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마지막주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6. 28. 09:03
7.00/10
4명 참여
7.00/10
4명 참여
준벅
예매하기   
감독  : 필 모리슨
출연  : 에이미 아담스, 엠베스 데이비츠
상영시간  : 106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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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8.57/10
40명 참여
5.25/10
4명 참여
트랜스포머
예매하기   시사회·이벤트
감독  : 마이클 베이
출연  :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조쉬 더하멜
상영시간  : 135분
장르  : SF, 액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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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6.38/10
232명 참여
4.00/10
2명 참여
씨 노 이블
감독  : 그레고리 다크
출연  : 글렌 제이콥스
상영시간  : 83분
장르  : 공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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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2007년 06월 29일
0.00/10
0명 참여
13 자메티
감독  : 겔라 바브루아니
출연  : 게오르기 바블루아니
상영시간  : 86분
장르  :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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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10
116명 참여
5.00/10
1명 참여
모짜르트와 고래
감독  : 페테르 내스
출연  : 조쉬 하트넷, 라다 미첼
상영시간  : 93분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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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6/28 개봉작 리뷰] <준벅> - 낯선 가족을 만나다
입력시간 : 2007-06-25 11:19


시카고에서 조그만 화랑을 운영 중인 메들린(엠베스 데이비츠)이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아웃사이더 화가 워크(프랭크 호이트 테일러)의 작품이 정말 대단하니 그의 작품을 직접 보고 화랑에서 전시회를 유치해 보라는 것. 때마침 워크가 사는 노스캐롤라이나는 남편 조지(알렉산드로 니볼라)의 고향이기도 해서 메들린과 조지 부부는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메들린의 이번 여행은 난생 처음으로 조지 가족과 대면하는 자리라 의미가 특별하다. 하지만 첫 눈에 반해 버린 워크의 작품들과 다르게 조지의 가족들은 첫 만남부터 메들린을 불편하게 만든다. 시아버지(스콧 윌슨)은 지나치게 말이 없고, 시어머니(셀리아 웨스턴)은 시종일관 담배만 피워댄다. 게다가 시동생 조니(벤 맥켄지)는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동서 얘슐리(에이미 아담스)는 끊임없이 수다를 늘어놓아 메들린의 정신을 빼놓는다.

'6월의 벌레' '풍뎅이' 라는 영화의 원제(Junebug)는 한 차례 왔다가 떠나가는 메들린 부부를 빗댄 표현이다. 영화 제목처럼 <준벅 Junebug>은 생면부지의 남편 가족들과 함께 잠시 시간을 보내게 되는 메들린의 이야기다. 조지의 가족들과 처음으로 만나게 된 메들린은 조지의 가족이 한없이 낯설다. 조지의 가족들 또한 메들린을 가족으로 생각은 하지만 메들린과 함께 있는 것은 어쩐지 불편하고 어색하다. 방긋방긋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메들린은 워크와의 계약이 끝나면 떠나버릴 이름뿐인 가족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메들린의 심리를 드러낸다. 메들린이 워크와 계약을 맺기 위해 나선 길은 황량한 숲과 벌판에 둘러싸여 있고, 얘슐리의 출산으로 온 가족이 병원에 갔을 때도 메들린은 혼자 덩그러니 방안에 남겨지는 등 황량하고 쓸쓸한 메들린의 심리가 공간 덕분에 더욱 돋보인다.


이처럼 한 가족이지만 동시에 이방인과 다를 바 없는 메들린의 이야기를 섬세한 묘사로 풀어낸 <준벅>은 2005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에 후보로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요 라 텡고, 소닉 유스 등 걸출한 미국 인디밴드들의 뮤직비디오를 찍었던 필 모리슨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준벅>의 음악은 미국 인디록의 거장 요 라 텡고가 맡아 묘하게 쓸쓸하고 황량한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조지가 부르는 찬송가 '예수가 우리를 부르는 소리 Softy and Tenderly'는 가족의 사랑을 강조하는 영화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살려낸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매력적인 약혼녀로 주목을 받은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에이미 아담스는 쾌활하고 천진난만한 애슐리 역을 딱딱하고 건조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에이미 아담스는 탁월한 연기로 2005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비롯, 다양한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영서  기자 (nodata@movielink.co.kr)
[6/28 개봉작 리뷰] <트랜스포머> - 변신 로봇들의 반란

입력시간 : 2007-06-25 11:25



<트랜스포머 Transformers>의 역사는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완구회사 타카라와 미국의 완구회사 하스브로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변신 로봇 '트랜스포머'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인기를 등에 업고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은 <트랜스포머>는 1994년 TV 애니메이션으로 첫 선을 보인 뒤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TV 애니메이션으로 꾸준히 다시 만들어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애니메이션으로만 만들어져왔던 <트랜스포머>는 할리우드의 두 흥행 귀재 마이클 베이 감독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손에서 실사 영화로 탈바꿈했다.

어느날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과 파워를 지닌 거대 외계 생명체 트랜스포머들이 지구로 들어온다. 궁극의 에너지원인 '큐브'를 차지하기 위해 우주를 떠돌며 전쟁을 벌여온 정의의 로봇 군단 오토봇과 악의 대변자 디셉티콘 군단이 지구에 발을 들여놓는다. 이들 로봇들은 지구의 다양한 기계들로 변신해 자신들의 정체를 감춘 채 큐브의 존재를 찾아다니던 중 샘(샤이어 라버프)이 큐브의 위치를 찾는데 결정적인 열쇠가 되는 안경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디셉티콘 군단은 오토봇 군단보다 빨리 큐브를 찾아내기 위해 샘을 공격하고, 오토봇 군단의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과 가디언 범블비는 디셉티콘 군단에 맞서 샘을 보호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샘은 어느날 자신의 자동차가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그 후부터 트랜스포머들의 전쟁에 휘말려든다. 여자친구 미카엘라(메간 폭스)도 얼떨결에 샘과 함께 지구를 구하는 임무에 뛰어들게 된다.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프라모델을 조립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자유자재로 변신하며 감정까지 느끼는 인간 같은 로봇들의 활약담을 스크린에 옮겨낸 <트랜스포머 Transformers>는 이런 남자들의 로망을 대신 실현시켜준다. <트랜스포머>는 정의의 편에 선 변신 로봇 오토봇 군단과 악의 대변자 디셉티콘 군단이 궁극의 에너지원인 '큐브'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대결을 중심으로 인간 샘과 미카엘라의 이야기를 끼워넣는다. <더 록 The Rock> <아마겟돈 Armageddon> <진주만 Pearl Harbor> <아일랜드 Island> 등 블록버스터 영화에 재능을 발휘해온 마이클 베이 감독은 변신 로봇 트랜스포머의 이야기를 거대한 스케일로 펼쳐놓는다. 자동차, 라디오, 휴대폰 등 온갖 기계들이 거대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면과 마지막 오토봇 군단과 디셉티콘 군단의 결전 장면은 영화의 압권.

그러나 <트랜스포머>는 변신 로봇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화려한 스펙터클로 포장하는데 그친다. 지구를 차지하려는 악의 군단 디셉티콘에 맞서는 정의로운 오토봇 군단의 대결이라는 설정은 상투적이고 단순하며 이야기 전개는 엉성하다. 시종일관 정의를 주장하는 오토봇 군단의 수장 옵티머스 프라임과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는 디셉티콘의 수장 메가트론, 인류 구원의 열쇠를 쥔 고등학생 샘과 섹시함으로 무장한 미카엘라 등 캐릭터도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다. 이처럼 <트랜스포머>는 스펙터클을 만들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마이클 베이 감독과 감동이 있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온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난 작품치고는 싱거운 편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완성도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변신 로봇들의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액션 신에서 시원한 쾌감은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최상희  기자 (immerblau@movielink.co.kr)[6/28 개봉작 리뷰] <씨노이블> - 블랙웰 호텔에는 악마가 산다

입력시간 : 2007-06-25 11:20



윌리엄스 경관(스티븐 비들러)는 4년 전 전대미문의 살인마를 만난 적이 있다. 17명의 사람들이 두 눈이 뽑힌 채 잔인하게 살해당했고, 윌리엄스 경관은 살인마에게 맞서다 왼팔이 잘렸다. 윌리엄스 경관은 현직에서 벗어나 불량 청소년들을 사회 봉사 활동에 참여시키는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그의 임무는 화제로 폐허가 된 블랙웰 호텔을 그럴 듯한 노숙자 보호 시설로 탈바꿈시키는 것. 폭행, 절도, 무단침입 등 각양각색의 죄명을 가진 여덟 명의 불량 청소년들이 사회 봉사 명령을 받고 호텔에 끌려온다. 하지만 이 멤버들은 호텔 청소에는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호텔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몰래 숨어 담배라도 한 대 필 수 있을까 궁리하며 시간을 때운다. 밤이 되자 이들은 호텔 곳곳을 누비며 본격적인 일탈 행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호텔에 몰래 기거하고 있던 괴한이 이들을 하나 둘씩 잡아가고, 윌리엄스 경관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씨노이블 See No Evil>은 사회 봉사 프로젝트에 투입된 경찰과 불량 청소년들이 살인마가 살고 있는 호텔에 머물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공포영화다. 영화는 살인자와 맞서는 이들의 고군분투를 치밀하게 그리고 있기보다 선혈이 뿌려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강도 높은 살육 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살인마는 미국 프로레슬링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의 악동 케인(본명은 글렌 제이콥스)이 맡았는데 2미터가 넘는 신장과 15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거구답게 사람들을 번쩍 들어올리고 한 손으로 내동댕이치는 괴력을 보여준다. 살인마가 쇠갈고리와 도끼로 사람들을 사냥하듯 처단하는 장면이나 목구멍에 휴대폰을 강제로 쑤셔 넣는 장면 등은 두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무서움을 자아낸다. 하지만 <씨노이블>은 박진감 넘치는 폭력 연출에 방점을 찍은 탓에 각 인물들의 상황설정과 묘사에는 성긴 부분이 많다.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죽어나가고 살인마의 과거가 모호하게 넘어가는 등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주지 못해 대부분의 공포가 단발로 그쳐 버린다. <씨노이블>은 린킨 파크, 스눕 독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다크가 메가폰을 잡았다.


김영서  기자 (nodata@movielink.co.kr)

[6/29 개봉작 리뷰] <13 자메티> -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입력시간 : 2007-06-25 11:07



그루지아에서 프랑스로 이민 온 청년 세바스찬(게오르기 바블루아니)은 지붕 수리공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새로 수리를 맡게 된 집에서 일한 지 열흘쯤 됐을 무렵, 세바스찬은 집 주인 남자가 낯선 남자와 거액의 돈을 벌 수 있는 계획을 짜는 것을 엿듣게 된다. 하지만 약물에 중독된 집 주인은 얼마 가지 않아 욕조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세바스찬은 집 주인 앞으로 배달 된 편지 봉투에 든 기차표와 호텔 숙박증을 들고 막무가내로 길에 오른다. 거액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것 말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길, 세바스찬은 호텔로 걸려온 전화 속 지시에 따라 숲 속 저택을 찾아간다. 

<13 자메티 Tzameti>는 목숨을 건 내기, 러시안 룰렛 게임을 전면으로 가져온다. 세바스찬이 찾아간 곳은 러시안 룰렛 게임이 한창인 어느 별장. 열세 명의 선수가 중앙 무대에 올라 손에 권총을 쥐면 도박꾼들이 돈을 건다. 탄알 한 발이 지급되는 1라운드. 선수들은 원을 그려 다른 선수의 머리에 총을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거기서 살아남은 선수들은 탄알 두 발이 주어지는 2라운드로 올라간다. 라운드가 계속될수록 탄알은 늘어나고, 러시안 룰렛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줄어든다. 영문도 모르고 그곳으로 간 세바스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13번 선수’로 무대에 올라 누군가에 의해 죽거나 혹은,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

러시안 룰렛 장면으로 유명한 또 다른 영화 <디어 헌터 The Deer Hunter>가 러시안 룰렛으로 베트남 전쟁의 잔혹함을 묘사한다면 <13 자메티>는 자본의 도구로 전락한 인간 풍경을 그려낸다. 권총을 쥔 열세 명의 선수들은 포커 판에서 사용되는 카드나 다름없는 존재들이다. 이들에게서 생명과 인권 따위를 거론할 여지는 전혀 없다. 흑백으로 거칠게 담아낸 러시안 룰렛 도박장의 풍경은 자본 아래 한낱 도구로 전락한 인간 풍경을 쓸쓸히, 그리고 처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목숨을 건 러시안 룰렛 게임을 긴장감 있게 담아낸 영화 <13 자메티>는 그루지아 출신 감독 젤라 바블루아니가 연출했다. 1979년 생, 신예 감독 젤라 바블루아니는 2005년 써놓은 시나리오가 제작 지원을 받지 못하자 러시안 룰렛 시퀀스를 자비로 촬영했다. 이 시퀀스를 본 영화사가 제작비를 지원해 완성할 수 있었던 <13 자메티>는 2005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2006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감독에게 안겨줬다. 또한 젤라 바블루아니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13 자메티>의 리메이크를 제안해와 할리우드판으로 또 한번 연출을 맡게 됐다. 영문도 모른 채 죽음의 게임을 벌여야 했던 13번 선수, 세바스찬은 감독의 동생 게오르기 바블루아니가 연기했다. ‘자메티 Tzameti’는 그루지아 어로 13을 뜻한다. 동양에서 숫자 4가 불길한 느낌을 갖고 있는 것처럼 서양에선 13이 불길한 숫자로 통한다.


 

박아녜스  기자 (fatcat@movielink.co.kr)

[6/28 개봉작 리뷰] <모짜르트와 고래> - 특별하지만 평범한 사랑이야기

입력시간 : 2007-06-25 11:45



수(數)에 천부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는 도널드 모튼(조시 하트넷)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택시를 운전하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마저도 매번 숫자에 사로잡혀 일을 그르치고 만다. 숫자놀이에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든 까닭이다. 지역 내 자폐증 모임을 이끌고 있는 도널드는 새로 가입한 이사벨 소렌슨(라다 미첼)에게 호감을 느낀다. 이사벨은 도널드와 마찬가지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으며 미술과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다.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 하는 ‘고래’ 도널드와 창조적 열정에 사로잡혀 있는 ‘모짜르트’ 이사벨. 두 사람은 할로윈 파티에 모짜르트와 고래 복장을 하고 만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미용사로 일하고 있는 이사벨은 도널드에게 새로운 직장을 소개시켜 주고 마당이 있는 집을 구해 도널드와 동거를 시작한다. 결혼을 원하는 도널드와 친구로 남고 싶어하는 이사벨. 정상적인 사람들의 세계에 편입하려 하는 도널드의 욕심이 이사벨의 자유분방한 성격과 충돌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 <엘링 Elling>으로 주목받은 노르웨이 출신 패테르 내스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모짜르트와 고래 Mozart and the Whale>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니고 있는 남녀의 독특한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과 유사한 신경질환으로 사교력이 떨어지고 소리나 맛, 냄새, 시각에 예민하며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레인맨 Rain Man>의 시나리오를 쓴 로널드 베이스가 다시 한 번 유사한 소재로 각본을 쓴 <모짜르트와 고래>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남녀를 통해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적 억압을 피해 자신들만의 소통 방식을 찾아 모인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들은 사회적 소통 장애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으면서도 원활한 소통 방식을 찾지 못한다. 상대방의 독특함을 잘 이해하는 도널드와 이사벨 역시 사랑에 빠져들면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다.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가 백지장 차이라면 보통 사람들과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의 차이도 그것과 다를 바 없다. 도널드와 이사벨이 나누는 사랑의 방식도 마찬가지다. 이성에 충실한 도널드와 감성에 충실한 이사벨의 갈등이 일반적인 남녀관계의 그것과 다를 이유는 없다. <모짜르트와 고래>는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끌어들이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적인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평범한 장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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