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주, 개봉영화 리뷰~

정보공유/영화 2007. 2. 7. 09:41

언제나 찾아오는 수요일 아침입니다.

새해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자기 길을 가겠다고 퇴사하는 이들이 제 주위에 많이 있답니다.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내꿈은 머지 하는 생각이 자꾸 저를 괴롭히네요 ^^*

힘든마음 독서와 함께 다시 내애인이 되어버린 소주와 함께 달래고 있답니다. ㅎㅎ
행복한일과 즐거운일은 항상 한꺼번에 오는것처럼, 슬픈일과 힘든일도 한꺼번에 다가오는것 같아요,
아침부터 기운안나는 말로 시작해 버렸네요,

어제 밤 꿈엔 응아 하는 꿈을 꿨답니다.
그래서 꿈해몽 검색해보니, 응아를 손으로 만져야(으악?) 지 돈이 들어오는 꿈이라네요,

그래도 퇴근길, 로또 사는건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제가 다음주 수요일부터 영화리뷰를 안쓴다면 로또 1등 되었구나 생각해주세요 ~

히힛^^*

이번주 개봉영화중 맘에 드는 작품 있나요?
저는 바람 피기 좋은날이 가장 눈에 들어오네요, 살랑살랑 여왕의 계절 봄도 다가오니 그런것같아요,,
그리고 김혜수,이민기,이종혁,윤진서 4명 캐릭터가 정말 맘에 들어서
영화내용이 별로라도 함 봐주고싶은..ㅋ

수욜만 되면 왠지 주말 계획을 세워야만 할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주는 미용실에가서 머리 스탈을 바꿔볼까, 아님, 멀리있는 친구얼굴보러 혼자 여행을 가볼까,
이런저런 생각들만 많답니다.

이렇게 생각만 많으면 꼭 집에서 구르기를 하게 되죠 ^^*

즐거운 주말계획 생각해보시구요, 오늘도 신나는 하루 보내세요 ~

Aurora.

2007년 02월 08일

6.46/10
104명 참여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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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박성균
출연  : 신현준, 최성국, 권오중
상영시간  : 103분
장르  : 코미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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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6.46/10
125명 참여
바람 피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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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장문일
출연  : 김혜수, 윤진서, 이종혁, 이민기
상영시간  : 103분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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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메이킹
8.29/10
70명 참여
6.00/10
2명 참여
샬롯의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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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개리 위닉
출연  : 줄리아 로버츠, 다고타 패닝
상영시간  : 97분
장르  : 코미디, 드라마, 가족,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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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7.69/10
29명 참여
6.67/10
6명 참여
황혼의 사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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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야마다 요지
출연  : 사나다 히로유키, 미야자와 리에, 코바야시 넨지, 오스기 렌, 후키코시 미츠루, 후카우라 카나코, 칸베 히로시, 이토 미키, 에리나 하시구치, 쿠사무라 레이코
상영시간  : 128분
장르  : 액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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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M/V
7.54/10
13명 참여
5.00/10
1명 참여
파리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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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다니엘르 톰슨
출연  : 세실 드 프랑스, 발레리 레머시어
상영시간  : 105분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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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2/8 개봉작 리뷰] <바람피기 좋은 날> - 바람 불어 좋은 날
입력시간 : 2007-02-05 09:47


날씨 좋은 늦여름, 데이트하기 좋은 화창한 날이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리고 있는 두 유부녀의 삶은 대기를 가르는 바람처럼 산뜻하고 자유롭다. 서로 면식이 없는 두 유부녀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인터넷 채팅 아이디로만 등장한다. 대담하고 당당하며 발랄한 ‘이슬’(김혜수)은 대학교 2학년생인 ‘대학생’(이민기)과 처음 만나 직설적인 대화를 나눈 후 바로 모텔 침대로 뛰어든다. 10년 이상 차이 나는 남자를 리드하는 테크닉은 여유롭기만 하다. 내숭과 엉뚱함으로 똘똘 뭉친 ‘작은새’(윤진서)도 섹스만 밝히는 증권회사 샐러리맨 ‘여우두마리’(이종혁)와 바로 모텔로 직행한다. 하지만 작은새에게 섹스를 위한 섹스는 무의미하다. 그녀는 온갖 핑계를 대며 여우두마리의 저돌적인 공세를 뿌리친다. 같은 시간, 같은 모텔에서 ‘작업’ 중인 두 유부녀의 연애 방식은 전혀 다르다. 직설적이고 화끈한 이슬은 노련하게 대학생과의 잠자리를 끝마치고, 작은새는 수줍은 척 여우두마리의 손길을 거부한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순진하지만 밝히는 대학생에서 수줍은 젊은 유부녀, 프로급 바람둥이, 대담하고 자유분방한 유부녀까지 네 명의 연애 선수들이 밀고 당기는 불륜 게임을 그린다. 게임 내용은 단순하다. 이슬과 대학생은 신나게 섹스를 즐기다 작은새의 남편인 경찰과 함께 들이닥친 이슬의 남편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이르고, 작은새와 여우두마리는 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섹스 없는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이슬-대학생 커플은 심각하지 않고, 작은새-여우두마리는 코믹하기만 하다. 작은새가 섹스를 거부하는 방식이 특히 코믹하다. 처음엔 콘돔이 없다는 이유로, 다음에는 콘돔이 중국제라는 이유로, 다음에는 술이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는 이야기가 없다는 이유로 여우두마리의 손길을 뿌리친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보려는 여우두마리의 어수룩한 저돌성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어느 정도 관계가 친밀해지자 이번에는 작은새의 엉뚱한 공세가 여우두마리를 당황하게 한다. 숲 속에서 갑자기 피크닉 매트를 깔고 여우두마리를 눕히는가 하면, 여우두마리의 직장에 찾아가 건물 비상구에서 대담하게 애정을 표시한다. 이 정도 내용이면 상당한 수준의 노출과 성적 표현을 예상하겠지만, 실제로 자극적인 장면이라고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한때의 반짝 연애처럼 <바람피기 좋은 날>의 두 커플은 ‘바람 피우기 좋은 계절’에 잠깐 만나 사랑을 나눈다. ‘사랑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이슬의 대사처럼 두 유부녀의 사랑은 단지 정신적·육체적 쾌락을 잘못 인식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착각 같은 사랑은 너무도 덧없어 보인다. 불륜을 들킨 후 다시 남편 곁으로 돌아간 이슬과 여전히 남편과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있는 작은새가 앞으로도 계속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리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럼에도 두 유부녀의 삶은 자유롭고 경쾌하다는 점이다. 그들에게는 결혼제도가 앗아갈 수 없는 자유와 열정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통풍 안 되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나는 상큼한 여행처럼 그들은 ‘바람’을 사랑이라 착각하며 즐거운 삶을 이어갈 것이라고 엔딩 장면은 암시한다. 불륜의 밝고 역동적인 면을 발랄한 화면에 담은 장문일 감독은 이 지점에서 더 이상의 발언은 하지 않는다. 도덕적인 잣대도, 심층적인 성찰도 이 영화엔 없다. 법적으로 범죄에 해당하는 유부녀의 불륜을 다루고 있지만 <바람피기 좋은 날>은 결코 심각하거나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설교도 애써 피한다.

‘가슴 뛰는 사랑과 연애의 즐거움,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자유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 장문일 감독의 설명처럼 <바람피기 좋은 날>은 두 유부녀의 자유분방한 연애를 묘사한다. 연애의 설렘, 섹스의 즐거움, 자유로운 삶에 대한 열망 등이 모두 녹아 있다. 불륜의 긍정적인 면을 여성의 시각에서 무겁지 않게 포착했다는 것만으로 <바람피기 좋은 날>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이야기의 소재와 전개는 전혀 새롭지 않지만, 시선만은 너그럽고 긍정적이다. 베드신이 러닝타임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를 그리고 있지만, 묘사되는 내용 자체는 외설과 거의 관련이 없다. 음습하지 않고 발랄하며 경쾌하다. 다만 여기저기서 끼어드는 불필요한 장면들이 영화의 자연스런 흐름에 흠집을 낸다. 매번 같은 시간에 같은 모텔에서 두 커플이 만나게 되는 작위적인 설정이나 뜬금없이 끼어드는 판타지 장면, 불필요한 차량 폭발 장면 등이 그렇다. 특히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이슬의 ‘바람아 멈추어다오’ 노래 장면은 충분히 역설적이고 상징적이지만 별다른 맥락이 없어 영화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도시의 거리에 불어 닥치는 거센 가을 돌풍 장면도 은유의 유무와는 상관 없이 영화의 초점과 너무 멀어 오히려 초현실적으로 보인다. ‘바람’의 표피적인 면에 너무 많은 부분이 할애되어 직접 묘사와 은유·상징의 균형이 깨져버린 탓이다.

HOT 불륜에 빠진 여자를 윤리주의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여성의 시선을 통해 사랑의 자유를 논한다는 점이 신선하다. 

COLD 불륜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선은 산뜻하고 새롭지만, 묘사되는 내용들은 다분히 피상적이다.


고경석  기자 (kave@ticketlink.co.kr)


[2/8 개봉작 리뷰]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 한 지붕 세 관장!

입력시간 : 2007-02-05 11:56



조그만 시골마을에 세 명의 무술관장이 있다. 진정한 고수는 싸움을 피하는 것이라 믿고 있는 태견도장 김관장(신현준), 어린 시절의 가슴 아픈 기억으로 무도인의 길을 걷게 된 검도도장 김관장(최성국), 뒤늦게 개업했지만 뛰어난 실력과 출중한 외모로 동네아이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버린 쿵후도장 김관장(권오중)이 그들. 세 명의 무술관장이 한 마을에 같이 살고 있는 탓에 마을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3인의 김관장들은 수련생 모집을 위해 음모술수를 쓰는 한편, 동네 최고의 미녀 박연실(오승현)의 눈에 들기 위해 모진 수련을 감행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재개발에 관한 정보를 얻은 마을의 조직폭력배가 마을 건물들을 하나둘씩 사들이기 시작한다. 이에 서로 앙숙이던 세 김관장이 이들에 대항해 처음으로 손을 잡게 된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이하 '김관장')은 택견, 검도, 쿵후 관장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다양한 볼 거리를 선사한다. 택견 김관장의 기예에 가까운 제기차기나 촛불 열다섯 개를 단번에 꺼버리는 검도 김관장의 빠른 검놀림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쿵후도장 김관장 역을 맡은 권오중의 사실감 있는 액션이 이 영화의 백미다. 실제로 쿵후 3단인 권오중은 이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5개월 동안 매일 8시간씩 강도높은 쿵후 수련을 한 결과 쿵후선수 못지 않은 실력을 선보인다. 택견 김관장의 아들 김도령 역을 맡은 아역 배우 권오민의 깜찍한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더하며, 여기에 수많은 카메오들이 '깜짝' 등장해 예기치 못한 웃음을 선사한다.

<베사메무쵸>의 조감독 출신 박성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김관장>은 우리의 고유무술인 택견을 비롯, 쿵후와 검도 등 무술을 영화의 소재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발상이 눈에 띄는 코미디영화다. 그러나 번번히 시작도 못한 채 끝나버리는 무술 대결 장면 때문에 영화의 주요소재인 무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한다. 무술만이 문제는 아니다. 세 김관장의 충돌을 통해 갈등을 증폭시켜 나가던 이야기 구조는 후반부 이들 셋이 힘을 합해 조직폭력배와 맞서면서 중심을 잃어버린 채 휘청거린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수많은 에피소드들은 순간적인 웃음을 유발할 뿐 이야기를 탄탄하게 쌓아가지 못한다. <김관장>은 액션과 코미디, 로맨스 요소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으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마는 우를 범하고 만다.

HOT 검도와 쿵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무술인 택견을 한 화면에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않다.

COLD 순간적인 재치에 기댄 코미디인 탓에 이야기가 쌓이지 못한 채 후반부로 갈수록 지지부진해지는 단점을 보인다.


 

김영서  기자 (nodata@ticketlink.co.kr)

[2/8 개봉작 리뷰] <황혼의 사무라이> - 그 시절, 진짜 사무라이의 세계

입력시간 : 2007-02-05 12:06



영화 퀴즈 하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리즈가 제작된 극장용 장편 영화는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21편까지 제작된 <007> 시리즈를 떠올릴 것이다. 물론, 오답이다. 정답은 48편까지 제작된 일본의 대표적인 서민 영화 시리즈 <남자는 괴로워 Tora-san>다. 야마다 요지는 48편의 시리즈 중 3편과 4편을 제외한 46편을 연출해 일본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다. 오시마 나기사나 시노다 마사히로 같은 동시대 감독들에 비해 소박하고 서민적인 영화를 주로 만들어 온 ‘국민감독’ 야마다 요지는 1969년부터 1995년까지 26년간 <남자는 괴로워>에 모든 열정을 담아냈다. 시리즈에 유난히 강한 야마다 요지는 1988년부터 2006년까지 <낚시바보일지 Free and Easy> 시리즈 17편의 모든 각본 작업에 참여했고, 1993년부터 2000년까지는 네 편의 <학교 A Class to Remember> 시리즈를 연출했다. 주로 서민적인 코미디나 가족 드라마에 재능을 보여온 야마다 요지가 2002년부터 갑자기 사무라이 영화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데뷔한 지 41년 만에 처음으로 시대극을 찍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식 시리즈는 아니지만 야마다 요지는 2006년까지 총 세 편의 사무라이 영화를 연출했다. 그 시작이 77번째 연출작 <황혼의 사무라이 The Twilight Samurai>다.

<황혼의 사무라이>는 일본의 시대 소설가 후지사와 슈헤이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일본의 영화전문지 [키네마 준보]로부터 2002년 최고의 일본영화로 선정된 <황혼의 사무라이>는 감독, 각본(야마다 요지, 아사마 요시타카), 남녀주연(사나다 히로유키, 미야자와 리에) 부문에서도 트로피를 휩쓸었다. 일본 아카데미상에서는 13개 부문을 독식할 정도로 대단한 평가를 받았고,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한편 아카데미 외국어영화 부문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인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렇게 요란한 평가는 오히려 영화 감상에 방해만 될 뿐이다. <황혼의 사무라이>는 화려한 수상 경력에 비해 너무나 수수하고 소박하며 차분한 서민 영화이기 때문이다. 사무라이가 등장하는 영화지만 액션 장면이라고는 두 장면밖에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서정적이다. 여기서 사무라이는 영웅 같은 무사가 아니고 가정을 꾸리는 평범한 서민일 뿐이다.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의 야마다 요지가 그리는 사무라이의 세계는 현란한 검술과 비장한 대결, 영웅과 악당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지점에 위치한다.

영화의 내용은 무척 단순하다. 마을의 식량창고를 담당하는 하위 무사 세이베이(사나다 히로유키)는 폐병에 걸린 아내를 잃은 후 노모와 병든 두 딸을 먹여 살리느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해만 지면 동료들과 술도 마시지 않고 바로 집에 간다 해서 별명도 ‘황혼의 세이베이’다. 어느 날 에도에서 돌아온 친구 이누마로부터 그의 여동생 토모코(미아쟈와 리에)가 이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세이베이는 토모코가 자신의 집에 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어릴 적부터 토모코를 흠모해 왔던 세이베이는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다 전 남편 코다(오스기 렌)의 행패를 말리는 과정에서 그로부터 결투 신청을 받기에 이른다. 다음날, 목검을 들고 결투에 나선 세이베이는 어렵지 않게 코다를 제압한다. 한편 세이베이는 친구 이누마로부터 토모코가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지만, 자신의 어려운 사정 때문에 결혼 제의를 거부한다. 코다를 목검으로 제압했다는 소문이 전해지자 세이베이는 마을의 번주로부터 무사 요고(다나카 민)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살생을 원치 않는 세이베이는 번주의 뜻을 거부하지만 협박에 가까운 명령에 어쩔 수 없이 칼을 꺼내 든다. 결전의 날이 되자 세이베이는 급히 토모코를 불러 머리 손질을 부탁하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고백한다.

메이지 시대가 시작되기 직전, 막부 시대 말기의 사무라이는 초라하기만 하다. 무사로서의 위엄을 살릴 여유도 없이 가족을 먹여 살리는 데 하루를 꼬박 바쳐야 한다. 봉급도 쥐꼬리만큼 적고 부업도 신통치 않다. 정치적인 분쟁에 소모품으로 이용되면 개미처럼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다. 서양으로부터 총이 유입되어 검술의 가치도 예전 같지 않다. 세이베이는 황혼의 시기에 접어든 막부 시대에 살았던 한 명의 사무라이에 지나지 않는다. 세이베이가 죽여야 하는 요고 역시 마찬가지다. 요고가 세이베이에게 털어놓는 신세 한탄은 막부 시대 말기의 사무라이들이 처한 상황을 대변한다. 야마다 요지 감독은 특유의 온정 어린 시각으로 한 명의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한 명의 사무라이를 조명한다. 야마다 요지는 느리고 침착한 시선으로 세이베이의 일상을 바라보다 아주 천천히 관객들을 결투 장면으로 초대한다. 전대미문의 차분하고 쓸쓸하며 고요한 대결 장면은 단연 <황혼의 사무라이>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특히 <메종 드 히미코 Maison de Himiko>에서 죽음을 앞둔 동성애자를 연기했던 무용가 다나카 민의 검술 장면은 압권이다. 하지만 영화는 대결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황혼의 사무라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황혼의 두 사무라이’가 나누는 대화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옛날 옛적, 진짜 사무라이는 이렇게 살았다고.

HOT 일본의 국민감독 야마다 요지가 그리는 독특한 서민 사무라이 영화. 일본영화의 느리고 섬세한 특징을 좋아한다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역작이다.

COLD 사무라이 활극을 기대한다면 절대 ‘비추’인 영화.


 

고경석  기자 (kave@ticketlink.co.kr)


2/8 개봉작 리뷰] <파리의 연인들> - 다 큰 어른들의 달콤한 성장통

입력시간 : 2007-02-05 10:18



프랑스 파리 샹제리제 거리. 명품 상점이 늘어선 몽테뉴 거리와 샹제리제 극장, 플라자-아테네 호텔을 잇는 이곳이 <파리의 연인들 Fauteuils d'orchestre>의 배경이다. 오는 2012년까지 공연 스케줄이 모조리 잡혀있는 피아니스트 장 프랑소와(알베르 뒤퐁텔)와 유명 TV 배우 카트린느(발레리 르메르시에), 미술품 수집가 자크(클로드 브라세르)가 이 거리에 머물고 있다. 각자의 예술분야에서 ‘한 명성’ 하는 이들은 그러나, 고민이 많다. 장 프랑소와는 시스템에 발 묶인 채 기계처럼 피아노를 두들겨대는 자신의 모습이 갑갑하고, 카트린느는 거장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지만 캐스팅이 쉽지 않다. 미술품 수집가 자크는 부와 명예, 노년에 찾아온 사랑까지 모든 걸 얻었지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에 고향을 떠나 파리로 올라온 제시카(세실 드 프랑스)의 이야기가 덧입혀진다.

극장 옆 카페 웨이트리스가 된 제시카. 제시카를 중심으로 그녀의 손님인 피아니스트와 배우, 미술 수집가의 이야기를 겹쳐두는 <파리의 연인들>은 사실 ‘연인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자크의 아들 프레데릭(크리스토퍼 톰슨)과 제시카의 로맨스가 영화에 따뜻한 기운을 새기긴 하지만 사랑에 초점을 두기엔 여러모로 부족하다. <파리의 연인들>은 그보다 사회적 명성을 떠나 ‘진짜 자신의 꿈’을 이루길 원하는 예술가들의 이야기에 가깝다.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아내와 아들 등의 주변인물들과 갈등을 반복하지만, 이를 딛고 서로를 이해해나가는 과정이 잔잔하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다 큰 어른들의, ‘꿈’을 향한 뒤늦은 성장통인 셈이다.

<파리의 연인들>은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파리의 풍경들이 우선 매혹적이고, 카트린느가 연기하는 연극 한 토막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다. 또한 큐비즘 화가 브라크의 그림도 살짝 감상할 수 있다. <인터프리터 The Interpreter> <아웃 오브 아프리카 Out of Africa>의 시드니 폴락 감독은 카트린느의 우상인 거장 감독으로 깜짝 출연한다. 피아니스트 장 프랑소와의 피아노 선율, 영화 내내 흐르는 샹송 음색을 감상하는 재미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소피 마르소를 만인의 연인으로 만든 <라붐 La Boum> <유 콜 잇 러브 L'Etudiante>의 공동 작가 다니엘르 톰슨이 연출한 <파리의 연인들>은 지난해 초 프랑스에서 개봉해 2백만 관객을 모았다.

HOT 블록버스터와 코미디영화 천국인 극장가, 잔잔한 감동과 따스한 위안이 필요하다면 <파리의 연인들>이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COLD 원제인 ‘오케스트라 좌석’이 한국에 와 ‘파리의 연인들’로 바뀌었다. 제목만 보고 ‘연인들’이 감상하기 좋은 로맨스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박아녜스  기자 (fatcat@ticketlink.co.kr)


[2/8 개봉작 리뷰] <샬롯의 거미줄> - 우정에 관한 따뜻한 우화

입력시간 : 2007-02-05 10:04



어느 봄날에 태어난 아기 돼지 윌버(도미니크 스콧 케이)는 펀(다코타 패닝)의 도움으로 도살될 뻔한 위기를 넘기고 펀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나 몸집이 점차 커지면서 윌버는 펀의 외삼촌네 헛간으로 보내진다. 펀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윌버는 헛간에 사는 동물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모두들 윌버를 멀리한다. 그때 헛간 천정에 붙어사는 거미 샬롯(줄리아 로버츠)이 윌버에게 친구가 되어주기로 약속한다. 친구를 얻게 돼 행복해하는 윌버에게 헛간 지하에 사는 심술궂은 쥐 템플턴(스티븐 부세미)이 청천벽력같은 말을 전해준다. 봄에 태어난 돼지는 크리스마스에 햄이 되어 식탁에 올라갈 운명이라는 것. 첫눈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던 윌버는 이 말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그때 샬롯이 윌버를 위로하며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 그 날 밤 샬롯은 윌버를 위해 '멋진 돼지'라는 단어를 거미줄에 새겨놓는다.

<샬롯의 거미줄 Charlotte's Web>은 <스튜어트 리틀 Stewart Little>의 원작자인 E.B. 화이트가 쓴 동명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오랫동안 농장 생활을 하며 농장 생활에 대한 애정을 작품에 담아낸 화이트는 [샬롯의 거미줄]에서도 농장을 배경으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친구, 돼지와 거미의 우정을 통해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예찬한다. 원작의 의도를 충실히 되살려낸 영화 <샬롯의 거미줄>은 <아이 앰 샘 I Am Sam>과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등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던 다코타 패닝의 동물들과의 탁월한 앙상블을 만들어내고, 여기에 줄리아 로버츠를 비롯, 스티븐 부세미, 오프라 윈프리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가 어우려져 소박한 감동을 전달한다. 시고니 위버 주연의 <올챙이 Tadpole>로 2002년 미국 선댄스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고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 13 Going On 30>를 연출한 게리 위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우정의 소중함을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해낸다.


가슴 따뜻한 영화 <샬롯의 거미줄>에 대한 미국 언론과 비평계의 반응도 상당히 호의적이다. "따뜻함과 위트, 놀라움으로 충만한 아름다운 영화"라는 평에서부터 "진정성과 오락성이 함께 살아있는 영화" ".E.B. 화이트의 원작을 보다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 "감동을 강요하거나 설교하지 않는 균형감각이 돋보이는 영화" "배우들의 훌륭한 목소리 연기와 동물들의 놀라운 연기, 컴퓨터 그래픽이 조화를 이룬 작품" 등 미 언론 매체의 평가는 칭찬 일색일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미 언론의 평가처럼 <샬롯의 거미줄>은 영화의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 모두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편이다. 눈높이가 어린이에 맞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훈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탓에 단순하고 예측가능한 이야기 구조가 어른들에게는 단조로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다.

HOT 탄탄한 원작 동화가 바탕이라는 점, 연기 신동 다코타 패닝의 검증된 연기력, 줄리아 로버츠, 스티븐 부세미, 오프라 윈프리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는 점 등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상당하다.

COLD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 단순한 이야기는 어른들에게는 지루함을 줄 수도 있다.


 

최상희  기자 (immerblau@ticket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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