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주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4. 11. 17:41

7.73/10
157명 참여
5.00/10
5명 참여
극락도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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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김한민
출연  : 박해일, 박솔미, 성지루
상영시간  : 112분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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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메이킹
5.98/10
51명 참여
할리우드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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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앨런 콜터
출연  : 에드리언 브로디, 다이안 레인, 벤 애플렉, 밥 호스킨스, 로빈 튜니
상영시간  : 125분
장르  : 범죄,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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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10
490명 참여
4.00/10
1명 참여
고스트 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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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크 스티븐 존슨
출연  : 니콜라스 케이지
상영시간  : 110분
장르  : 액션, 판타지,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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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7.37/10
27명 참여
7.33/10
3명 참여
천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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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임권택
출연  : 조재현, 오정해
상영시간  : 106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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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인터뷰 메이킹
9.22/10
588명 참여
7.75/10
4명 참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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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 나카타니 미키
상영시간  : 129분
장르  : 코미디,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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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2.80/10
35명 참여
망국의 이지스
감독  : 사카모토 준지
출연  : 사나다 히로유키, 테라오 아키라, 나카이 키이치, 사토 코이치
상영시간  : 126분
장르  : 액션,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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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2007년 04월 13일
4.65/10
23명 참여
5.00/10
1명 참여
전국자위대 1549
감독  : 테즈카 마사아키
출연  : 에구치 요스케, 카가 타케시, 기타무라 카즈키
상영시간  : 118분
장르  : SF,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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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개봉작 리뷰] <극락도 살인사건> - 그 시절, 그 섬엔 무슨 일이 있었나
입력시간 : 2007-04-06 21:37


주민이라곤 딱 열일곱 명인 작은 섬, 극락도. 적은 식구지만 보건소와 학교를 다 갖춘 마을다운 마을, 이웃 사이에 정이 가득한 인심 좋은 마을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마을 어른 김노인(김인문)의 칠순 잔칫날 밤까지의 얘기다. 밤 사이 벌어진 화투판에서 송전 기사 두 명이 주검이 돼 나타나자 마을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인다. 물론 이게 끝이라면 그저 ‘사건’으로 남았을 테다. 문제는 다음부터. 강력한 용의자였던 덕수부터 한 사람씩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보건소장 제우성(박해일)을 필두로 초등학교 선생 장귀남(박솔미)과 마을 이장(최주봉)이 머리를 맞대어 보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 뿐이다. 극락도에서 열일곱 명의 자취가 모두 사라질 그날까지.

섬은 사면을 바다로 향한, 하늘을 머리에 둔 열린 공간이자 뭍으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된 닫힌 공간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nd Then There Were None]의 인디언 섬이 미스터리 범죄가 일어나는 ‘밀실’ 역할을 톡톡히 하듯, <극락도 살인사건>의 배경인 극락도 역시 잇단 살인사건에서 주인공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계속되는 죽음의 손길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그래서 이제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사건의 배후에 숨어 있는 실제 범인은 뒷짐지고 구경만 해도 된다. 고립된 공간, 한정된 인물들 사이에서 의심이 불을 당기면 곧 목숨을 건 아귀다툼이 그 안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연이은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미스터리 추리극이란 기본 골격 위에 의심으로 커져간 마을 사람들의 아귀다툼을 그려 넣는다. 극락도에서 차례로 죽어간 사람 가운데 ‘명백한’ 살인에 의한 시체는 별로 없다. 의심이 낳은 싸움에 의한 총질과 칼질, 발길질이 서로를 죽음으로 몰아갈 뿐이다.

치밀한 미스터리 구도보다 죽음의 벼랑 끝에 내몰린 인간의 뒤틀린 심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인 <극락도 살인사건>은 그래서 미스터리 추리물의 매력에선 한 발 물러서 있다. 단서들을 조립해가며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 안에선 빈틈이 들쑥날쑥 드러나고, 마을에 전해지는 ‘열녀문’에 관한 소문이 소복 입은 귀신으로 직접 인용된 장면들은 ‘복선’으로 작용하기는커녕 이야기를 더욱 복잡하게만 한다. 더욱이 범인의 실체가 밝혀지는 마지막 반전은 충분히 놀랍지만, 내레이션으로 친절히 밝히고 덧붙여 설명하는 사건의 뒷모습은 <극락도 살인사건>을 김빠진 싱거운 미스터리로 머물게 한다.

미스터리의 묘미는 약하지만 닫힌 공간 안에서 삶과 죽음을 놓고 벌이는 아귀다툼이 생생하게 드러날 수 있었던 건 모두 배우들의 완숙한 연기력 덕분이다. <살인의 추억>의 의뭉스런 사내 이후 또 다시 비밀이 가득한 보건소장을 연기한 박해일은 물론이고 성지루, 박원상, 최주봉, 안내상, 박솔미 등 열일곱 섬마을 주민 모두 제 몫의 빼어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에 대립과 긴장의 팽팽한 기운을 새겼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김한민 감독이 80년대 후반, 고향 순천에서 흘려 들었다는 한 섬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다.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장편 연출 데뷔한 김한민 감독이 이야기도 직접 썼다.


박아녜스  기자 (fatcat@movielink.co.kr)

[4/12 개봉작 리뷰] <할리우드랜드> - LA Confidential

입력시간 : 2007-04-09 21:33



1959년 6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인기 TV 시리즈 <슈퍼맨의 모험 Adventures of Superman>의 스타 배우 조지 리브스(벤 애플렉)가 할리우드의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다. 인기 스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의 약혼자 레오노어 레몬(로빈 튜니)와 미국 전역의 수백만 팬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지만, LA 경찰은 그의 죽음을 자살로 서둘러 종결짓는다. 그러나 조지 리브스의 어머니 헬렌 베솔로(로이스 스미스)는 아들의 죽음을 타살로 확신하고, 사립 탐정 루이스 시모(애드리안 브로디)를 고용하여 조지의 죽음을 조사하도록 한다.

조지 리브스. 1914년 미국 출생으로, 1951년부터 1958년까지 총 104편의 에피소드에 걸쳐 방영된 TV 시리즈 <슈퍼맨의 모험>으로 전후 영웅을 갈망하던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초대 슈퍼맨으로 유명한 배우다. 조지 리브스는 <슈퍼맨의 모험>으로 전 미국의 슈퍼 히어로로 떠오르는데는 성공했지만, 그에게 드려진 슈퍼맨 코스튬은 정극 배우로 향하는 발목을 사사껀껀 잡는다. 어렵게 오디션을 통과하여 출연한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지상에서 영원으로 From Here to Eternity> 시사회에서 사람들은 그를 보고 '총알보다 빠른 사나이'라며 킥킥대고, 결국 그의 출연 분량은 모두 잘려 나가기에 이른다.


<섹스 앤 더 시티 Sex and the City> <식스 피트 언더 Six Feet Under> <소프라노스 The Sopranos> 등 일련의 HBO TV 시리즈로 유명한 앨런 쿨터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 <할리우드랜드 Hollywoodland>는 조지 리브스의 죽음에 초점을 맞춘다. 조지 리브스의 죽음을 조사하던 루이스 시모는 조지와 관련된 할리우드 쇼 비지니스의 추악한 현실에 직면한다. 애초 조지 리브스에 대해 관심조차 없던 루이스는 점차 그에게 일종의 동질감까지 느끼게 된다. 이처럼 <할리우드랜드>는 루이스의 시점과 조지의 시점을 오가며, 추악한 진실에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

범죄 스릴러와 코미디 장르가 절묘하게 섞인 <소프라노스>처럼 <할리우드랜드>에서도 앨런 쿨터의 장기는 여전히 발휘된다.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는 조지 리브스의 죽음에 대해 섯부른 결론을 내리지는 않지만, <할리우드랜드>는 픽션과 논픽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묘한 긴장감을 극에 부여한다. 애드리안 브로디, 벤 애플렉, 다이안 레인, 밥 호스킨스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중견 배우들의 호연은 영화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준다.


 

태상준  기자 (birdcage@movielink.co.kr)

 

[4/12 개봉작 리뷰] <고스트 라이더> - 영화로 부활한 안티히어로, 악마와 맞서다

입력시간 : 2007-04-06 21:39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긴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자니 블레이즈(니콜라스 케이지). 모터사이클 스턴트맨인 그는 암으로 죽어가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피터 폰다)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았다. 하지만 메피스토펠레스는 자니 블레이즈의 곁을 끝없이 맴돌기 시작하고, 자니 블레이즈는 그 계약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임을 깨닫는다. 한편, 메피스토펠레스의 아들인 블랙하트(웨스 벤틀리)가 세 명의 타락천사를 데리고 세상에 나타난다. 그들의 목적은 메피스토펠레스를 죽이고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 메피스토펠리스는 자니 블레이즈에게 블랙하트 일당을 제거할 경우 영혼을 돌려주겠다고 속삭인다. 이제 자니 브레이즈는 밤마다 불멸의 영혼사냥꾼인 ‘고스트 라이더’로 변신해 타락천사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마블 코믹스의 동명만화를 영화화한 <고스트 라이더 Ghost Rider>는 악의 무리에 맞선 안티히어로 자니 블레이즈의 이야기다. 자니 블레이즈라는 캐릭터는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았다는 점에서 괴테의 [파우스트 Faust]를 연상시키며, 선과 악의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와 닮아있다. 하지만 <배트맨 Batman>이나 <스파이더 맨 Spider-Man>에서 보여주었던 고뇌하는 안티히어로의 모습은 <고스트 라이더>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고스트 라이더>는 자신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악의 무리에 맞서는 자니 블레이즈의 여정 만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권을 뚫고 비행기를 막아내는 <수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나 흑백화면 안에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을 담아냈던 <씬 시티 Sin City>에 비해 <고스트 라이더>는 시각적 쾌감이 강한 영화가 아니다. 여섯 개의 블랙호크 헬기 위를 뛰어넘는 자니 블레이즈의 스턴트 쇼엔 박진감이 떨어지며 고스트 라이더의 얼굴은 표정 없이 화염으로 이글거릴 뿐이다.


하지만 <고스트 라이더>는 영화 면면에 녹아난 상징을 읽을 때 쏠쏠한 재미가 있다. 고스트 라이더라는 캐릭터는 미국문화를 상징하는 카우보이와 똑 같다. 올가미는 쇠사슬로, 말은 모터사이클로 바뀌었을 뿐 가죽 자켓을 입고 악당을 처치하기 위해 내달리는 모습은 카우보이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걸작 <이지 라이더 Easy Rider>(1969)에 출연한 피터 폰다가 메피스토펠레스를 맡은 것도 괜한 설정이 아니다. 악마와 계약을 맺기 전 즐거웠던 유년기 시절로 돌아가길 원하는 자니 블레이즈는 사탕과 젤리를 입에 물고 산다. 속죄와 구원, 천사와 악마 등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고스트 라이더>에 카펜터즈(목수)의 음악이 쓰이는 것은 하나의 농담처럼 보인다. <데어데블 Daredevil>의 마크 스티브 존슨이 <고스트 라이더>의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았다.


 

김영서  기자 (nodata@movielink.co.kr)

 

[4/12 개봉작 리뷰] <천년학> - 한 많은 이복 남매의 사랑 이야기

입력시간 : 2007-04-06 21:35



이복 남매 동호(조재현)와 송화(오정해)는 소리꾼 양아버지 유봉(임진택)을 따라 전국을 떠돌며 살아간다. 소리를 하는 송화와 북 장단을 맞춰주는 동호는 24시간 붙어있다 보니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혈기왕성한 동호는 아버지 유봉의 횡포와 이복 누나 송화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견디지 못한 채 집을 나가버린다. 군대를 다녀오고 유랑극단의 멤버가 되어 또다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 동호는 유랑극단의 여배우 단심(오승은)의 유혹에 빠져 동거를 하지만, 언젠가 송화를 만날 날만 꿈꾸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양아버지는 죽고 송화는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호는 송화를 찾아나선다.

영화는 중년의 동호가 어린 시절 양아버지와 누나 송화와 함께 가끔 머물렀던 선학동 주막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선학동 주막은 송화에 대한 짝사랑으로 평생 주막을 지키며 살아가는 용택(류승룡)이 지키고 있다. 선학동 주막에서 재회한 두 남자는 서로 사랑했던 한 여자 송화에 대한 기억을 풀어놓으며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눈다. 영화는 그렇게 현재와 과거를 들락날락하며 이루지 못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평생을 살아야했던 한 이복 남매의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를 장대하게 펼쳐놓는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은 평생 그리워하면서도 함께 살지 못하는 이복 남매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자 평생 이름 한번 빛내보지 못한 무명 소리꾼들의 이야기다. 송화와 동호는 성공하지 못한 소리꾼 아버지에 의해 소리꾼으로 키워지지만 이들 역시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이름을 얻지 못한 채 평생을 떠돌다 스러져간다. 송화는 잔칫집과 술집을 전전하며 소리로 연명하는 처지지만 목소리를 갈고 닦는 일은 소홀히 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복 누나 송화의 소리에 북 장단을 맞춰주겠다는 일념으로 연습에 매진하는 동호 역시 고작 유랑극단 무대거나 기생들의 술자리에서 실력발휘를 할 뿐이다.

임권택 감독은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와 성공하지 못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관조적인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낸다. 100번째 영화라는 강박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작 중단과 주연 배우의 교체 등 진통을 겪은 흔적도 드러나지 않는다. 99편의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노감독의 여유는 롱샷으로 잡아낸 남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인물을 자연의 일부로 품어내는 화면에서 묻어난다. 양방언의 애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풍경이 펼쳐지는 선학동의 해질녘을 담은 마지막 장면은 영화의 백미. <서편제>에서 송화로 출연했던 오정해가 14년 만에 다시 송화로 출연해 농익은 소리를 들려주며 <서편제>의 맥을 이었고, 개성 강한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조재현이 가슴에 한을 품은 떠돌이 고수 동호 역을 맡아 오정해와 호흡을 맞췄다.


 

최상희  기자 (immerblau@movielink.co.kr)



[4/12 개봉작 리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사랑스런 대작 신파 코미디

입력시간 : 2007-04-06 21:40



못된 남자들 때문에 인생을 망치는 여자의 이야기는 그리 낯선 소재가 아니다. 한국 영화사에서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김호선 감독의 <영자의 전성시대> 같은 영화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단순히 소재만 본다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이하 ‘마츠코’)은 일본판 ‘영자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마츠코(松子)를 한국식으로 읽으면 ‘송자의 여인잔혹사’라 해도 무방하다. <마츠코>의 시작은 오슨 웰즈의 <시민 케인 Citizen Kane>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쿄에서 백수 생활을 하던 쇼(에이타)는 아버지(카가와 테루유키)로부터 오랫동안 행방불명이었던 고모 마츠코(나카타니 미키)의 유품을 정리하라는 말을 듣는다. 명함 한 장을 손에 꽉 쥔 채 강변의 잔디밭에서 53년의 삶을 마감한 마츠코는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 ‘혐오스런 마츠코’라 불리며 생을 마감한 고모의 과거를 좇는 쇼와 파란만장한 마츠코의 일생이 교차되며 하나둘씩 비밀의 열쇠가 풀리기 시작한다. 그 시점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츠코의 인생을 급변하게 만든 첫 번째 계기는 학생의 절도사건을 무마하려다 절도범으로 몰리면서 교직을 떠나야 했던 일이다.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를 동경하는 무명의 작가 지망생 야메가와(쿠도 칸쿠로)와 동거를 시작한 마츠코는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연인에 대한 사랑으로 버텨 나간다. 야메가와는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야메가와를 시기하던 친구 오카노와 불륜관계를 맺으나 아내에게 들킨 후 버림받기에 이른다. 매춘부가 된 마츠코는 업소의 최고 인기녀로 급부상하지만 동거하던 기둥서방 오노데라(다케다 신지)에게 배신당한 후 분노에 휩싸여 살인을 저지른다. 수사망을 피해 도쿄로 피신한 마츠코의 새로운 연인은 이발사 시미즈.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동거 중 체포돼 교도소로 수감된 마츠코는 8년의 형기를 채우고 출소한 후 시미지를 다시 찾아가지만 결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그를 멀리서 보고 낙담한 채 길을 떠난다. 마츠코 앞에 우연히 나타난 제자 류(이세야 유스케)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고 고백하며 외로운 마츠코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츠코>는 비극이자 희극이 공존하는 묘한 작품이다. 로맨스와 뮤지컬이 판타지와 결합해 마치 CF 같기도 하고 뮤직비디오 같은 화려한 영상을 펼쳐 보인다.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는 오랜 CF 경력 끝에 <불량공주 모모코 Kamikaze Girls>로 데뷔해 일본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인물이다. 마츠코의 비극적인 삶을 무겁게 그린 원작 소설을 판타지 같은 뮤지컬 로맨스로 변형시킨 나카시마 테츠야는 <불량공주 모모코>에서 보여주었던 화려하고 자극적인 색감과 미술, 세트, 현란한 편집 기법 등을 한 여자의 일대기와 접목시켜 한 편의 장대한 콜라주를 완성해 낸다. 특히 꽃으로 수놓은 화려한 색감의 판타지적 미장센과 뮤직비디오 같은 뮤지컬 장면은 <마츠코>의 가장 뚜렷한 외적 특징이다. <마츠코>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서 가치가 높은 것은 진지함과 장난스러움을 동시에 견지하며 눈물샘과 웃음보를 동시에 자극한다는 점 때문이다. 감독의 꼼꼼하고 집요한 연출력도 대단하지만 키네마준보 베스트10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나카타니 미키의 열연은 작품의 완성도를 배가시킨다. 일본 문화 애호가라면 나카타니 미키, 이세야 유스케, 다케다 신지 등 주요 출연진의 면면은 물론 시바사키 코우, 츠치야 안나, 작가 쿠도 칸쿠로, 가수 보니 핑크 등의 특별 출연도 반가울 듯하다. 

고경석  기자 (kave@movie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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