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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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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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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7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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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 쥐, 요리사 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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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7.23<라따뚜이 Ratatouille>는 첫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Toy Story>(1995)부터 <카 Cars>(2006)까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3D 애니메이션의 방향을 제시해온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2007년 신작이다. 영화의 제목인 '라따뚜이'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잡탕 야채 스튜를 뜻하는 말로, 극 중에서는 '요리를 휘젓는 쥐'(rat-touille)로도 해석된다. <라따뚜이>의 주인공은 프로 요리사를 꿈꾸는 쥐 레미다. 더러움과 병균의 상징인 혐오동물의 대표 쥐가 감히 요리사가 되려하다니. 하지만 '모두가 요리할 수 있다'는 요리 책을 낸 요리사 구스토의 생각은 다르다. <라따뚜이>는 구스토의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결국 요리사로 성공하는 쥐 레미의 좌충우돌기다.

태상준 birdcage@movielink.co.kr
<브루스 올마이티 Bruce Almighty>의 속편 <에반 올마이티 Evan Almighty>는 노아의 방주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코미디 영화다. 영화는 성서의 이야기를 현대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서 재치 있는 요소들을 풀어 놓는다. 에반의 집으로 배달되는 방주의 자재들은 투박한 잣나무 원형 그대로가 아니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방주 제작 가이드(Ark Building for Dummies)'다. 에반이 아침마다 자명종 시계소리에 깨는 시간은 새벽 6시 14분. 창세기 6장 14절에 언급되는 노아의 방주를 가리킨다. 신이 자신의 앞에 나타난 사실을 믿지 못하는 에반이 쌍으로 움직이는 동물들의 공세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도 돋보이는 설정. <에반 올마이티>는 신을 만나 예기치 못한 고행을 겪는 에반의 이야기를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 삼아 유쾌하게 그려 나간다.
<에반 올마이티> - 도시 한복판에 거대 방주를 띄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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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7.23<브루스 올마이티 Bruce Almighty>의 속편 <에반 올마이티 Evan Almighty>는 노아의 방주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코미디 영화다. 영화는 성서의 이야기를 현대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서 재치 있는 요소들을 풀어 놓는다. 에반의 집으로 배달되는 방주의 자재들은 투박한 잣나무 원형 그대로가 아니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방주 제작 가이드(Ark Building for Dummies)'다. 에반이 아침마다 자명종 시계소리에 깨는 시간은 새벽 6시 14분. 창세기 6장 14절에 언급되는 노아의 방주를 가리킨다. 신이 자신의 앞에 나타난 사실을 믿지 못하는 에반이 쌍으로 움직이는 동물들의 공세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도 돋보이는 설정. <에반 올마이티>는 신을 만나 예기치 못한 고행을 겪는 에반의 이야기를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 삼아 유쾌하게 그려 나간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화려한 휴가>는 5월 18일, 그러니까 전남대 교문 앞에서 계엄군과 광주 시민이 충돌하는 시점 전후로 전체적인 줄기를 나눌 수 있다. <화려한 휴가>의 전반부는 중반 이후 벌어지는 그 엄청난 비극으로부터 180도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5.18이 발발하기 직전 광주의 모습은 마치 유토피아를 떠올릴 정도로, 평화롭고 목가적이기 짝없는 소도시의 전형이다.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주저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함께 모여 TV로 인기 드라마 <전설의 고향>을 보고, 야유회에선 신부와 퇴역 군인, 그리고 택시 운전사가 함께 1인2각 경주를 벌인다. 김지훈 감독은 <화려한 휴가>의 한시간 남짓한 전반부를 가능한 포근하고 따뜻하게 묘사한다. 물론 이는 앞으로 닥쳐올 비극과의 확연한 대비를 위한 장치다.
영화 마지막, 이요원이 분한 신애는 차를 타고 광주 시내를 돌아다니며 "광주 시민 여러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라고 울부짖는다. 김지훈 감독이 <화려한 휴가>를 통해 말하고자 한 바는 바로 이것이다. 폭동이 사태로, 사태가 항쟁으로 명칭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광주민주화항쟁은 대한민국 전 국민이 공유하는 전체의 역사가 아닌, 전라도 지역에 한정된 역사다. '왜 하필 지금 5.18 영화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명쾌한 대답이다.
<화려한 휴가> - 그들을 잊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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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화려한 휴가>는 5월 18일, 그러니까 전남대 교문 앞에서 계엄군과 광주 시민이 충돌하는 시점 전후로 전체적인 줄기를 나눌 수 있다. <화려한 휴가>의 전반부는 중반 이후 벌어지는 그 엄청난 비극으로부터 180도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5.18이 발발하기 직전 광주의 모습은 마치 유토피아를 떠올릴 정도로, 평화롭고 목가적이기 짝없는 소도시의 전형이다.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주저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함께 모여 TV로 인기 드라마 <전설의 고향>을 보고, 야유회에선 신부와 퇴역 군인, 그리고 택시 운전사가 함께 1인2각 경주를 벌인다. 김지훈 감독은 <화려한 휴가>의 한시간 남짓한 전반부를 가능한 포근하고 따뜻하게 묘사한다. 물론 이는 앞으로 닥쳐올 비극과의 확연한 대비를 위한 장치다.
영화 마지막, 이요원이 분한 신애는 차를 타고 광주 시내를 돌아다니며 "광주 시민 여러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라고 울부짖는다. 김지훈 감독이 <화려한 휴가>를 통해 말하고자 한 바는 바로 이것이다. 폭동이 사태로, 사태가 항쟁으로 명칭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광주민주화항쟁은 대한민국 전 국민이 공유하는 전체의 역사가 아닌, 전라도 지역에 한정된 역사다. '왜 하필 지금 5.18 영화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명쾌한 대답이다.

태상준 birdcage@movielink.co.kr
<므이>는 베트남이라는 이국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100년 전에 사망한 므이라는 한 여성의 초상화에 숨어 있는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공포를 덧입혀놓은 영화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허가를 받고 촬영한 첫 작품이기도 한 <므이>는 므이의 비밀을 추적하는 윤희와 서연의 이야기를 기본 뼈대로 두고, 므이의 비밀과 서연의 비밀을 슬쩍 엮어놓는다. 여기에 서연과 윤희의 복잡한 관계가 한 축을 형성하며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므이>는 기본적으로는 므이라는 인물의 초상화와 연관된 사건과 비밀들을 풀어가는 미스터리 구조를 취하는 한편, 자극적인 장면과 뭔가 사건이 일어날 듯한 분위기 등 기존 공포영화들에서 즐겨 사용해온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낯선 베트남이라는 공간도 공포 효과를 높이는데 한몫한다. 아쉬운 점은 후시 녹음인 탓에 현장감이 약하다는 점. 그래서 공간이 주는 청각적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므이> - 이국적인 풍경 속에 스민 공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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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7.23<므이>는 베트남이라는 이국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100년 전에 사망한 므이라는 한 여성의 초상화에 숨어 있는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공포를 덧입혀놓은 영화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허가를 받고 촬영한 첫 작품이기도 한 <므이>는 므이의 비밀을 추적하는 윤희와 서연의 이야기를 기본 뼈대로 두고, 므이의 비밀과 서연의 비밀을 슬쩍 엮어놓는다. 여기에 서연과 윤희의 복잡한 관계가 한 축을 형성하며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므이>는 기본적으로는 므이라는 인물의 초상화와 연관된 사건과 비밀들을 풀어가는 미스터리 구조를 취하는 한편, 자극적인 장면과 뭔가 사건이 일어날 듯한 분위기 등 기존 공포영화들에서 즐겨 사용해온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낯선 베트남이라는 공간도 공포 효과를 높이는데 한몫한다. 아쉬운 점은 후시 녹음인 탓에 현장감이 약하다는 점. 그래서 공간이 주는 청각적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최상희 immerblau@movielink.co.kr
첫 사건은 2월 14일. 가람 고등학교의 꽃미남이 늦은 밤, 으슥한 골목에서 변을 당한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이 지난 3월 14일엔 거창 고등학교의 몸짱, 얼굴짱이 똑같은 변을 당한다. 두 사건만이라면 우연이라고 넘겼을 터. 하지만 4월 14일 나담 고등학교 꽃미남마저 같은 사건을 겪자 파고들 건 교과서밖에 없던 고교생들은 이 사건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늘파란고등학교 학생 기범(김기범)은 사건 추적 블로그를 만들어 인기 블로거가 되고, 언론이 테러를 당한 세 꽃미남들을 주목하자 이제 이 사건은 진정한 ‘사건’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다. 한편 다음 테러대상으로 지목된 늘파란고등학교의 3대 꽃미남인 학생회장 시원(최시원), 댄스동아리 리더 희철(김희철), 유도부 주장 강인(김영운)은 이상한 경쟁심에 휩싸인다. 다음 테러의 대상이 돼야 꽃미남으로 인정받는 상황이 된 것. 자, 이제 테러를 당하기 위한 세 사람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된다.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 - 아이돌 영화란 이런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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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첫 사건은 2월 14일. 가람 고등학교의 꽃미남이 늦은 밤, 으슥한 골목에서 변을 당한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이 지난 3월 14일엔 거창 고등학교의 몸짱, 얼굴짱이 똑같은 변을 당한다. 두 사건만이라면 우연이라고 넘겼을 터. 하지만 4월 14일 나담 고등학교 꽃미남마저 같은 사건을 겪자 파고들 건 교과서밖에 없던 고교생들은 이 사건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늘파란고등학교 학생 기범(김기범)은 사건 추적 블로그를 만들어 인기 블로거가 되고, 언론이 테러를 당한 세 꽃미남들을 주목하자 이제 이 사건은 진정한 ‘사건’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다. 한편 다음 테러대상으로 지목된 늘파란고등학교의 3대 꽃미남인 학생회장 시원(최시원), 댄스동아리 리더 희철(김희철), 유도부 주장 강인(김영운)은 이상한 경쟁심에 휩싸인다. 다음 테러의 대상이 돼야 꽃미남으로 인정받는 상황이 된 것. 자, 이제 테러를 당하기 위한 세 사람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된다.

박아녜스 fatcat@movielink.co.kr
<만덜레이 Manderlay>는 <도그빌 Dogville>과 <워싱턴 Washington>을 잇는 라스 폰 트리에의 ‘미국 3부작’ 두 번째 이야기다. <도그빌>이 대공황기의 미국 작은 마을 ‘도그빌’을 통해 자본주의를 통렬히 비판한다면 <만덜레이>는 노예제도와 자유에 관한 우화를 그리고 있다. 노예들이 해방이 된 후 이전보다 더 굶주리게 되자 옛 주인을 되찾아가 벌이는 일을 옮긴 프랑스 작가 장 폴랑의 ‘O의 이야기’ 서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만덜레이>는 두 팔을 옥죄고 있던 사슬을 푸는 것, 그것으로 노예 해방이 끝난 것인지를 되묻는다. 백인들이 자신의 뜻에 따라 흑인을 노예로 만든 것과 같이 노예 해방 역시 철저히 백인들의 관점에서 이루어졌을 뿐, 당사자인 흑인들의 상황과 입장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는 것이 라스 폰 트리에가 내놓는 비판. 자유와 속박은 권력을 쥔 백인이 흑인에게 내리는 용단이 아닌, 흑인 스스로가 판단하고 선택할 문제라는 것이다.
<만덜레이> - 자유와 속박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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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7.23<만덜레이 Manderlay>는 <도그빌 Dogville>과 <워싱턴 Washington>을 잇는 라스 폰 트리에의 ‘미국 3부작’ 두 번째 이야기다. <도그빌>이 대공황기의 미국 작은 마을 ‘도그빌’을 통해 자본주의를 통렬히 비판한다면 <만덜레이>는 노예제도와 자유에 관한 우화를 그리고 있다. 노예들이 해방이 된 후 이전보다 더 굶주리게 되자 옛 주인을 되찾아가 벌이는 일을 옮긴 프랑스 작가 장 폴랑의 ‘O의 이야기’ 서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만덜레이>는 두 팔을 옥죄고 있던 사슬을 푸는 것, 그것으로 노예 해방이 끝난 것인지를 되묻는다. 백인들이 자신의 뜻에 따라 흑인을 노예로 만든 것과 같이 노예 해방 역시 철저히 백인들의 관점에서 이루어졌을 뿐, 당사자인 흑인들의 상황과 입장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는 것이 라스 폰 트리에가 내놓는 비판. 자유와 속박은 권력을 쥔 백인이 흑인에게 내리는 용단이 아닌, 흑인 스스로가 판단하고 선택할 문제라는 것이다.

박아녜스 fatcat@movielink.co.kr
<로스트 하이웨이>나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그렇듯 <인랜드 엠파이어>의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상적인 논리로는 도저히 해석이 불가능한 4차원의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악몽, 순환, 상징, 서로 다른 자아의 존재, 두 자아의 교차, 수수께끼 같은 캐릭터 등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요소들이 다시 뒤섞인다. 부분적으로는 논리적인 연결이 가능하지만 전체를 하나의 일관성 있는 논리로 풀어내려 하다가는 길을 잃기 십상이다. 이야기가 하나의 단락 속에서 정리가 될 무렵이면 감독은 전혀 다른 세계로 건너뛰고 이전 세계와 조금씩 연결시키다 다시 처음 제시된 것과는 전혀 무관한 세계로 나아간다. 그러다가 보면 어느덧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고 무엇이 현실이고 꿈이고 가상세계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어제가 알고 보면 내일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듯 자신의 삶을 본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 두 문장이 아마도 <인랜드 엠파이어>를 관통하는 핵심일 것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TV를 보고 있는 여자가 등장하고, 알 수 없는 대화를 하는 두 남자가 나타나는가 하면, 시트콤 같은 사운드 효과 속에서 머리는 토끼이고 몸통은 사람인 세 캐릭터의 대화가 관객들을 어리둥절케 한다.(의인화된 토끼들의 방은 린치의 2002년작 중편 <래빗츠 Rabbits>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후부터는 비교적 구체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인 니키 그레이스(로라 던)의 저택에 이웃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폴란드 출신 노파가 방문한다. 공격적인 말투로 니키를 대하는 노파는 그녀가 곧 이야기 중인 새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될 것이며 그 영화는 사실 로맨스영화가 아닌 살인사건에 관한 영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은 내일이 어제일 수도 있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순식간에 다음날로 이어지고 니키는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기뻐한다. 남자 주연배우 데븐 버크(저스틴 서루)와 감독(제레미 아이언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니키는 감독으로부터 ‘On High in Blue Tomorrows’라는 제목의 이 영화가 폴란드 집시 설화를 토대로 한 작품이며 이미 한 차례 만들어질 뻔한 영화 ‘47’의 리메이크라는 고백을 듣는다. 감독에 따르면 원래 제작되던 영화가 중단된 것은 두 주연배우가 살해됐기 때문이다.
영화 속 영화가 촬영에 들어가면서 <인랜드 엠파이어>의 이야기는 점점 분열되기 시작한다. 영화 속 영화에서 불륜에 빠지는 연기를 하던 니키와 데븐은 극 중 캐릭터인 수잔 블루와 빌리 사이드처럼 위험한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다. 폴란드 노파의 말처럼 어느 순간 어제가 내일이 되고, 니키는 마치 과거 만들어질 뻔했던 영화 속 배우로 보이는 인물의 삶을 살게 된다. 영화가 계속 진행되면 더 이상 영화 속 영화는 사라지고 다른 세계로 건너간 니키의 기이한 삶이 펼쳐진다. 어느 순간 보면 니키는 폴란드에 있고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거리의 창녀로 전락해 할리우드의 거리를 배회한다. 영화가 끝날 즈음이면 거리에서 쓰러져 죽어가던 니키는 영화 속 영화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연기를 마친 니키는 극장 스크린을 통해 현재 자신의 모습을 본다.
<인랜드 엠파이어> - 세 시간짜리 초현실주의 악몽 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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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로스트 하이웨이>나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그렇듯 <인랜드 엠파이어>의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상적인 논리로는 도저히 해석이 불가능한 4차원의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악몽, 순환, 상징, 서로 다른 자아의 존재, 두 자아의 교차, 수수께끼 같은 캐릭터 등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요소들이 다시 뒤섞인다. 부분적으로는 논리적인 연결이 가능하지만 전체를 하나의 일관성 있는 논리로 풀어내려 하다가는 길을 잃기 십상이다. 이야기가 하나의 단락 속에서 정리가 될 무렵이면 감독은 전혀 다른 세계로 건너뛰고 이전 세계와 조금씩 연결시키다 다시 처음 제시된 것과는 전혀 무관한 세계로 나아간다. 그러다가 보면 어느덧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고 무엇이 현실이고 꿈이고 가상세계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어제가 알고 보면 내일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듯 자신의 삶을 본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 두 문장이 아마도 <인랜드 엠파이어>를 관통하는 핵심일 것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TV를 보고 있는 여자가 등장하고, 알 수 없는 대화를 하는 두 남자가 나타나는가 하면, 시트콤 같은 사운드 효과 속에서 머리는 토끼이고 몸통은 사람인 세 캐릭터의 대화가 관객들을 어리둥절케 한다.(의인화된 토끼들의 방은 린치의 2002년작 중편 <래빗츠 Rabbits>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후부터는 비교적 구체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인 니키 그레이스(로라 던)의 저택에 이웃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폴란드 출신 노파가 방문한다. 공격적인 말투로 니키를 대하는 노파는 그녀가 곧 이야기 중인 새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될 것이며 그 영화는 사실 로맨스영화가 아닌 살인사건에 관한 영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은 내일이 어제일 수도 있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순식간에 다음날로 이어지고 니키는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기뻐한다. 남자 주연배우 데븐 버크(저스틴 서루)와 감독(제레미 아이언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니키는 감독으로부터 ‘On High in Blue Tomorrows’라는 제목의 이 영화가 폴란드 집시 설화를 토대로 한 작품이며 이미 한 차례 만들어질 뻔한 영화 ‘47’의 리메이크라는 고백을 듣는다. 감독에 따르면 원래 제작되던 영화가 중단된 것은 두 주연배우가 살해됐기 때문이다.
영화 속 영화가 촬영에 들어가면서 <인랜드 엠파이어>의 이야기는 점점 분열되기 시작한다. 영화 속 영화에서 불륜에 빠지는 연기를 하던 니키와 데븐은 극 중 캐릭터인 수잔 블루와 빌리 사이드처럼 위험한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다. 폴란드 노파의 말처럼 어느 순간 어제가 내일이 되고, 니키는 마치 과거 만들어질 뻔했던 영화 속 배우로 보이는 인물의 삶을 살게 된다. 영화가 계속 진행되면 더 이상 영화 속 영화는 사라지고 다른 세계로 건너간 니키의 기이한 삶이 펼쳐진다. 어느 순간 보면 니키는 폴란드에 있고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거리의 창녀로 전락해 할리우드의 거리를 배회한다. 영화가 끝날 즈음이면 거리에서 쓰러져 죽어가던 니키는 영화 속 영화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연기를 마친 니키는 극장 스크린을 통해 현재 자신의 모습을 본다.

고경석 kave@movielink.co.kr
영화의 주인공은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양씨 가문의 오래된 대저택을 물려받은 제임스이다.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 터라 고풍스러운 대저택에 호기심이 생긴 제임스는 관리하기도 까다롭고 먼지투성이인 저택에서 약혼녀인 무용가 요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절친한 친구인 이첸, 아쳉과 새 출발을 자축하는 파티를 연 제임스는 자정이 지나면서 기이한 이미지의 꿈을 꾼다. 저택과 관련한 기묘한 일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이첸과 아쳉이 자정만 되면 기억을 잃고 저택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방 도시로 출장을 갔던 아쳉이 목이 졸린 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저택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거실에서 밤을 지낸 경찰 또한 다음 날 자정에 자신도 모르게 저택에 되돌아가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가족상속괴담>이 내세우는 태아귀신이라는 소재는 새롭고 신선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공포 괴담은 그다지 새롭지 않다. 오래된 대저택이 자아내는 으스스한 분위기는 무척 효과적인 반면 영화는 공포의 근원에 다가가려 하기보다는 비밀을 꼭꼭 숨겨뒀다가 조금씩 풀어내는 데 관심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링 Ring> 이후 본격적으로 공포영화에 정착되기 시작한 ‘죽음의 법칙’의 일관성도 떨어지고, 저주에 얽힌 미스터리와 죽음의 법칙을 결합시킨 시나리오도 그리 촘촘하지 못하다. 결과적으로 공간이 만들어내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이야기 자체로 옮겨가지 못한 채 중심을 잃고 제자리를 빙빙 돌기 시작한다. 정작 분위기는 무섭지만 내용은 하나도 없는 초반부와 내용은 많지만 정작 공포심을 자극하는 내용물은 하나도 없는 후반부가 작품의 일관성마저 훼손시키고 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들어 급속하게 신선도가 떨어지고 있는 아시아의 공포영화들 속에서 <가족상속괴담>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가족상속괴담> - 태아귀신에 얽힌 가문의 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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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영화의 주인공은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양씨 가문의 오래된 대저택을 물려받은 제임스이다.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 터라 고풍스러운 대저택에 호기심이 생긴 제임스는 관리하기도 까다롭고 먼지투성이인 저택에서 약혼녀인 무용가 요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절친한 친구인 이첸, 아쳉과 새 출발을 자축하는 파티를 연 제임스는 자정이 지나면서 기이한 이미지의 꿈을 꾼다. 저택과 관련한 기묘한 일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이첸과 아쳉이 자정만 되면 기억을 잃고 저택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방 도시로 출장을 갔던 아쳉이 목이 졸린 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저택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거실에서 밤을 지낸 경찰 또한 다음 날 자정에 자신도 모르게 저택에 되돌아가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가족상속괴담>이 내세우는 태아귀신이라는 소재는 새롭고 신선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공포 괴담은 그다지 새롭지 않다. 오래된 대저택이 자아내는 으스스한 분위기는 무척 효과적인 반면 영화는 공포의 근원에 다가가려 하기보다는 비밀을 꼭꼭 숨겨뒀다가 조금씩 풀어내는 데 관심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링 Ring> 이후 본격적으로 공포영화에 정착되기 시작한 ‘죽음의 법칙’의 일관성도 떨어지고, 저주에 얽힌 미스터리와 죽음의 법칙을 결합시킨 시나리오도 그리 촘촘하지 못하다. 결과적으로 공간이 만들어내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이야기 자체로 옮겨가지 못한 채 중심을 잃고 제자리를 빙빙 돌기 시작한다. 정작 분위기는 무섭지만 내용은 하나도 없는 초반부와 내용은 많지만 정작 공포심을 자극하는 내용물은 하나도 없는 후반부가 작품의 일관성마저 훼손시키고 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들어 급속하게 신선도가 떨어지고 있는 아시아의 공포영화들 속에서 <가족상속괴담>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고경석 kave@movielink.co.kr
<폭력의 역사 A History of Violence>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는 미국의 소도시에 살고 있는 한 남자로부터 출발한다. 주인공 톰은 과거 엄청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던 악인이었지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톰은 우연한 계기로 폭력의 세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고 사람을 죽여가며 자신의 과거를 지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폭력의 역사>는 악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다. <폭력의 역사>를 보면서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당의 집요함 때문이 아니라 선과 악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이중성에 있기 때문이다. 톰은 자신의 가게에서 2인조 강도를 처단한 것처럼 똑 같은 방식으로 악당을 물리치며 자신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한다. 모든 것이 해결된 후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나누는 장면에서 안도감이 아니라 서늘함이 느껴지는 것은 불안한 톰의 정체성 때문이다.
<폭력의 역사> - 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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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폭력의 역사 A History of Violence>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는 미국의 소도시에 살고 있는 한 남자로부터 출발한다. 주인공 톰은 과거 엄청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던 악인이었지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톰은 우연한 계기로 폭력의 세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고 사람을 죽여가며 자신의 과거를 지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폭력의 역사>는 악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다. <폭력의 역사>를 보면서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당의 집요함 때문이 아니라 선과 악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이중성에 있기 때문이다. 톰은 자신의 가게에서 2인조 강도를 처단한 것처럼 똑 같은 방식으로 악당을 물리치며 자신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한다. 모든 것이 해결된 후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나누는 장면에서 안도감이 아니라 서늘함이 느껴지는 것은 불안한 톰의 정체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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