬)는 바쁘다. 광고대행사 AE로도 할 일이 산더민데 간수해야 할 남자는 또 한둘이 아니다. 재벌 3세(권오중)와 고시생 윤철(김인권), ‘몸 좋은’ 연하남 현준(손호영)을 동시에 만나고 있는 미수. 이들 가운데 누구와 결혼을 해야 ‘밝은 미래’를 위한 정답이 될까 골머리를 썩고 있는 그녀 앞에 어느 날 또 한 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같은 아파트에 이사온 이웃집 남자 한동민(이종혁)은 그러나 미수의 연애 대상이 아니다. 그보다 둘은 원수에 더 가깝다. 이사 첫날 동민의 화분을 깬 것을 시작으로 미수와 동민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사이로 발전한다. 원수든 애인이든, 동시에 네 남자에게 둘러싸인 신미수. <용의주도 미스신>은 네 남자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는 신미수의 좌충우돌 연애담이다.
<용의주도 미스신>은 멀리 <싱글즈>와 < Mr. 로빈 꼬시기>, 가까이로는 <어깨너머의 연인>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의 어수룩한 연애를 다룬다는 점에서 < Mr. 로빈 꼬시기>를 빼 닮았다면 남자든, 일이든 ‘내 손으로’ 찾아나서는 20대 후반의 당찬 여성은 <싱글즈>의 ‘그녀들’을 떠올리게 한다. 거기다 남자를 진심 어린 사랑의 대상으로 생각하기보다 취향대로 고르는 ‘쇼핑 품목’처럼 여기는 건 <어깨너머의 연인>을 닮았다. 그런 면에서 <용의주도 미스신> 역시 20, 30대 커리어우먼의 연애와 결혼 방식을 트렌디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 일을 바라보는 이 시대 커리어우먼의 한 단면을 담고 있다고 해서 모든 영화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네 남자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며 머리를 굴리던 신미수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진심이란 것을 깨닫게 되는 영화의 이야기 줄기는 트렌디는커녕 진부하기 그지없는 낡은 이야기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거기다 일도, 외모로도 그 누구에게 빠지지 않는 신미수가 왜 남자의 돈과 명성에 그토록 집착하는지에 대해 영화는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 여러 남자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던 신미수가 별다른 계획도 없이 꿈을 좇아 훌쩍 비행기에 오르는 영화의 결말에 이르러선 <용의주도 미스신>이 20, 30대 커리어우먼의 심리를 얼마나 표면적으로 담고 있는지 쉽게 드러난다. 꿈을 향한 구체적인 계획도, 자신의 삶에 대한 뚜렷한 주체성도 없이 무작정 가방을 꾸리는 신미수의 모습은 이 시대 트렌디드라마들이 ‘꿈’에 대해 표현하는 가장 트렌디한, 그와 동시에 가장 안일한 방식 중 하나를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용의주도 미스신>의 낡은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동분서주한 것은 신미수를 연기한 한예슬. 드라마 <환상의 커플> 속 ‘나상실’로 큰 인기를 모았던 한예슬은 스크린 데뷔작인 <용의주도 미스신>에서 도도하고 매력 넘치지만 어딘가 순진한 구석을 품고 있는 신미수를 능청스레 연기하며 영화에 웃음을 새긴다. 한예슬과 함께 호흡을 맞춘 권오중, 김인권, 이종혁 세 남자배우들 역시 각각의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표현해냈다. 그룹 ‘GOD’ 출신으로 <용의주도 미스신>을 통해 연기에 도전한 손호영은 그러나 랩퍼라는 캐릭터에 맞게 노래를 할 뿐 연기자로서의 큰 변신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용의주도 미스신>은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조감독을 맡았던 박용집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
<내사랑> - <러브 액츄얼리>보다는 <새드무비> |
등록일
2007.12.17
일생에 단 한 번 볼까 말까 한 개기일식이 펼쳐지던 어느 날, 네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꽃을 피운다. 사랑이라는 알맹이는 같지만, 사연은 제각각이다. 지하철로 인연을 맺은 세진(감우성)과 주원(최강희) 커플은 3년 전 지하철 2호선에서 처음 만나 지하철 2호선에서 데이트하다가 지하철 사고로 이별한다. 엉뚱하기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주원은 세진과 1년 동안 만나고도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라며 마지막 테스트가 남았다고 말한다. 세진의 생일을 맞아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주원은 세진의 생일파티에 잠깐 들렀다 떠나 버리고 세진은 서운한 마음에 모진 말을 내뱉고 화를 낸다.
대학생 커플 소현(이연희)과 지우(정일우)는 소주잔을 나누며 사랑을 키운 커플이다. 소현은 과 선배 지우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를 짝사랑하고 있다. 사랑의 상처로 휴학했던 지우가 복학하자 소현은 용기를 내서 다가간다. 소주 한 잔이면 취해버리는 소현이 지우와 계속 만나기 위해 동원한 방법은 술 잘 마시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것. 처음에는 귀여운 후배로 소현을 만나던 지우 또한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수정(임정은)과 정석(류승룡)은 광고대행사에서 함께 일하는 선후배 사이다. 광고기획자인 수정은 홀아비 카피라이터 정석에게 푹 빠져 있다.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정석은 수정의 끊임없는 애정 공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수정과 함께 개기일식 이벤트를 기획하던 정석은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천천히 열기로 마음 먹는다. 진만(엄태웅)은 6년 만에 서울 땅을 밟는다. 헤어진 연인과의 약속 때문이다. 전 세계를 돌며 프리허그 운동을 하던 진만은 예전에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 번호의 새 주인이 된 수정에게 부탁해 개기일식이 있는 하루 동안만 전화를 빌려달라고 말한다.
<내사랑>은 옴니버스식 다중 플롯 구조로 이뤄진 영화다. 서로 다른 이유로 만나고 있고, 서로 다른 이유로 헤어졌지만 네 커플(혹은 세 커플과 한 남자)은 애틋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거부할 수 없는 짝사랑의 순수함과 떠나간 연인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이 교차되며 전개된다. 전화번호 때문에 진만과 수정이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처럼 서로 다른 에피소드의 이야기가 중첩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네 가지 에피소드는 거의 서로를 간섭하지 않으며 독자적으로 진행된다. 다중 플롯 구조로 만들어진 대표적 작품들인 <내쉬빌 Nashville> <매그놀리아 Magnolia> <크래쉬 Crash> 등이 지니고 있는 상호간섭의 세계관과는 다른 차원의 영화인 것이다.
<내사랑>이 <러브 액츄얼리 Love Actually>의 영향을 받은 다중 에피소드 구성의 로맨스 영화라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비슷한 컨셉으로 제작된 한국영화들과 비교하자면, <내사랑>은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일주일>보다 <새드무비>에 가까운 성격을 갖고 있다. 에피소드들이 독립적이라는 점과 각 에피소드를 묘사하는 방식이 비슷해서다. 사랑도 기쁨도 슬픔도 모두 팬시상품처럼 예쁘게 포장돼 있고 로맨스의 공상적인 성격을 두드러지게 표현한다. 겨울이 시간적 배경은 아니지만, 포스터가 이야기하듯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영화다.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비현실적인 에너지가 <내사랑>의 단점을 감싸며 팬시상품 같은 감수성을 장점으로 뒤바꾸기 때문이다. <내사랑>은 <연애소설> <청춘영화>를 만든 이한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대학생 커플 소현(이연희)과 지우(정일우)는 소주잔을 나누며 사랑을 키운 커플이다. 소현은 과 선배 지우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를 짝사랑하고 있다. 사랑의 상처로 휴학했던 지우가 복학하자 소현은 용기를 내서 다가간다. 소주 한 잔이면 취해버리는 소현이 지우와 계속 만나기 위해 동원한 방법은 술 잘 마시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것. 처음에는 귀여운 후배로 소현을 만나던 지우 또한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수정(임정은)과 정석(류승룡)은 광고대행사에서 함께 일하는 선후배 사이다. 광고기획자인 수정은 홀아비 카피라이터 정석에게 푹 빠져 있다.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정석은 수정의 끊임없는 애정 공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수정과 함께 개기일식 이벤트를 기획하던 정석은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천천히 열기로 마음 먹는다. 진만(엄태웅)은 6년 만에 서울 땅을 밟는다. 헤어진 연인과의 약속 때문이다. 전 세계를 돌며 프리허그 운동을 하던 진만은 예전에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 번호의 새 주인이 된 수정에게 부탁해 개기일식이 있는 하루 동안만 전화를 빌려달라고 말한다.
<내사랑>은 옴니버스식 다중 플롯 구조로 이뤄진 영화다. 서로 다른 이유로 만나고 있고, 서로 다른 이유로 헤어졌지만 네 커플(혹은 세 커플과 한 남자)은 애틋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거부할 수 없는 짝사랑의 순수함과 떠나간 연인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이 교차되며 전개된다. 전화번호 때문에 진만과 수정이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처럼 서로 다른 에피소드의 이야기가 중첩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네 가지 에피소드는 거의 서로를 간섭하지 않으며 독자적으로 진행된다. 다중 플롯 구조로 만들어진 대표적 작품들인 <내쉬빌 Nashville> <매그놀리아 Magnolia> <크래쉬 Crash> 등이 지니고 있는 상호간섭의 세계관과는 다른 차원의 영화인 것이다.
<내사랑>이 <러브 액츄얼리 Love Actually>의 영향을 받은 다중 에피소드 구성의 로맨스 영화라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비슷한 컨셉으로 제작된 한국영화들과 비교하자면, <내사랑>은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일주일>보다 <새드무비>에 가까운 성격을 갖고 있다. 에피소드들이 독립적이라는 점과 각 에피소드를 묘사하는 방식이 비슷해서다. 사랑도 기쁨도 슬픔도 모두 팬시상품처럼 예쁘게 포장돼 있고 로맨스의 공상적인 성격을 두드러지게 표현한다. 겨울이 시간적 배경은 아니지만, 포스터가 이야기하듯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영화다.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비현실적인 에너지가 <내사랑>의 단점을 감싸며 팬시상품 같은 감수성을 장점으로 뒤바꾸기 때문이다. <내사랑>은 <연애소설> <청춘영화>를 만든 이한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
존 터틀타웁 | |||
니콜라스 케이지, 다이앤 크루거, 존 보이트 | |||
10.00 (참여:2명) | |||
5.00 (참여:2명) | |||
등록일 2007.12.17
미국에 엄청난 규모의 국부를 안겨준 지난 2004년 이후, 벤 게이츠(니콜라스 케이지)는 미국 전역을 돌며 각종 강연과 인터뷰로 바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벤은 아내인 애비게일(다이앤 크루거)과는 사사껀껀 말다툼으로 일관하다 현재 별거 중인 상태. 또한 벤의 절친한 동료인 라일리(저스틴 바사)는 엄청난 규모의 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자동차까지 압류된 상태다. 이런 벤에게 위기가 닥친다.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암살범인 존 윌커스 부스의 일기장에서 사라진 부분이 발견되고, 벤의 고조부가 엉겹결에 링컨 암살의 공모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순식간에 미국의 영웅 집안에서 매국노 집안으로 추락한 게이츠 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벤은 전세계에 퍼져 있는 실마리를 찾아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지를 누빈다.
벤 게이츠가 돌아왔다.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 National Treasure: Book of Secrets >(이하 <내셔널 트레져 2>)은 지난 2004년 개봉되어 전세계에서 무려 3억5천만 달러가 넘는 초특급 흥행 수입을 기록한 <내셔널 트레져 National Treasure>의 3년만의 속편이다. 미국 동부 지역으로 한정되었던 1편에 비해 전세계로 그 무대를 확대하고 액션이 더 강해지는 등 스케일이 커지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내셔널 트레져 2>는 1편을 충실하게 재연한다. <내셔널 트레져>가 미국의 고도들인 필라델피아, 보스턴, 뉴욕 등을 무대로 미국 건국 신화에 대한 재기발랄한 비틀기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면, <내셔널 트레져 2>가 건드리는 부분은 미국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에이브라함 링컨 암살기다. 프랑스에 남아있는 자유의 여신상, 영국 버킹검 궁과 백악관에 있는 두 개의 탁자 그리고 미국 대통령만이 볼 수 있다는 비밀의 책에서의 힌트를 통해 벤은 또 다시 엄청난 규모의 국부에 도달하게 된다. 동시에 게이츠 집안의 명예가 회복되는 것은 물론이다. 할리우드의 마이다스의 손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담당한 <내셔널 트레져 2>는 전편의 캐스트들과 스태프들이 그대로 참여하고 있다. <쿨 러닝 Cool Runnings> 이후 줄곧 디즈니에서 연출작을 내놓고 있는 존 터틀텁의 연출은 오락 영화로서는 그다지 흡잡을 것이 없게 <내셔널 트레져 2>를 뚝딱 만들어냈다. 그러나 아기자기한 직소 퍼즐을 푸는 것 같은 긴박감을 주었던 전작과는 달리 <내셔널 트레져 2>의 각본은 다소 설득력이 부족할 정도로 허점이 많다.(<내셔널 트레져 2>의 각본은 1편에 이어 테드 엘리어트와 테리 로시오 그리고 위벌리 남매가 담당했다) 1편이 차례 차례 수수께끼를 풀어야 최종 라운드까지 나아갈 수 있는 구성의 영화였다면, 2편은 이보다는 벤의 화끈한 액션에 조금 더 의존한다. 또한 벤 게이츠과 확실히 대결 구도를 이뤄야 할 악당 미치 윌킨슨의 애매한 캐릭터 설정도 <내셔널 트레져 2>의 약점이다. 그러나 니콜라스 케이지, 다이앤 크루거, 저스틴 바사 등 기존 삼총사의 파트너십은 '척하면 척' 일 정도로 훌륭하다. 1편에 비해 비중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다이앤 크루거의 애비게일과 저스틴 바사의 라일리는 벤의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존 보이트과 하비 카이틀 외에 영화에 새로 합류한 중견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더 퀸 The Queen>으로 그 해 전세계의 모든 영화제와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꿰찬 헬렌 미렌의 벤의 어머니인 에밀리 애플턴 역할로 출연하며, 에드 해리스가 악역 미치 윌킨슨 역할로 분해 <더 록 The Rock> 이후 11년 만에 니콜라스 케이지와 조우한다. |
같은 달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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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사쿠 켄타 | |||
쿠보즈카 요스케, 진관희, 쿠로키 메이사 | |||
7.58 (참여:52명) | |||
등록일 2007.12.17
외과 레지던트 테츠야(쿠보즈카 요스케)는 소꿉친구로 지내온 에미(쿠로키 메이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에미를 직접 고쳐주려고 의사가 된 테츠야는 늘 에미의 곁을 지키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테츠야는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에미를 같이 좋아했던 돈(진관희)이 얼마 남지 않은 수감 생활을 끝마치지 못하고 탈옥했다는 소식을 경찰로부터 듣는다. 돈의 탈옥은 에미가 보낸 한 통의 편지 때문에 발생한 것. 테츠야는 돈에게 여전히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에미를 보며 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한편, 경찰의 눈을 피해 도주를 감행하던 돈은 힘겹게 에미의 집을 찾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돈은 테츠야의 방해로 에미의 얼굴조차 볼 수 없고, 테츠야는 에미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갈수록 불안함을 느낀다.
츠치다 세기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한 <같은 달을 보고 있다 Under The Same Moon>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동갑내기 친구 테츠야와 돈의 이야기를 그린다. 테츠야와 돈은 어린 시절 자잘한 사건과 사고가 있을 때마다 서로를 지켜주던 절친한 친구 사이지만 심장병으로 시골에 요양을 온 에미를 만나면서부터 관계가 틀어진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달은 서로 다른 행동을 취하는 세 남녀의 모습 뒤에 빈번히 등장하며 이들의 엇갈린 사랑을 비교해 나간다. 뛰어난 그림 솜씨를 지닌 돈은 활활 타오르는 불을 화폭에 그려 넣으며 에미를 만나지 못하는 분노를 삭이고, 에미의 사랑을 의심하는 테츠야는 수술대 위에서 두근거리는 심장에 쉽게 칼을 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달을 보고 있다>는 부분적으로 보이는 무리한 설정들로 인해 정갈한 멜로 드라마로서의 매력을 상당수 잃어버렸다. 테츠야는 조직폭력배의 총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 돈을 아무렇지 않게 찾아내고, 돈은 가는 곳마다 지인을 만나 각종 역경을 헤쳐나가는 등 이야기 상의 허점이 영화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란도리 Laundry> <고 Go>의 쿠보즈카 요스케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테츠야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무간도 Infernal Affairs>의 소년 유견명으로 출연한 진관희가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이는 돈으로 출연한다. <같은 달은 보고 있다>의 연출은 <의리없는 전쟁 Battles without Honor and Humanity> <배틀 로얄 Battle Royale>로 유명한 후카사쿠 킨지의 아들인 후카사쿠 겐타가 맡았다. |
앨빈과 슈퍼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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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힐 | |||
제이슨 리, 로스 바그다사리언 주니어 | |||
8.80 (참여:15명) | |||
등록일 2007.12.17
LA의 유명 음반사 로비. 도시 외곽 숲 속의 나무에서 살던 다람쥐 앨빈과 사이먼, 테오도르는 살던 나무가 잘려나가는 바람에 얼떨결에 음반사 로비에 놓인 트리 위에서 살게 된다. 어느날, 세 마리의 다람쥐는 음반사 사장에게 된통 당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작곡가 데이브의 가방으로 뛰어든다. 덕분에 데이브는 얼떨결에 세 마리의 다람쥐와 동거 생활을 하게 된다. 함께 살면서 세 마리 다람쥐의 음악적 재능을 알게 된 데이브는 이들을 ‘앨빈과 슈퍼밴드’라는 이름의 힙합 가수로 데뷔시키는데, 이들은 곧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그런데 ‘앨빈과 슈퍼밴드’는 자신들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매니저 역할까지 도맡은 데이브의 간섭을 귀찮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앨빈과 슈퍼밴드 Alvin and The Chipmunks>의 시작은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8년 작곡가이자 뮤지션인 로스 바그다서리언은 '앨빈과 칩멍크스 Alvin and The Chipmunks'라는 세 명의 다람쥐로 이루어진 밴드를 만들어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시작한다. '앨빈과 칩멍크스'는 쇼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기 시작하고, 발표한 노래는 그래미상까지 수상하며 빅 히트를 기록해 대중적인 팝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된다. 쇼 프로그램에서는 로스 바그다서리언이 데이브로 출연하고, '앨빈과 칩멍크스' 밴드의 세 다람쥐 앨빈과 사이먼, 테오도르는 인형으로 출연했다. 이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앨빈쇼> 시리즈가 1961년 가을 편성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된다. <앨빈과 슈퍼밴드 Alvin and The Chipmunks>는 이 만화를 영화화한 것이다. <앨빈과 슈퍼밴드>는 귀여운 다람쥐 캐릭터와 통통 튀는 이야기 구조로 재미를 선사한다. 자신만만하고 겁 없는 리더 앨빈을 비롯, 머리 좋은 사이먼, 귀엽고 순수한 테오도르까지 눈길을 끄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기발한 이야기로 눈길을 끈다. 앨빈과 슈퍼밴드의 연주와 노래는 잔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가족 관객을 겨냥한 듯 더빙판에서는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희철, 신동이 가각 다람쥐 앨빈, 사이먼, 테오도르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앨빈과 슈퍼밴드>는 겨울 방학 시즌 아이들을 위한 영화로는 훌륭한 선택이 될 듯하다. |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티앙 카리옹 | |||
다이앤 크루거, 벤노 퓨어만 | |||
9.28 (참여:269명) | |||
등록일 2007.12.17
1차 세계 대전 중 독일과 프랑스, 영국 세 나라가 접전을 벌이는 한 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 북부에서 100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를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인 영국군과 프랑스군, 독일군.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들은 잠시 서로를 향해 겨누던 총을 내려놓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한다. 베를린 오페라 하우스 소속의 독일인 베테랑 테너 슈프링크(벤노 퓨어만)는 스코틀랜드의 팔머 신부 (게리 루리스)의 백파이프 반주에 맞춰 캐롤을 부른다.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 위험한 전쟁터를 찾아온 소프라노 안나(다이안 크루거)도 연인과 호흡을 맞춰 캐롤을 불러 온기를 더한다. 음악에 취한 세 나라의 군인들은 임시 휴전을 맺고 크리스마스 이브를 만끽한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함께 보낸 세 국가의 군인들은 다음날부터 서로가 적군이라는 사실에 새삼 혼란을 느끼게 된다.
<메리 크리스마스 Joyeux Noel>은 이브 뷔페토의 저서 [플랑드르와 아르투아의 전쟁 1914-1918]에 ‘1914년 믿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라는 소제목으로 실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영화는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던 군인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인간으로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재현해낸다.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잃지 않은 군인들의 모습이 서정적인 음악과 어우러져 한 편의 시처럼 표현된다. 크리스티앙 카리옹 감독이 몇 년 동안 철저한 준비 끝에 만든 <메리 크리스마스>는 2006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과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메리 크리스마스>는 독일, 프랑스, 영국, 세 나라가 대치한 상황을 그린 영화답게 스탭도 다국적으로 구성됐다. 2001년 <봄을 전하는 제비 Une Hirondelle A Fait Le Printemps, One Swallow Brought Spring>로 데뷔한 크리티앙 카리옹 감독은 프랑스 출신이며, 베를린 오페라 하우스의 테너였던 슈프링크와 그의 연인 안나로 출연한 벤노 퓨어만과 다이안 크루거는 독일 출신. 프랑스군의 오드베르 중위 역은 프랑스의 기욤 카네가, 백파이프를 멋들어지게 불어 깊은 인상을 남긴 팔머 신부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게리 루리스가 맡아 영화의 컨셉을 충실히 살려낸다. |
이토록 뜨거운 순간
에단 호크 | |||
마크 웨버, 제시 해리스, 로라 린니 | |||
8.28 (참여:18명) | |||
6.00 (참여:1명) | |||
등록일 2007.12.17
열네 살에 SF 판타지 <컴퓨터 우주탐험 Explorers>으로 데뷔해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 <얼라이브 Alive: The Miracle of the Andes>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와 같은 영화들로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한 에단 호크는 그러나 배우 아닌 또 다른 꿈이 있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1996년 그는 꿈을 이루었다. 그가 태어난 뜨거운 도시 “‘텍사스’를 뜻하는 동시에 가장 뜨거운 감정 상태를 표현한” 제목의 책 [이토록 뜨거운 순간 The Hottest State]을 내놓은 것이다. 20대 에단 호크의 개인적 경험을 듬뿍 녹여 넣은 [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한 남녀의 뜨거운 사랑을 축으로 젊음의 열기와 혼란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마릴린 먼로, 제니스 조플린, 테네시 윌리엄스가 머물렀고 섹스 피스톨즈의 리더 시드 비셔스가 여자 친구인 낸시를 살해한 곳이기도 한 뉴욕의 전설적인 호텔, 첼시를 배경으로 한 디지털 영화 <첼시 호텔 Chelsea Walls>(2001)을 연출한 에단 호크는 다음 연출작으로 자신의 소설 데뷔작(이후 그는 또 다른 소설 [웬즈데이]를 내놓았다)을 선택했다.
텍사스 출신의 배우 지망생 윌리엄(마크 웨버)은 연기를 위해 삶의 터전을 뉴욕으로 옮긴다. 그리고 동네 바에서 가수 지망생 사라(카타리나 산디노 모레노)를 만나 한 눈에 사랑에 빠진다. 장난처럼 시작된 이들의 사랑은 윌리엄이 영화 촬영을 위해 떠난 멕시코에서 뜨겁게 타오른다. 윌리엄과 그를 따라 멕시코로 향한 사라는 일주일 간 호텔 방에 틀어박혀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열기는 결국 식게 마련. 홀로 한 달간의 영화 촬영 일정을 끝내고 뉴욕으로 돌아온 윌리엄은 사라의 눈빛이 예전 같지 않음을 감지한다. 홀로 있을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며 윌리엄을 밀어내는 사라와 그런 사라를 놓아주고 싶지 않은 윌리엄. 뜨거운 순간은 잠시, 차디찬 냉기만이 남은 연인의 다툼은 그렇게 시작된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스무 살 청춘 남녀의 진한 사랑을 통해 세상의 모든 ‘관계’에 대해 되묻는다.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멀어지는 사라 때문에 상처 입은 윌리엄은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난 아버지 빈스(에단 호크)를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는 어머니 제시(로라 리니)도 만난다. 정서적 소통보다 육체적으로 더 끌렸던 예전 여자친구 사만다(미셸 윌리엄스)와도 다시 만날 시도를 한다. 여기에 늘상 삐걱거리기만 하는 사라와 그녀의 어머니가 또 다른 관계 축으로 등장한다. 열병 같은 사랑 이후 홀로 남겨진 윌리엄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일방적 열정으로 꾸려지는 것이 아님을, 꽉 조여 서로를 안은 포옹만큼 적당한 거리를 둔 발걸음 사이에서도 생겨나는 것임을 조용히 깨닫는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스무 살 청년의 지독한 연애담, 이를 통한 지독한 성장통이다. 소설 속에서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떠났던 윌리엄과 사라는 영화로 옮겨와 멕시코로 여행지를 바꿨다. 에단 호크는 “파리의 로맨틱함도 좋지만, 이미지 안에서 ‘열기’가 느껴지게 하기 위해” 촬영지를 멕시코로 최종 선택했다. 그렇게 태어난 멕시코의 풍광은 원색 이미지와 더불어 숨이 턱턱 막힐 만큼 더운 기운을 영화에 불어넣는다. 물론 <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멕시코의 풍광 이외에도 아름다운 영상들을 영화 곳곳에 쟁여두고 있다. 또한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를 작곡한 제시 해리스가 만들어낸 음악 선율들은 때론 감미롭고 때론 격정적으로 영화를 뒤흔든다. <첼시 호텔>에 출연한 바 있는 마크 웨버가 또 다시 에단 호크와 호흡을 맞춰 윌리엄을 연기했고, 조슈아 마스턴 감독의 <기품 있는 마리아 Maria Full of Grace>에 출연한 콜럼비아 출신 배우 카타리나 산디노 모레노가 사라를 연기했다. 에단 호크는 윌리엄의 아버지 빈스로 등장한다. |
<택시 블루스> - 서울의 우울한 블루스 |
등록일
2007.12.17
최하동하 감독의 <택시 블루스>는 감독이 직접 택시 운전사로 일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하며 사납금을 채워야 했던 최하동하 감독의 고군분투와 온갖 추태를 일삼는 승객들의 천태만상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겨 있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곳은 한 평 남짓한 택시 안. 술에 취한 승객들은 자신의 집이 어딘지 모른 채 중얼거리며,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최하동하 감독이 보는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구타한다.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괜한 시비를 거는 남자들이 있는가 하면, 성형수술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여자들도 있다. 최하동하 감독은 그저 한 명의 승객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서울의 거리를 달리고 또 달린다.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 일주아트하우스작가지원 펀드로 만들어진 <택시 블루스>의 제작 방식은 약간 특이하다. <택시 블루스>는 카메라를 택시 안에 설치 한 뒤 승객의 동의를 구해 촬영하는 방식으로 제작됐지만, 승객이 촬영 허가를 내리지 않는 경우엔 배우들을 통해 이를 재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건과 사고를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는 점에서 <택시 블루스>는 기존 다큐멘터리 문법에 다소 어긋나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최하동하 감독이 선택한 이 방법은 택시를 타는 서울 시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최상의 선택으로 보여진다. 최하동하 감독이 택시 운전을 통해 경험한 세상은 결코 아름다운 곳이 아니다. 처제와 가진 부정을 최하동하 감독에게 자랑 삼아 늘어놓는 사람도 있고, 남편과 더 이상 못살겠다며 시어머니에게 울며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다. <택시 블루스>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오가며, 다큐멘터리 제작 방식만 고집했더라면 담아내지 못했을 장면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최하동하 감독은 <택시 블루스>를 촬영하기 위해 택시 운전사가 된 사람이 아니라, 택시 운전을 하다 영화를 기획하게 된 사람이다. <택시 블루스>에는 다양한 화각으로 찍은 승객들의 모습 이외에도 택시 기사로서의 울분과 고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반적인 택시 기사들은 하루 10만여 원의 사납금을 택시회사에게 건네주고 나면 생계조차 불가능한 실정. 최하동하 감독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면서도 초과근무를 이어나가고, 일이 끝난 후에도 택시처럼 작은 방안에서 잠을 청하며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다. 장거리 고객이 많은 장소를 다른 택시기사에게 말해주면 안 된다는 최하동하 감독의 고백, 악덕 사주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분신 자살을 감행하는 다른 택시 운전기사의 모습이 영화의 중간중간에 파고드는 것은 물론이다. 독립영화전용상영관인 인디스페이스에서 단관 개봉하는 <택시 블루스>는 올 겨울에 만날 수 있는 가장 슬픈 영화 중 하나다.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 일주아트하우스작가지원 펀드로 만들어진 <택시 블루스>의 제작 방식은 약간 특이하다. <택시 블루스>는 카메라를 택시 안에 설치 한 뒤 승객의 동의를 구해 촬영하는 방식으로 제작됐지만, 승객이 촬영 허가를 내리지 않는 경우엔 배우들을 통해 이를 재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건과 사고를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는 점에서 <택시 블루스>는 기존 다큐멘터리 문법에 다소 어긋나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최하동하 감독이 선택한 이 방법은 택시를 타는 서울 시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최상의 선택으로 보여진다. 최하동하 감독이 택시 운전을 통해 경험한 세상은 결코 아름다운 곳이 아니다. 처제와 가진 부정을 최하동하 감독에게 자랑 삼아 늘어놓는 사람도 있고, 남편과 더 이상 못살겠다며 시어머니에게 울며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다. <택시 블루스>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오가며, 다큐멘터리 제작 방식만 고집했더라면 담아내지 못했을 장면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최하동하 감독은 <택시 블루스>를 촬영하기 위해 택시 운전사가 된 사람이 아니라, 택시 운전을 하다 영화를 기획하게 된 사람이다. <택시 블루스>에는 다양한 화각으로 찍은 승객들의 모습 이외에도 택시 기사로서의 울분과 고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반적인 택시 기사들은 하루 10만여 원의 사납금을 택시회사에게 건네주고 나면 생계조차 불가능한 실정. 최하동하 감독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면서도 초과근무를 이어나가고, 일이 끝난 후에도 택시처럼 작은 방안에서 잠을 청하며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다. 장거리 고객이 많은 장소를 다른 택시기사에게 말해주면 안 된다는 최하동하 감독의 고백, 악덕 사주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분신 자살을 감행하는 다른 택시 운전기사의 모습이 영화의 중간중간에 파고드는 것은 물론이다. 독립영화전용상영관인 인디스페이스에서 단관 개봉하는 <택시 블루스>는 올 겨울에 만날 수 있는 가장 슬픈 영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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