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주, 개봉영화 리뷰

정보공유/영화 2007. 2. 27. 11:02

바야흐로 봄이 온것 같습니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차갑다기보단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나도 모르게 봄을 타나봐요..

봄기운 만큼이나 영화소식도 따뜻하네요^^

먼저 행복을 찾아서 기다리시는 분들 많이 있던데요,,

감동스토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기대되구요,

저는 바람났는지,,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이 보고싶네요.


한니발 라이징의 공리도 살짝쿵 기대가 되긴합니다.

그리고, 요새 연기에 물이 올랐단소리를 찬사의 김혜수가 또 나오는 영화

좋지아니한가도 이번주 개봉이네요,

저번에 바람피기 좋은날을 봤는데, 전 조금 오바하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들이 나도 나중에 바람피면 김혜수처럼 당당할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아닌데~ ㅋ


이번주는 3월1일 빨간날 덕분에 왠지 힘이납니다.

그래서 개봉영화리뷰도 하루일찍 작성해봅니다.


2007년 02월 28일

7.84/10
164명 참여
4.00/10
1명 참여
한니발 라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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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피터 웨버
출연  : 가스파르 울리엘, 리스 이판, 공리, 헬레나 리아 타초브스카
상영시간  : 119분
장르  : 스릴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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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메이킹
8.88/10
85명 참여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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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크 로렌스
출연  : 드류 베리모어, 휴 그랜트
상영시간  : 103분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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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M/V 메이킹
2007년 03월 01일
8.20/10
81명 참여
훌라 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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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이상일
출연  : 마츠유키 야스코, 토요카와 에츠시, 아오이 유우, 야마자키 시즈요
상영시간  : 110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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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M/V 메이킹
8.97/10
645명 참여
행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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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가브리엘 무치노
출연  : 윌 스미스, 제이든 스미스
상영시간  : 117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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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7.72/10
92명 참여
6.33/10
6명 참여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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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정윤철
출연  : 천호진, 문희경, 김혜수, 유아인, 황보라
상영시간  : 117분
장르  : 코미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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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M/V 메이킹
10.00/10
1명 참여
7.00/10
1명 참여
킹스 앤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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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아르노 데스플레샹
출연  : 엠마뉴엘 드보스, 매티유 아맬릭, 까뜨린느 드뇌브, 모리스 카렐, 나탈리 부테푸, 쟝폴 루시욜
상영시간  : 152분
장르  : 드라마,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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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7.73/10
11명 참여
동경심판
시사회·이벤트
감독  : 고군서
출연  : 리유송런, 주샤오티엔, 증지위
상영시간  : 111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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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3/1 개봉작 리뷰]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 사랑은 노래를 타고
입력시간 : 2007-02-26 18:17


1980년대 최고 아이돌 그룹 ‘팝’의 핵심 멤버였던 알렉스(휴 그랜트)는 어느 날 케이블TV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는다. 왕년의 스타들이 출연해서 노래하는 프로그램이라는 말만 듣고 프로듀서를 만난 알렉스는 권투 경기를 통해 결정된 최종 승자만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퇴물이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던 알렉스는 오랫동안 동고동락해온 매니저로부터 희소식을 듣는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보다 더 인기가 많은 여자 가수 코라 콜만이 알렉스의 팬이라면서 듀엣 제안을 해 온 것이다. 단 함께 부를 노래는 알렉스가 만들어야 하고 36시간 내에 완성돼야 한다. 작곡에는 자신있지만 가사를 직접 써 본 경험이 없는 알렉스는 작사가를 물색하던 중 우연히 자신의 집 화초를 돌봐주는 소피(드류 배리모어)의 숨은 작사 실력을 발견하고 공동작업을 제안한다. 작사라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소피는 처음에는 알렉스의 제안을 거절하다가 결국 그의 삼고초려에 마음을 바꾸고 공동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곡을 만드는 작업은 쉽게 끝나지 않고, 코라의 간섭으로 인해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Music and Lyrics>(이하 ‘작사 작곡’)은 낯선 남녀가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내용의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로맨틱 코미디의 일반적인 공식을 따라 전개되기 때문에 <작사 작곡>을 보며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맛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매 순간 다음 장면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만큼 진부한 스토리가 100분 가량 이어진다.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면 <작사 작곡>은 킬링타임용으로 그다지 나쁘지 않은 오락 영화다. 먼저 로맨틱 코미디와 잘 어울리는 두 배우가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낸다. <노팅힐 Notting Hill> <러브 액츄얼리 Love Actually> 등으로 영국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휴 그랜트와 <웨딩 싱어 The Wedding Singer>의 드류 배리모어가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한물간 팝 스타와 무명 작사가의 만남이라는 참신한 설정은 뻔한 이야기 전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미스 에이전트 Miss Congeniality>의 각본을 쓴 마크 로렌스 감독은 한때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으나 이제는 동창회 파티나 놀이공원에서 공연하며 생활을 이어가는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최대한 활용해 재치 넘치는 상황과 대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이야기의 단조로움을 만회한다.

<작사 작곡>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음악 비즈니스의 이면을 비추는 유쾌한 풍자다. 시대를 풍미하던 인기 가수의 초라한 현실을 비춘다거나 철없는 젊은 여자 스타 가수의 오만함을 비꼬는 부분은 관객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알렉스와 매니저의 관계는 <라디오 스타>의 두 주인공을 연상시킬 정도로 안쓰럽지만 동시에 정겹기도 하다. 가수 역할을 위해 노래와 피아노를 연습한 휴 그랜트의 가수 변신도 흥미롭다. 특히 80년대 초중반의 뮤직 비디오를 흉내낸 ‘팝’의 뮤직 비디오는 80년대 대중음악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코믹한 패러디로 기능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비록 로맨틱 코미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영화지만, <작사 작곡>은 장르 영화의 익숙한 즐거움을 소재의 참신함과 결합시키며 상업적 가치를 끌어 올린 작품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HOT 로맨틱 코미디의 캐스팅에 있어서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는 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와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로맨틱 코미디 마니아들을 끌어들일 이유는 충분하다.

COLD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진부한 이야기 전개가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고경석  기자 (kave@movielink.co.kr)
[3/1 개봉작 리뷰] <훌라걸스> - 폐광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소녀들의 훌라 댄스

입력시간 : 2007-02-26 18:21



1965년 일본 후쿠시마의 한 탄광촌. 사나에(도쿠나가 에리)와 기미코(아오이 유우)는 탄광에서 일하는 가족을 둔 평범한 여고생들이다. 폐광의 불길한 기운이 마을에 번지고 있을 무렵, 하와이안 댄서 모집 광고에 마음을 빼앗긴 사나에는 이것이 탄광촌을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여기고 친구 기미코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폐광의 운명에 처한 마을 경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탄광회사가 리조트 단지인 하와이안 센터를 유치하고자 훌라 댄스 쇼를 고안한 것이다. 훌라 댄스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광고만을 보고 모여든 마을 여자들은 설명회장에서 훌라 댄스의 정체를 확인하곤 기겁을 하고 뛰쳐나간다. 마지막으로 남은 네 사람은 기미코와 사나에, 탄광회사에서 일하는 아줌마 하츠코 그리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온 덩치 큰 사유리뿐. 얼마 후 훌라 댄스를 가르칠 마도카(마츠유키 야스코)가 도쿄에서 내려오고, 본격적인 훌라 댄스 강습이 시작된다.

탄광촌의 소녀들이 훌라 댄스를 배운다는 내용의 <훌라걸스 Hula Girls>는 <스윙걸즈 Swing Girls>가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나 <풀 몬티 Full Monty>와 결합한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다. ‘자아실현 영화’로 분류될 수 있는 일본의 비슷한 영화들과 큰 차이는 없지만, 희극성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웃음과 감동의 적절한 균형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 <훌라걸스>는 차별성을 갖는다. 폐광 운명에 처한 마을 사람들의 절박함으로 인해 주인공들이 배우는 훌라 댄스는 단순히 유희의 차원을 넘어 삶에 대한 강렬한 열정으로 변모한다. 어머니의 반대로 인해 댄스 교습소에서 살게 되는 기미코, 폐광으로 인해 실직한 아버지의 반대로 훌라 댄서의 꿈을 접어야 하는 사나에, 아버지의 사고로 인해 고통받게 되는 사유리 등은 모두 폐광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몸소 체험하는 인물들이다. 비록 사회적 이슈에 대해 깊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훌라걸스>에는 삶의 터전을 지키고 이어가려는 폐광 주민들의 땀과 눈물이 녹아 있다.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 <훌라걸스>는 후쿠시마의 유명 휴양지 ‘하와이안즈’에 관한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HOT 폐광 위기에 몰린 시골 마을의 소녀들이 훌라 댄스를 배운다는 참신한 설정이 호기심을 끈다.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배합한 이상일 감독의 연출력도 칭찬할 만하다.

COLD <빌리 엘리어트>에 비하면 너무 가볍고, <스윙걸즈>에 비하면 다소 무거운 편이다. 영화적 완성도는 무난한 편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너무 평범하다.


고경석  기자 (kave@movielink.co.kr)
[3/1 개봉작 리뷰] <한니발 라이징> - 희대의 살인마, 베일을 벗다

입력시간 : 2007-02-26 14:42



희대의 살인마, 한니발 렉터가 돌아왔다. 자신의 환자 9명을 살해하고 그들의 인육을 먹은 정신과 의사, 범죄학과 심리학에 정통해 FBI를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 갖고 놀던 ‘그’ 말이다. 1986년 <맨 헌터 Manhunter>로 모습을 알린 뒤,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과 <한니발 Hannibal>, <레드 드래곤 Red Dragon>을 거치며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한니발 렉터가 이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니발 라이징 Hannibal Rising>은 한니발 렉터를 유년기의 기억으로 돌려세운다. ‘괴물 같은 살인마’ 한니발 렉터가 태어나게 된 그 시작점으로 되돌아가 ‘한니발 스토리’를 끝맺음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구소련의 리투아니아. 전쟁의 포화 속, 가족을 잃은 한니발(가스파르 울리엘)은 여동생 미샤와 함께 산 속 오두막에 숨어 있다. 그러나 둘 만의 생활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산 속을 헤매던 독일군이 오두막을 습격했기 때문. 그리고 그는 곧 여동생마저 잃게 된다. 전쟁의 상처를 껴안고 음울한 소년으로 자라난 한니발이 리투아니아를 벗어나 찾아간 곳은 프랑스. 하지만 그곳에 살고 있으리라 기대한 삼촌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의 미망인 레이디 무라사키(공리)가 한니발을 맞이한다. 무라사키의 보살핌 아래 의학 공부를 시작한 한니발은 의학 공부와 더불어 서서히 복수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이들을 향한 ‘핏빛 복수’는 그렇게 시작된다.

사건의 배후에 서서, 주인공들이 벌이는 온갖 사건들을 건너다보며 ‘심리전’을 치렀던 전작의 한니발과 달리 <한니발 라이징>은 ‘한니발 렉터’를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운다. 한니발 렉터가 살인을 하게 된 까닭, 인육을 먹게 된 사연, 의학과 심리학에 정통하게 된 계기가 어린 시절의 기억과 뒤섞여 차근차근 밝혀진다. 덕분에 오랜 세월 한니발의 미묘한 심리 변화에 당혹스러웠던 관객들은 <한니발 라이징>을 통해 묵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한니발 라이징>의 최고 매력이 베일에 가려있던 한니발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라면 이는 동시에 <한니발 라이징>의 최대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작들이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최고치로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속내를 알 수 없는 캐릭터 한니발의 존재 자체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니발의 사연이 드러나는 순간, 영화는 스릴러로서의 박동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한니발 라이징>은 다른 매력을 포함하고 있다. 한니발의 어린 시절을 담고 있는 영화의 초반부는 ‘한니발 시리즈’가 범죄 스릴러를 넘어 전쟁 영화로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레이디 무라사키를 내세워 동양의 액션과 복수관을 도입한 것도 새롭게 다가온다.

<양들의 침묵>에서 눈 한번 홉뜨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얼어붙게 만든 한니발 렉터, 안소니 홉킨스에 도전장을 낸 이는 프랑스 출신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 안소니 홉킨스의 ‘내공 심리 연기’엔 한참 못 미치지만 한쪽으로 실쭉 올라가는 보조개와 날카로운 눈빛을 내세운 복수심에 찬 젊은 한니발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한니발의 첫사랑이자 영화에 동양적 매력을 새기는 레이디 무라사키, 공리는 묘한 분위기를 영화에 입히지만 영화 속 캐릭터 자체의 설득력이 약해 제 빛을 다 내지는 못했다. 소설 [레드 드래곤] [양들의 침묵] 등을 통해 한니발 캐릭터를 탄생시킨 장본인, 토마스 해리스가 <한니발 라이징>의 각본을 맞아 허공에 떠있던 의문의 인물, 한니발에게 과거와 역사를 만들어줬다. 또한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Girl with a pearl Earring>를 연출한 피터 웨버 감독이 마이클 만, 조나단 드미, 리들리 스콧, 브랫 래트너에 이어 ‘한니발 연대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HOT '돌아온 한니발',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하랴.

COLD 어떤 것이든 베일에 싸여있을 때가 제맛인 법. 비밀을 알게 돼 속은 시원한데, 뒤따르는 허전함도 만만찮다.


박아녜스  기자 (fatcat@movielink.co.kr)
3/1 개봉작 리뷰] <행복을 찾아서> - 성공 신화와 감동 스토리 사이에서

입력시간 : 2007-02-26 13:38



의료기 세일즈맨인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의 삶은 팍팍하다. ‘골밀도 스캐너’를 들고 매일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지만 수입은 형편없다. 월세는커녕 세금도 제때 못 낼 지경. 거기에 아내(탠디 뉴튼)마저 집을 떠난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팔리지도 않는 스캐너와 다섯 살 난 아들(제이든 스미스)이 전부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밀린 집세를 해결하지 못한 크리스는 아들의 손을 꼭 잡은 채 결국 ‘길바닥’으로 나앉는다. 지하철 화장실과 노숙자 쉼터, 모텔을 전전하는 이들 부자의 고단한 삶이 그렇게 시작된다. 하지만 삶을 대하는 크리스의 긍정적인 태도마저 주저앉은 건 아니다. 월 스트리트를 누비는 금융인이 되겠다고 다짐한 크리스는 무보수, 혹독한 교육 과정을 모두 견뎌내며 유명 증권회사 인턴십으로 일을 시작한다.
 
‘서류가방을 든 록키’라는 ‘뉴욕포스트’지의 표현은 <행복을 찾아서 The Pursuit of Happyness>를 가장 명쾌하게 압축한다. 경제 침체기에 놓여 있던 1980년대 미국, 절망을 희망의 원동력을 생각한 크리스 가드너의 삶은 가난한 뒷골목 건달이 복싱 세계챔피언 자리를 꿰차게 되는 <록키 Rocky> 시리즈의 ‘월 스트리트 버전’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졸 학력, 아들과 함께 길거리를 전전하던 노숙자가 월 스트리트에서 손 꼽히는 투자회사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의 대표가 된 사연은 그 자체로 ‘아메리칸 드림’의 표본이 될 만하다. 여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가드너의 지치지 않는 긍정적 시선은 개인의 성공 신화에 사회적 의미와 교훈을 덧입히기에 충분하다. TV다큐를 통해 크리스 가드너의 극적인 삶을 접한 제작자 스티브 티시가 한눈에 이 실화를 ‘영화감’이라 여긴 건 어쩜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크리스 가드너의 삶은 충분히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다.

크리스 가드너의 곡절 많은 삶이 실화를 영화로 옮기게 만든 계기가 됐지만 정작 영화는 극적인 이야기 줄기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성공 신화를 그리는 숱한 영화들이 성공을 이루게 된 과정의 치열함, 좌절과 극복, 주변의 방해요소를 헤쳐가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면 <행복을 찾아서>는 그 안에 녹아 있는 ‘부자애’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바닥을 치고 올라 성공을 거머쥐게 되는 과정의 흥미진진함 대신 고통 어린 시절, 서로에게 기대 의지하는 부자의 사랑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덕분에 영화 내내 훈훈한 인정이 넘치지만 드라마는 찰기를 잃고 지루하게 흐를 뿐이다.

활기 없는 드라마에 빛을 입히는 건 영화 속 아버지와 아들이자 실제 부자관계인 윌 스미스와 제이든 스미스의 연기 호흡. 스크린 밖, 아버지와 아들은 구태여 ‘연기’로 꾸밀 필요 없는 자연스런 ‘콤비’ 연기를 선사한다. 이들 ‘부자’의 힘은 가족 관객이 주축을 이루는 크리스마스 시즌, <행복을 찾아서>를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에 세우는 데 큰 몫을 했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행복을 찾아서>는 1억 달러 흥행 수익을 가뿐히 넘어서며 박스오피스에서도 성공을 거둬냈다. 80년대 미국 풍경을 곁가지로 감상할 수 있는 <행복을 찾아서>는 <리멤버 미 Ricordati Di Me> <라스트 키스 The Last Kiss>를 연출한 이탈리아 감독 가브리엘레 무치노가 메가폰을 잡았다.

HOT '성공 신화'만큼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없다. 윌 스미스와 제이든 스미스의 '아버지와 아들' 연기도 관객을 절로 미소짓게 하는 요소.

COLD 감동 코드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흥미진진, 성공 스토리가 너무 기죽었다. 재력가가 되는 것이 성공의 길인 듯 비쳐지는 것도 아쉬움 가운데 하나.


박아녜스  기자 (fatcat@movielink.co.kr)
3/1 개봉작 리뷰] <좋지아니한가> - 이상한 가족들의 엉뚱한 이야기

입력시간 : 2007-02-26 09:31



여기 이상한 가족이 있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 심창수(천호진)네 가족은 한집에 모여 살 뿐 서로에게 무관심하기 이를 데 없다. 무능한 영어 교사 심창수와 뚜껑이 떨어져 나간 전기밥솥을 남편의 낡은 허리띠로 묶어 사용할 만큼 억척스러운 아내 오희경(문희경), 전생에 자신이 왕이었다고 믿는 엉뚱한 아들 용태(유아인), 모든 게 궁금한 천진난만한 딸 용선(황보라), 그리고 무협작가를 꿈꾸는 백수 이모 미경(김혜수)까지 심씨네 가족들은 제각각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 심창수가 원조교제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들 가족 모두 곤란에 빠지게 된다. 이 사건을 함께 겪으면서 심씨네 가족들은 자신들이 한 가족임을 깨닫게 된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 <좋지아니한가>는 서로에게 애정이라고는 없는 심씨네 가족을 무덤덤한 시선으로 포착해내는 ‘이상한 가족영화’다. 정윤철 감독은 가족 간에는 애정이 있어야 한다거나, 가족들은 서로의 허물도 감싸야한다거나 하는 등의 계몽적인 시선은 배제하고 담백하게 심씨네 가족의 제각각 사는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학생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영어 교사 심창수는 길거리에 쓰러진 여학생을 도와주려다 원조교제를 한 것으로 오해를 받고, 엄마 희경은 노래방 총각에게 마음을 빼앗겨 엉뚱한 짓을 벌인다. 고등학생인 용태는 원조교제를 하다 학교를 퇴학당한 하은(정유미)을 짝사랑하며 가슴앓이를 하고, 용선은 미스터리한 영화 특별수업 임시교사 경호(박해일)에게 정신이 팔려 있다. 이름만 무협작가인 이모 미경은 부스스한 머리에 허름한 운동복 차림으로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구는 백수다. 이처럼 영화는 심씨네 가족 각자의 생활들을 제각각 펼쳐놓는다. 아버지 심창수의 원조교제 사건은 이들 심씨네 가족들을 하나로 뭉칠 기회를 제공한다.

<좋지아니한가>는 제멋대로인 심씨네 가족들을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새삼 질문을 던진다. 심씨네 가족을 ‘가족’으로 묶어놓는 것은 가족 사이의 절대적인 애정도, 넘치는 관심도 아니라는 것. 영화에서 메타포로 등장하는 ‘절대 볼 수 없는 달의 이면’처럼 가족 사이에도 ‘절대 알 수 없는 이면’이 있으며, 진정한 가족이란 서로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정윤철 감독은 역설한다. 밥상머리에 앉은 심씨네 가족의 뒤통수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감독은 볼 수 없는 달의 이면을 알려고 애쓰기보다는 ‘달에 다른 면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주장한다.

<좋지아니한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답게 매우 현실적인 모습들을 그려낸다. 소심하고 무뚝뚝한 아버지나 커피 한 잔 못 사 마시는 억척스러운 생활력을 내세우는 어머니, 부스스한 머리에 트레이닝 복을 입고 집에서 뒹구는 백수 미경 등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이처럼 일상 생활에 밀착한 에피소드들은 사람냄새 나는 웃음을 이끌어낸다. 여기에 천호진을 비롯, 뮤지컬 배우 출신 문희경, 유아인, 황보라 등 심씨네 가족을 연기한 배우들의 고른 연기는 이 담백하고 엉뚱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타짜> <바람피기 좋은날> 등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김혜수가 게으른 백수 역을 맛깔나게 연기하고, 박해일이 미스터리를 찾는 엉뚱한 영화 특별수업 임시교사 경호 역을 맡아 재미를 더한다. 크라잉넛이 부르는 유쾌한 주제가도 즐겁다.

HOT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만든 가족영화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타짜> <바람피기 좋은날>로 주가를 올린 김혜수가 조연으로 출연한다는 사실도 관심을 끌 만한 요소.

COLD 자극적인 재미를 찾는 관객들은 이 담백한 영화가 지루할 수도 있다. 정윤철 감독의 전작 <말아톤> 같은 감동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이 영화가 지나치게 심심하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다.


최상희  기자 (immerblau@movie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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