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주차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12. 12. 08:55

7.12/10
103명 참여
4.67/10
3명 참여
색즉시공 시즌 2
시사회·이벤트
감독  : 윤태윤
출연  : 임창정, 송지효
상영시간  : 115분
장르  :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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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M/V 메이킹
7.53/10
371명 참여
5.67/10
3명 참여
싸움
감독  : 한지승
출연  : 설경구, 김태희
상영시간  : 102분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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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메이킹
8.16/10
73명 참여
나는 전설이다
감독  :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 윌 스미스
상영시간  : 97분
장르  :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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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2007년 12월 13일

4.63/10
8명 참여
5.50/10
2명 참여
파리에서
감독  : 크리스토프 오노레
출연  : 로맹 뒤리스, 루이스 가렐
상영시간  : 92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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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8.98/10
181명 참여
7.33/10
3명 참여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감독  : 곤 사토시
출연  : 에모리 토루, 오카모토 아야, 우메가키 요시아키
상영시간  : 91분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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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7.55/10
82명 참여
아르헨티나 할머니
감독  : 나가오 나오키
출연  : 야쿠쇼 코지, 스즈키 쿄카, 호리키타 마키
상영시간  : 111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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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4.00/10
3명 참여
6.67/10
3명 참여
다즐링 주식회사
감독  : 웨스 앤더슨
출연  : 오웬 윌슨, 에드리언 브로디, 제이슨 슈왈츠먼, 아마라 카렌, 월레스 우로다스키
상영시간  : 104분
장르  : 모험, 코미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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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색즉시공 시즌2> - 더욱 노골적인 풍기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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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2.10

만년 고시생 은식(임창정)은 수영부 선수 경아(송지효)를 새로운 여자친구로 맞아들였다. 법전보다 성에 관심이 많은 은식은 경아에게 줄곧 잠자리를 요구하지만, 경아가 동의하지 않아 매일 가슴만 태우며 살아간다. 한편 은식의 친구 성국(최성국)은 차력동아리를 접고, ‘K-1 이종격투기’ 동아리를 창설한다. 은식의 불평불만을 들은 성국은 부원들과 함께 은식을 도우려 애쓰지만, 경아의 눈총만 살뿐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하루라도 바람 잘날 없던 은식과 경아 커플 사이에 검사 출신의 기주(이상윤)가 나타나면서, 은식은 경아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받는다. 급기야 경아의 어머니(김청)가 은식을 찾아와 경아를 그만 만나달라고 부탁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학생 은식의 좌충우돌 성생활기 <색즉시공>이 5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시즌 2’라는 꼬리표를 단 이번 영화는 전국 400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전작을 벤치마킹하듯 여배우들의 과감한 노출과 화장실 코미디로 전반을 구성하고 눈물 코드로 후반을 마무리하는 구성을 보인다. 전편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노출의 강도는 세어지고, 지저분했던 화장실 코미디는 다소 수그러들었다는 것. 또한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 <썸>의 송지효가 임창정의 상대역으로 출연한다는 것이 <색즉시공 시즌2>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섹스코미디를 표방하는 <색즉시공> 시리즈의 매력은 단순 명료하다.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대학생들의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노골적인 볼거리들로 관객의 숨겨진 욕망을 자극한다는 것. <색즉시공 시즌2>는 수영장과 해수욕장을 무대로 빈번한 노출신을 등장시키고, 새로운 남녀의 출연으로 위기를 맞는 은식-경아 커플, 성국-유미(유채영) 커플의 한바탕 소동으로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나간다.

<색즉시공 시즌2>의 주연배우는 분명 임창정과 송지효지만, 조연으로 등장하는 최성국과 신이 그리고 유채영이 ‘오버 연기’를 제대로 소화해내며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간다. 특히 난폭한 언어를 구사하는 수영부 감독 유미 역의 유채영은 <색즉시공 시즌2>의 웃음제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종격투기 동아리와 수영부가 함께 떠나는 합숙훈련 장면, 대학교과 술집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해프닝들, 후반부를 장식하는 이종격투기 장면은 은식과 경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와 별개로 진행돼 아쉬움을 남긴다. 여성의 시선을 철저히 배제한 채 남성 위주의 성적 판타지로 이야기를 직조하고, 트랜스젠더 등 성적소수자를 코미디의 소재로 가볍게 다뤘다는 것은 <색즉시공 시즌2>가 모든 이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만한 섹스코미디로서의 한계를 보여준다.








<싸움> - 남녀상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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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2.10

불 같은 연애 후 결혼에 골인한 곤충학 교수 상민(설경구)과 유리공예가 진아(김태희). 하지만 이들의 호시절은 오래 가지 않는다. 남의 일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상민의 무신경한 태도는 진아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하고, 결국 상민과 진아는 성격 차이로 이혼을 택한다. 홀로서기 후 각자의 길을 가던 상민은 문득 무엇인가를 깨닫는다.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괘종시계의 금색 추를 진아가 가져가 버린 것인데. 감정의 앙금이 여전한 상태에서 이들은 재회하고, 결국 진아는 상민에게 폭발하기에 이른다.

영화의 시작. 번화한 쇼핑몰 광장에서 대치 중인 두 남녀를 호기심 어린 스테디 캠이 훑는다. <싸움>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두 남녀의 육박전을 기대하게 할 무렵, 남자는 여자에게 갑작스러운 사랑 고백을 한다. 이들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의 진정한 시작은 그 이후부터. 얼마 후 이혼을 택한 두 남녀의 관계를 살벌하기 짝이 없고, 결국 이들은 생사를 건 전쟁의 길로 접어든다. <찜> <하루> 그리고 감우성, 손예진 주연의 TV 드라마 <연애시대>의 한지승 감독이 연출한 <싸움>은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Mr & Mrs. Smith> 혹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마이클 더글라스와 캐서린 터너가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부부로 출연하는 <장미전쟁 The War of the Roses>을 떠올리게 한다. 위 두 영화처럼 한지승 감독은 <싸움>을 통해 남녀간의 싸움을 또 하나의 소통의 형태이자 사랑 표현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로맨틱 드라마에 일갈한 한지승 감독의 실력은 <싸움>에서도 여전하다. 설경구와 김태희라는 배우의 매력과 장점들에서 기초한, 실제 두 연인의 마음 속에 있을 법한 심리를 자유자재로 뽑아낸다. '하드보일드 액션코미디'라는 거창한 영화의 홍보 문구처럼 <싸움>에서 두 남녀가 벌이는 싸움은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 그러나 상대를 향한 반응이 이토록 과한 이유는 그만큼 상대에 대한 애정이 강하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을 더 이상 화합이 불가능한 상태까지 밀어 넣은 영화는 이후 둘의 감정 변화에 집중한다. 그러나 <싸움>은 지나치게 두 주인공의 에피소드에만 의존한다. 줄기차게 싸워대며 등을 돌린 두 주인공이 극 말미 화해하게 되는 과정과 결말은 뜬금없이 보일 정도다. 또한 극 중 등장하는 PPL은 극의 몰입에 방해가 될 정도로 과도, 과다하다.

설경구와 김태희의 연기 호흡은 나쁘지 않다. 상민 역의 설경구는 로맨틱 드라마 <사랑을 놓치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등과는 또 다른 생활인 연기를 편하게 보여준다. 영화 데뷔작 <중천>으로 몰매를 맞았던 김태희의 연기도 이번에는 그럭저럭 합격 점을 받을만하다. 문제는 둘 사이의 화학반응의 부재다. 설경구가 연기하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듯한 능구렁이 상민과는 달리 김태희의 진아는 왠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 사랑과 결혼, 헤어짐과 이혼 그리고 그 후 폭풍을 연기하기에 김태희는 아직 시기적으로 이르다.








<나는 전설이다> - 살아남은 자의 절대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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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2.10

2012년, 핵전쟁으로 전 세계가 폐허가 된 가운데 휘황찬란하던 뉴욕 거리도 다 타버린 건물들의 잔해만 남아 있다. 전 인류가 멸망한 듯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거리에 스테이션왜건을 타고 질주하는 단 한 명의 생존자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이다. 핵전쟁이 일어나기 전 과학자로 일했던 그는 자신이 지구에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일지 모른다고 두려워하면서도 또 다른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품은 채 매일 라디오 방송을 송신한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나타난 흡혈귀들로 가득하다. 야행성인 흡혈귀들의 위협을 피해 낮에는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도시를 질주하고 밤에는 애타게 라디오 방송을 송신하는 네빌. 3년간 애타게 무선 라디오 방송을 송신한 결과, 네빌은 또 다른 생존자들과 만나게 되지만 미래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네빌에게 남겨진 숙제는 면역체를 가진 자신의 피를 이용해 백신을 만들어 인류의 미래를 이어가는 것. 지구와 인류를 위해 네빌은 인류 최후의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묵시록적인 종말론을 다루고 있는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 [나는 전설이다]가 세 번째로 영화화됐다. SF 공포소설 [나는 전설이다]는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The Night of the Living Dead>나 <28일 후 28 Days Later…> 등의 좀비영화에 커다란 영향을 준 작품. 1964년 우발도 라고나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지구 최후의 생존자 The Last Man on Earth>과 보리스 사갈 감독이 연출한 1971년작 <오메가 맨 The Omega Man>에 이어 <콘스탄틴 Constantine>의 프랜시스 로렌스가 매드슨의 전설적인 공포소설을 다시 영화로 옮겼다.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은 원작소설이 지닌 암울하고 고독한 종말론의 기운과 홀로 남은 주인공의 복잡한 내면 세계를 SF 블록버스터의 외형과 공존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전의 두 편이 표현해내지 못한 폐허의 거리를 완벽하게 묘사한 <나는 전설이다>는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도시라 할 수 있는 뉴욕을 마치 19세기의 황량한 서부처럼 바꿔놓았다.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로 원작의 시각적 상상력을 화면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문제는 리처드 매드슨이 이전 작품들에 대해 지적했던 것처럼 주인공이 느끼는 절대 고독을 얼마나 무게감 있게 표현하느냐다. 정식 개봉 전 가진 시사 결과, 평론가들은 절대적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국내 관객들은 12월 12일부터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파리에서> -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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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2.10

여기 형제가 있다. 형 폴(로맹 뒤리스)은 한 여자와 진지하게 연애하는 타입이고 동생 조나단(루이 가렐)은 쉽게 여자들과 만나 부담없이 노는 바람둥이 스타일이다. 그런데 폴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시골에서 함께 살던 안나(조아나 프레이스)와 크게 다툰 뒤 헤어져 아버지와 동생 조나단이 사는 파리로 돌아온다. 실연의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우울증에 빠져 방구석에 박혀 있는 폴을 보다 못한 동생 조나단이 형을 데리고 파리 시내로 나간다.

<파리에서 Dan Paris>는 판이하게 다른 형제의 사랑 이야기를 경쾌한 톤으로 풀어놓는다. 한 여자와 진지하게 사랑하고 헤어진 후에는 그녀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형 폴과 여자들을 쉽게 만나 가볍게 즐기고 쉽게 헤어지는 동생 폴의 사랑법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매사에 너무 진지한 형을 이해하지 못하는 동생 조나단의 이야기와 언제나 장난스럽고 가볍기만 한 동생을 이해하기 어려운 형 폴 사이의 간격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차차 좁혀져간다. 이처럼 <파리에서>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사람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발랄하게 풀어낸다.

삶의 태도가 완전히 다른 두 형제의 이야기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더욱 빛난다.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바르셀로나 대학의 기숙사에서 문화 충돌을 겪는 내용의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The Spanish Apartment>와 2005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인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De battre mon coeur s'est arr?t?>에서 열연한 로맹 뒤리스는 우울한 표정으로 실연의 아픔에 고통받는 폴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낸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 The Dreamers>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루이 가렐이 쉽게 연애하고 쉽게 헤어지는 가벼운 남자 조나단을 맡아 로맹 뒤리스와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내며 영화를 경쾌하게 이끌어나간다. <파리에서>는 <사랑의 노래 Les Chansons d’Amour>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한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이 2006년에 만든 영화로, 그 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소개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 버려진 아기의 부모찾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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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2.10

세 명의 노숙자가 크리스마스에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다. 술과 도박으로 인생을 탕진한 긴(에모리 토루), 아름답지 못한 외모로 클럽에서 버림받은 하나(우메가키 요시아키), 십대 가출소녀 미유키(오카모토 아야)는 먹을 것을 찾아 사방을 헤집고 다니던 중 추위 속에 떨고 있는 갓난 아이를 발견한다. 이들은 갓난 아이에게 키요코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아이를 버린 이유를 듣기 위해 키요코의 부모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키요코와 함께 한 이들의 여정은 순탄치 않다. 어렵게 찾은 키요코의 집은 이미 흔적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폐허가 돼버렸고, 긴과 하나 그리고 미유키는 아이를 병원에서 훔친 유괴범으로 오해를 사게 된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키요코의 부모 찾기를 멈추지 않은 노숙자 3인방은 이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기적을 만나게 된다.

<퍼펙트 블루 Perfect Blue> <파프리카 Paprika>의 곤 사토시 감독이 연출을 맡은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Tokyo Godfathers>(이하 ‘크리스마스’)은 버려진 아이의 부모를 찾아나선 세 노숙자의 여정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크리스마스>는 일본 도쿄의 뒷골목을 배회하는 노숙자 3인방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지만, 키요코의 부모를 찾아가는 이들의 행보가 우연의 연속으로 진행돼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도박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가족을 떠난 긴은 우연히 사랑하는 자신의 딸인 키요코(<크리스마스>에는 총 3명의 키요코가 등장한다)를 만나고, 미유키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조직폭력 암살사건에 휘말려 인질로 끌려간다. 또한, 하나가 도로에서 잡는 택시운전사는 언제나 같은 사람인데, 이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만 설명되기 힘들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 전개지만, 곤 사토시 감독은 크리스마스라는 들뜬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일련의 사건들을 매끄럽게 봉합시키는 연출력을 과시한다. 긴과 하나 그리고 미유키가 가진 각각의 사연들이 ‘키요코 부모찾기 프로젝트’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 점도 <크리스마스>의 구성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부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현실에 있을 법한 판타지로 풀어내 그 감동을 더한다. <크리스마스>는 TV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Cowboy Bebop>의 노부모토 케이코가 극본을 맡았으며, 빼곡한 간판이 들어찬 현대 도쿄의 모습은 TV 애니메이션 <카드캡터 체리>를 제작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매드하우스’가 만들었다.










<아르헨티나 할머니> - 우리 동네엔 괴짜 할머니가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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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2.10

18세의 소녀 미츠코(호리키타 마키)에게 고난이 닥친다. 지병을 앓던 어머니가 숨을 거두고, 아버지 사토루(야쿠쇼 코지)가 아무런 말없이 사라져버린 것. 미츠코는 홀로 어머니의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미츠코는 아버지가 동네의 괴짜 여인 유리(스즈키 쿄카)와 함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르헨티나 할머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유리는 온갖 악취를 풍기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기이한 행동을 일삼아 오랫동안 미츠코의 혐오 대상으로 손꼽혀온 사람. 하지만 사랑하는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유리가 살고 있는 저택을 찾아간 미츠코는 유리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알 수 없는 포근함을 느낀다.

<아르헨티나 할머니 Argentine Baba>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가출한 아버지를 찾아나선 미츠코가 괴짜 할머니 유리를 만나게 되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여유를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 [아르헨티나 할머니 Argentine Baba]의 삽화를 그렸던 요시토모 나라가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와 엔드 크레딧을 담당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아르헨티나 할머니>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원작의 분위기를 스크린에 그대로 옮기는데 주력한다. 유리가 살고 있는 ‘아르헨티나 빌딩’은 허허벌판에 위치해 신비스런 느낌을 자아내며, 파스텔 톤으로 촬영된 영화의 색감은 원작이 가진 따뜻하고 평온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영화는 주인공 미츠코가 치료원에서 일하며 짝사랑을 시작하는 등 소소한 설정의 차이만 있을 뿐, 상처를 치유해가는 미츠코의 일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원작과 그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간결하고 담담한 문체의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기다 보니, 이야기가 기복 없이 전개돼 지루함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사실. 또한 과도하게 사용된 탱고 음악이나 예쁘장하게만 그려진 유리의 모습은 원작과 그 차이가 상당해 괴리감을 불러일으킨다. CF 감독 출신인 나가오 나오키 감독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치유와 소통을 유려한 화면 속에 그려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원작의 담백한 태도까지는 담아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일본의 대표적인 국민배우로 손꼽히는 야쿠쇼 코지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두려움과 상실감을 동시에 느끼는 사토루 역을 톡톡히 소화해내며,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Crying Out Love, in the Center of the World>,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 Always - Sunset on Third Street>의 호리키타 마키가 아르헨티나 빌딩의 일원이 되어가는 미츠코를 자연스럽게 연기해낸다.








<다즐링 주식회사> - 콩가루 형제의 자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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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2.10

아버지 장례식 이후 1년 동안 연락도 않던 삼형제가 난데없이 인도 열차(‘다즐링 주식회사’라 불린다)에 몸을 실었다. 맏형 프랜시스(오언 윌슨)의 제안으로 인도로 향한 피터(애드리안 브로디)와 잭(제이슨 슈왈츠먼). 오토바이 사고로 만신창이가 프랜시스와 임신한 아내와 이혼하고 싶은 피터, 별 죄책감 없이 매일 여자 친구의 음성사서함을 엿듣는 잭은 그렇게 여행을 시작한다. 이들 여행에 붙여진 이름은 일명 ‘참된 나를 찾기 위한 영적 순례’. 하지만 ‘영적 순례’에 동참하기엔 이들 형제는 철딱서니가 너무 없다. 사고로 죽음의 문턱을 밟고 왔다는 프랜시스는 여전히 제멋대로 동생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강압하고 아버지 유품을 멋대로 쓰고 있는 피터는 소심증 안에 과격한 속내를 품고 있다. 거기다 잭은 열차 여승무원을 꼬시느라 여념이 없다. 열차 위에서 쉬지 않고 갖은 사고를 치던 삼형제. 결국 이들은 기차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만다.

문제 삼형제의 인도 여행기 <다즐링 주식회사 The Darjeeling Limited>는 이 지점에서 또 다른 여행을 마련해두고 있다. 아버지의 유품이 든 가방 11개를 이고 지고 걷던 이들은 우연히 인도 소년들의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그곳에서 한 소년의 죽음과 만난다. 소년의 장례식을 위해 한 마을에 머물게 된 삼형제는 이어 어머니가 머물고 있는 인도 오지의 수도원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철이 들어간다. <다즐링 주식회사>는 몸은 어른이나 정신은 철부지인 삼형제의 ‘정서적 성장담’,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지 못하던 형제의 ‘마음 허물기 과정’이다. 전작 <로얄 테넌바움 The Royal Tenenbaums>으로 ‘콩가루 가족’에 관한 유쾌한 기록을 남긴 웨스 앤더슨 감독은 “기차 여행을 하는 삼형제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다즐링 주식회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각본가 로만 코폴라와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Rushmore>로 인연을 맺은 배우 제이슨 슈왈츠먼과 함께 인도 기차여행을 하며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

직접 경험한 여행담이 묻어 있는 탓에 <다즐링 주식회사>는 인도 열차여행에 관한 구체적인 묘사와 흥미로운 사건이 가득하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빛나는 삼형제의 좌충우돌 또한 자잘한 웃음을 만들어내며 영화에 생기를 더한다. 하지만 다소 과장된 설정 역시 적지 않다. 삼형제가 철이 드는 계기가 되는 인도 소년의 죽음은 앞뒤 사건과 어떤 연관 고리도 찾을 수 없이 급작스럽고 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가방을 비롯, 여러 영화적 상징들이 직설적으로 영화의 주제를 대변한다. 또한 기승전결의 또렷한 이야기 구조를 따르지 않는 이야기 줄기는 자칫 영화를 지루하게 만들 위험을 안고 있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에 항상 얼굴을 내미는 ‘웨스 앤더슨 사단’은 <다즐링 주식회사>에도 여전하다. 웨스 앤더슨과 대학 때부터 인연을 쌓아온 오언 윌슨과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이후 줄곧 친구로 지내온 제이슨 슈왈츠먼이 각각 맏형과 막내를 연기하고,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로얄 테넌바움>은 물론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The Life Aquatic with Steve Zissou>에서도 웨스 앤더슨과 함께 한 빌 머레이가 깜짝 등장했다. <로얄 테넌바움>과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의 안젤리카 휴스턴 역시 삼형제의 엄마로 잠시 얼굴을 비춘다. 반면 웨스 앤더슨이 “오래 전부터 언젠가 꼭 한번 영화 작업을 함께 하고 싶었다”는 애드리언 브로디는 <다즐링 주식회사>로 처음 이들과 호흡을 맞췄다. 또 <다즐링 주식회사>의 ‘영화 속 영화’ 혹은 ‘번외편’으로 볼 수 있는 단편 <호텔 슈발리에 Hotel Chevalier>에는 ‘잭’ 제이슨 슈왈츠먼과 나탈리 포트먼이 함께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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