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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주, 개봉영화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수요일 아침 맞이 하셨나요?
이번주는 어떤영화가 좋을까요?
지난주 드림걸즈를 봤었는데 워낙에 뮤지컬을 좋아하다보니
대부분 노래부르는 장면인 영화가 저는 무척 좋았답니다.
저는 그여자작사 그남자 작곡 이번주에 볼려구요^^
나비효과1편은 잼나게 봤었는데 2편은 역시나 작품평이 안좋더라구요.
이번주까지 춥다고 하니, 감기 조심하시구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07년 03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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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한 마술사의 환상적인 마술 공연이 시민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연일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마술사의 이름은 아이젠하임(에드워드 노튼). 현실과 환상의 벽을 허무는 그의 마술은 왕실에까지 퍼져 황태자 레오폴드까지 그의 마술 공연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다. 아이젠하임은 마술 공연 도중 박진감을 더하기 위해 한 여자 관객을 무대로 초대한다. 무대에 오른 관객인 레오폴드의 약혼녀 소피는 공교롭게도 아이젠하임의 어릴 적 연인이다. 한눈에 성인이 된 소피를 알아본 아이젠하임은 황태자 몰래 위험천만한 사랑을 시작하고, 이를 눈치 챈 레오폴드 황태자는 울 경감(폴 지아매티)에게 아이젠하임을 사기죄로 몰아 체포하도록 지시한다. 아이젠하임과 황태자 사이의 긴장이 극도로 팽팽해지던 어느 날, 소피가 변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이젠하임은 황태자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시민들을 동요시키기 위해 죽은 사람의 영혼을 무대 위로 부르는 마술을 펼쳐 보인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스티븐 밀하우저의 단편 [환상마술사 아이젠하임]을 스크린으로 옮긴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는 마술을 매개로 삼각관계를 다룬 스릴러영화다. 빈 화분에서 꽃이 피어 오르고 객석의 한 부인이 상자에 담은 손수건을 두 마리의 나비가 잡고 나는 등 신비로운 마술 공연이 관객의 눈을 우선 사로잡는다. 무대 위에 설치된 거울 속의 이미지가 실제 이미지와 다르게 움직이거나 죽은 자의 영혼이 홀로그램처럼 나타나는 마술도 등장한다. 영화 속에서 아이젠하임이 보여주는 마술은 그와 소피 사이의 비밀스런 로맨스를 더욱 환상적으로 포장하는 장식들로 기능한다. 플롯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마술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트릭 효과만을 위한 반전은 아니기에 반전의 강도는 그리 크지 않다.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금세 알아챌 법한 수준이지만, 마술사의 사랑이라는 영화의 소재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를 해치는 정도는 아니다.
두 시간짜리 마술 공연처럼 짜여진 이야기만큼이나 관객을 자극하는 것은 20세기 초의 비엔나를 재현한 고풍스러운 촬영과 환상적인 마술 공연을 더욱 신비스롭게 하는 음악이다. 마이크 리 감독과 콤비를 이뤄 <네이키드 Naked>, <비밀과 거짓말 Secrets & Lies>, <베라 드레이크 Vera Drake>를 촬영했던 딕 포프는 영화의 실제 로케이션 장소였던 체코의 프라하를 환상적인 동화 같은 이미지로 필름에 담아냈다. 세피아 톤의 오래된 사진 같은 이미지는 20세기 초의 고풍스러운 유럽 풍경을 회화처럼 그리며 작품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미니멀리즘 현대음악가이자 마틴 스콜세지의 <쿤둔 Kundun>, 스티븐 달드리의 <디 아워스 The Hours> 등의 영화음악을 맡아 오스카 음악상 후보에 올랐던 필립 글래스 역시 음악으로 영화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한 단계 상승시킨다. <일루셔니스트>가 흥미로운 것은 영화의 모든 요소들이 마술이라는 하나의 테마를 위해 기능한다는 점이다. 알고 나면 재미없어지는 마술의 비밀처럼 영화의 반전도 풀리고 나면 허탈해지지만, 이렇게 매끈하게 꾸며진 마술 공연이라면 두 시간이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HOT 하나의 마술 공연 같은 반전 스토리와 그 속에 담긴 환상적인 마술 공연에 집중하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COLD 단순히 반전의 효과만을 생각한다면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나 <유주얼 서스펙트 Usual Suspect> 같은 충격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고경석 기자 (kave@movielink.co.kr)
[3/8 개봉작 리뷰] <봄의 눈> - 일본판 로미오와 줄리엣
가네시로 가즈키의 [고], 카타야마 쿄이치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시바사키 토모카의 [오늘의 사건사고]를 영화로 옮긴 바 있는 ‘책 읽는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 그가 이번엔 [금각사]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을 영상으로 담는다. 유키사다 이사오가 눈독 들인 스토리는 소설 [풍요의 바다] 가운데 1권인 [봄의 눈]. 메이지 유신 시절, 한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귀족 자제인 키요아키(츠마부키 사토시)와 사토코(다케우치 유코)는 어린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온 친구. 하지만 남녀 사이에 우정을 지켜 나가기란 쉽지 않다. 우정이란 이름 아래 은근슬쩍 사랑이 싹트기 쉽기 때문이다.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덧 청년이 된 두 사람, 사토코는 키요아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키요아키는 사토코에게 친구 이상의 어떤 감정도 갖고 있지 않다. 결국 사토코는 황족과 사랑 없는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고, 사토코가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될 거란 걸 깨달은 키요아키는 뒤늦게 자신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걸 깨닫는다.
엇갈린 사랑의 비극을 담아낸 <봄의 눈 Snowy Love Falln’ in Spring>은 멜로드라마의 ‘전형’에서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감정선을 가져간다. 사토코에 대한 감정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냥 차가운 키요아키는 너무 늦게 사랑에 눈뜬다. 얻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더욱 간절해진 두 사람. 결혼을 앞두고 ‘불장난’에 가까운 사랑을 나누지만 황족과 얽혀있는 이들의 사랑을 서로의 집안이 가만 둘 리 없다. 엇갈린 감정, 집안의 반대, 거기에 불치병과 순애보가 겹쳐진 <봄의 눈>은 비극의 모든 요소를 끌어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비극의 요소를 갖췄다고 비극의 정서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사랑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이성적이다 못해 냉랭하기까지 하던 키요아키가 순애보에 눈물 흘리기까지, 변화하는 감정의 결을 영화는 전혀 잡아내지 못한다. 때문에 사토코에 대한 키요아키의 사랑은 다른 남자에게 사토코를 주고 싶지 않다는 ‘뒤틀린 심리’ 이상의 진실함을 담아내지 못하고,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이들의 감정은 영화에 애잔함을 새기지 못한다.
웃음이 매력적인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오랜만에 웃음을 지우고 키요아키의 복잡한 심리를 담담하게 연기했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 Be with You>의 다케우치 유코가 아픈 사랑의 감정을 새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도 두 배우와 함께 <봄의 눈>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국내 관객과 만난 바 있는 <봄의 눈>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하이퍼텍 나다에서 단독 개봉한다.
HOT 츠마부키 사토시와 다케우치 유코, 두 배우의 자태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COLD 지난 달, 이미 DVD가 국내 출시됐다. 굳이 극장을 찾아갈 수고를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박아녜스 기자 (fatcat@movielink.co.kr)
3/8 개봉작 리뷰] <스모킹 에이스> - 분출하는 폭력의 미학
여기 세계 최고 킬러들의 표적이 된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이스라엘(제레미 피븐). 라스베가스에서 카드 마술사로 일하고 있던 이 남자는 자신을 보살펴 준 마피아 조직을 배신하고 또 다른 범죄조직을 키운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마피아의 대부 스파라차(조셉 루스킨)는 이스라엘의 심장에 현상금 100만 달러를 내건다. 그의 심장을 먼저 가져온 자에게 현상금이 주어진다는 소문은 킬러들 사이에 순식간에 퍼지고, 이스라엘의 주위에 전문 킬러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한편, 이 사실을 알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이스라엘은 FBI에게 마피아의 정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신변을 보호해 줄 것을 요청한다. FBI는 이스라엘을 킬러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메스너(라이언 레이놀즈) 요원과 캐루터스(레이 리오타) 요원을 그가 은신하는 카지노 호텔로 파견한다.
<스모킹 에이스 Smokin' Aces>는 거침없는 폭력 연출과 다양한 캐릭터가 돋보이는 영화다. 이스라엘의 목숨을 지키려는 FBI요원들에서 나치를 신봉하는 미치광이 삼형제, 여성 이인조 킬러, 위장술로 얼굴을 바꾸는 킬러 라즐로(토니 프래너건), FBI와 마피아 사이에서 이스라엘을 빼내달라는 의뢰를 받은 듀프리(벤 애플렉)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독특한 개성을 선보이며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들은 칼, 권총, 전기톱 등 각양각색의 무기를 활용해 피의 향연을 펼쳐보인다. 여기에 더해 화려한 출연진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벤 애플렉의 심드렁한 표정연기는 단연 압권이며, FBI 부국장역을 맡은 앤디 가르시아, 마약에 찌들어 살며 죽음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이스라엘 역의 제레미 피븐, 여성 킬러 역을 맡은 R&B 가수 알리샤 키스의 호연은 영화에 매력을 더한다.
<스모킹 에이스>의 메가폰을 잡은 조 카나한은 디트로이트 마약수사대의 이야기를 치밀한 구성으로 엮은 <나크 Narc>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신예감독이다. 폭력을 다루는 조 카나한의 유려한 솜씨는 <스모킹 에이스>에서도 빛을 발한다. 총이 몸에 맞는 순간부터 몸이 넘어가는 모습까지 섬세하게 잡아낸 사실감 넘치는 액션 연출은 <스모킹 에이스>의 백미. 폭력의 미학을 풀어놓는데 집중하는 <스모킹 에이스>는 박진감 넘치고 화려한 액션을 얻는 데는 성공했으나 다섯 팀이나 되는 킬러 집단의 에피소드를 한데 엮지 못한 채 나열하는 데 그침으로써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무의미한 총격신과 폭력 신에 치중하다보니 영화 후반 드러나는 반전도 설득력이 약하다. “다양한 사건과 많은 등장 인물이 얽히면서 하나의 스토리로 모아지는 치밀한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조 카나한 감독의 야심은 아쉽게도 이야기의 완성도보다는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HOT 현상금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킬러가 무려 다섯 팀이다. 쉼 없이 터지는 리얼한 총격신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COLD <나크>의 치밀하고 정교한 반전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스모킹 에이스>의 성긴 결말에 실망할 여지가 크다.
김영서 기자 (nodata@movielink.co.kr)
[3/8 개봉작 리뷰] <마미야 형제> - 형제는 유별났다
<냉정과 열정 사이 Between Calm and Passion> <도쿄타워 Tokyo Tower>의 원작자 에쿠니 가오리의 사랑 얘기가 또 한번 영화로 옮겨진다. 남녀간의 로맨스에 초점을 둔 전작들과는 조금 다른 사랑 얘기다.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 해본 형제의 어설픈 ‘데이트 프로젝트’가 <마미야 형제 The Mamiya Brothers>의 기본 이야기 줄기를 이루지만 사랑보다 형제의 우애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마미야 형제’의 형, 아키노부(사사키 쿠라노스케)는 맥주개발 연구원. 동생 테츠노부(츠카지 무가)는 초등학교에서 허드렛일을 돕고 있다. 각자의 회사 생활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의 90% 이상을 함께 하는 이들 형제의 취미는 그래서 거의 똑같다. 야구 기록을 꼼꼼히 기억하고, 밤새 영화를 보며, 기분이 울적할 땐 신칸센 열차를 바라보며 기분을 달랜다. 이들의 ‘완벽한’ 일상에 딱 하나 흠이 있다면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 그래서 형제가 머리를 맞댔다. 카레 파티에 여자를 초대하기로. 단골 비디오가게 점원인 나오미(사와지리 에리카)와 테츠노부의 학교 여교사 요리코(도키와 타카코)가 초대 목록 1순위다.
이제부터 마미야 형제의 화려한 ‘작업’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했다면 잘못 짚었다. 여자에게 인기 없는 형제가 사랑을 얻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고군분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마미야 형제>는 그보다 형제의 일상에 더 관심이 많다. 매일 매일 건강을 체크하는 소심함과 다섯 살 이하 꼬마나 즐거워할 것 같은 ‘가위 바위 보’ 놀이에 까르르 웃어 젖히는 순수함, 잠들기 전 하루 일을 곱씹어 보는 ‘반성회’에서 하루의 기쁨을 찾는 귀여운 구석까지 형제의 일상이 섬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사랑은 곁가지, 형제의 엉뚱한 일상이 만들어내는 웃음이 핵심인 셈이다. 물론 엉뚱하고 희한한 취향으로 무장된 형제의 일상은 충분히 재미있다. 하지만 아무리 재미있는 일상도 계속 반복되면 지루한 법. 별다른 극적 사건 없이 자질구레한 사건들을 반복해 보여주는 <마미야 형제>는 그래서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의 찰기도, 유머의 힘도 잃고 만다.
단조로운 이야기에 생기를 입히는 건 ‘형제’들의 힘. <하얀거탑> <이혼변호사> 등 주로 TV 드라마에 얼굴을 비쳐온 사사키 쿠라노스케와 개그 콤비 ‘드렁크 드래곤’ 멤버인 개그맨 출신 배우 츠카지 무가는 연애엔 젬병인 남자들의 주눅든 심리를 완벽하게 묘사하며 관객의 공감을 끌어낸다. 또한 형제의 ‘여자’가 된 <박치기! We Shall Overcome Someday>의 사와지리 에리카의 귀여운 연기를 볼 수 있는 것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 <실락원 Paradise Lost> <가족 게임 The Family Game>의 모리타 요시미츠 감독이 연출한 <마미야 형제>는 지난해 5월 일본 개봉 당시, 고작 11개 스크린에서 상영됐지만 5개월간 ‘롱런’하며 4억엔의 흥행수입을 얻어냈다.
HOT 인기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팬들이라면 엉뚱 형제의 '스크린 귀환'에 미소 지을 것이다.
COLD 연애엔 젬병인 ‘찌질이’ 형제. 남의 얘기 같지 않은 이 ‘궁상’을 영화로까지 보고 싶을까?
박아녜스 기자 (fatcat@movielink.co.kr)
[3/8 개봉작 리뷰] <나비효과 2> - 전편만한 속편 없다
스물 다섯 살의 전도유망한 청년 닉(에릭 라이블리)은 잘 나가는 투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사랑스런 여자 친구 줄리(에리카 듀랜스)와도 행복한 날을 보낸다. 줄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과 바닷가로 떠난 여행에서 갑자기 돌아오기 전까지는. 여행지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던 닉과 친구들은 닉의 직장상사로부터 온 전화 때문에 여행을 중단하고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다. 병원에서 깨어난 닉은 애인과 친구들이 모두 죽고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여전히 죄책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닉은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어느 날 닉은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도중 극심한 두통으로 인한 발작을 겪는다. 집에 돌아온 닉은 줄리의 생일 날 찍은 여행 사진을 보던 중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정신이 든 닉은 여행지와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과거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닉은 교통사고를 막아보려 애쓴다.
<나비효과 2 The Butterfly Effect 2>는 지난 2004년 개봉한 애쉬튼 커처 주연의 스릴러 <나비효과 The Butterfly Effect>의 속편이다. 개봉 당시 미국 평론가들로부터는 혹평을 받았지만 관객들로부터는 사랑을 듬뿍 받아 1,300만 달러의 예산으로 총 6,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나비효과>의 흥행 성공이 속편 제작으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일. 주인공이 과거 사건이 일어났던 시점으로 돌아가 당시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뜻밖의 결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 2>의 아이디어는 전편과 같다. 전편에서는 일기장이 과거로 가는 통로였다면 <나비효과 2>에서는 사진이 과거로 가는 통로가 된다. 그러나 <나비효과 2>는 아이디어 외에는 전편과의 연관성을 찾기 힘든 속편이다. 출연진과 감독이 바뀐 것은 물론 구성도 달라졌다. 전편이 에반(애쉬튼 커처)를 중심으로 친구들의 사연들이 교직되며 이야기를 촘촘하게 쌓아갔다면 <나비효과 2>는 주인공 닉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놓을 뿐이다. 친구들과 직장동료 등 닉의 주변 인물들은 존재감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 심지어 애인인 줄리마저 설정을 위한 장치로 활용될 뿐이다.
<나비효과 2>는 성공한 전편의 아이디어만을 믿고 안일하게 제작된 속편의 대표적인 예가 될 법한 영화다. 목적없이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와 엉성한 이야기 구조는 전편의 명성을 갉아먹는다. <나비효과 2>는 전편에서 보여줬던 카오스 이론에 대한 통찰이나 캐릭터 개개인에 대한 꼼꼼한 묘사 등이 제거된 채 전편의 아이디어에만 지나치게 기대 앙상한 구조만 남은 어설픈 속편이 되고 말았다. 미국 언론의 반응도 상당히 고약하다. "만들 필요조차 없었던 영화"라는 악평부터 "의미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속편"이라는 비난까지, 혹평도 이만하면 재난 수준이다.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평가에 딱 들어맞는 시시한 속편 <나비효과 2>의 연출은 <스콜피언 킹 The Scorpion King> <허니 Honey> <퍼펙트 맨 The Perfect Man> 등의 촬영감독 출신 존 R. 레오네티가 맡았고, 주인공 닉과 닉의 애인 줄리 역은 주로 TV에서 활약해온 에릭 라이블리와 에리카 듀랜스가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HOT 애쉬튼 커처가 주연한 <나비효과>의 속편이라는 점에 정보가 부족한 관객들은 흥미를 느낄 수 있다.
COLD 전작의 흥행을 등에 업은 어설픈 속편. 전편의 아이디어만 남아 있고 캐릭터도, 스토리도 미비한 앙상한 드라마다.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평가에 딱 맞아떨어지는 영화.
최상희 기자 (immerblau@movielink.co.kr)
[3/8 개봉작 리뷰] <천년을 흐르는 사랑> - 애타게 영원한 생을 찾아서
16세기 스페인, 기사 토마스(휴 잭맨)는 여왕 이자벨(레이첼 바이즈)의 명을 받아 생명의 나무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마야 정글에 숨겨진 이 전설의 나무에 다다르기 위한 토마스의 굳은 의지는 흉포한 원주민의 거센 공격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다. 21세기 어느 연구실, 의사 톰(휴 잭맨)은 암에 걸린 아내 이지(레이첼 바이즈)를 살리고자 신약 개발에 몰두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이지를 살려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연구에 정진하고 있던 어느 날, 과테말라산 희귀종 나무에서 신약 개발의 희망을 발견한다. 26세기 우주 공간, 생명의 나무와 함께 영생의 비밀을 찾아 우주 여행을 하고 있는 톰(휴 잭맨)이 있다. 영생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성운에 곧 도착할 예정인 톰은 어쩐지 불안하다. 16세기 스페인의 이자벨 여왕과 21세기 이지의 모습이 자꾸 눈앞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천년을 흐르는 사랑 The Fountain>은 "인간이 영원히 살 수 있게 된다면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영화다. 편집증과 중독 등 인간의 이상심리를 묘사한 <파이 Pi>와 <레퀴엠 Requiem for a Dream>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천년을 흐르는 사랑>에서 죽음과 삶이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화두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얼핏 보기에는 세 가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세 가지의 다른 사랑의 모습을 그리는데 치중하는 듯 보이지만, <천년을 흐르는 사랑>에서 대런 아르노프스키가 강조하는 것은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의 영원한 생에 대한 갈망이다.
<천년을 흐르는 사랑>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구성 탓에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수월하지 않다. 게다가 생명의 나무만이 서로 다른 시대의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뿐이라 제각각인 세 가지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엮이지는 않는다. 느슨한 구성의 빈틈을 메우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휴 잭맨은 발군의 연기력으로 영생을 안겨줄 생명의 나무를 찾아 16세기와 21세기, 26세기를 헤매는 톰의 복잡한 내면을 소화해낸다. 16세기, 스페인의 이자벨 여왕, 21세기와 26세기의 여인 이지를 연기한 레이첼 바이즈의 신비로운 매력은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생명의 나무를 찾아다니는 톰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
HOT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연출 아래 휴 잭맨, 레이첼 바이즈가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을 털어 놓는다는 데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COLD 세 가지 시대의 세 가지 사랑 이야기가 복잡하지만 모호하게 얽혀 있는 느슨한 구성은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김영서 기자 (nodata@movie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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