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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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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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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8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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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 - 한국 SF 영화의 현재 |
등록일
2007.07.30
미국 로스 앤젤레스에서 의문의 대형 참사가 발생한다. 단서는 현장에서 발견된 정체 불명의 비늘뿐. CGNN-TV의 취재 기자 이든(제이슨 베어)은 이 사건을 취재하다 어린 시절 의문의 인물인 잭(로버트 포스터)에게 들은 동양 이무기의 전설을 떠올린다. 몸에 여의주를 지닌 새라(아만다 브룩스)와의 만남을 통해 이든은 이무기의 전설이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제작기간 6년, 총 제작비 300억 원, 100% 한국에서 창조한 컴퓨터 그래픽, <트랜스포머 Transformers>의 스티브 자블론스키 음악감독과 <다크니스 Darkness Falls>의 티모시 앨버슨 편집감독 등 할리우드 스태프 대거 참여. <드래곤 투카>와 <용가리> 등 한국 괴수 영화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심형래의 권토중래작 <디 워 D-War>의 수식어는 한도 끝도 없을 만큼 거대하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용이 되기 위해 여의주를 손에 넣으려는 선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 ‘브라퀴’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대결이다. 90분 남짓한 러닝 타임 동안 <디 워>는 과거 한국과 현재 미국을 오가며 이무기 전설을 스크린에 풀어놓는다.
이무기, 여의주 등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끌어오려는 시도는 좋았다. 문제는 이야기다. 소재만 한국적일 뿐이다. <디 워>가 이 한국적인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은 철저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동일하다. 특히 전혀 과거 한국처럼 보이지 않는 과거 한국을 공격하는 이무기 일당의 시퀀스는 아무리 <디 워>가 판타지 장르의 영화라고 해도 지나치게 무국적 향기가 강하다. <재키 브라운 Jackie Brown>의 로버트 포스터, <그루지 The Grudge>의 제이슨 베어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는 안이하며, 내러티브는 연결 고리 하나 없이 제각각 삐걱대기만 한다. 결국 <디 워>는 악한 이무기 ‘브라퀴’ 일당이 로스 엔젤레스에 등장해서 난장판을 벌이는 그 마지막 장면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라는 말일까?
300억 제작비 중 대부분이 투입된 <디 워>의 컴퓨터 그래픽은 기대 이상이다. 익룡과 갑옷 군사들을 내세운 브라퀴 일당이 로스 엔젤레스 도심가를 박살내는 장면이나, 선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의 최후의 대결 장면은 보는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심형래 감독의 노력이 빛을 발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디 워>의 컴퓨터 그래픽에서 독창적인 것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디 워>가 벤치마킹한 것이 분명한)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 <스파이더 맨 Spider-Man>, <쥬라기 공원 The Jurassic Park> 등 기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그것을 모방할 뿐이다. 안타깝지만 <디 워>는 한국 SF 영화의 현재를 말해주는 거대한 실험극에 그치고 말았다.
제작기간 6년, 총 제작비 300억 원, 100% 한국에서 창조한 컴퓨터 그래픽, <트랜스포머 Transformers>의 스티브 자블론스키 음악감독과 <다크니스 Darkness Falls>의 티모시 앨버슨 편집감독 등 할리우드 스태프 대거 참여. <드래곤 투카>와 <용가리> 등 한국 괴수 영화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심형래의 권토중래작 <디 워 D-War>의 수식어는 한도 끝도 없을 만큼 거대하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용이 되기 위해 여의주를 손에 넣으려는 선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 ‘브라퀴’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대결이다. 90분 남짓한 러닝 타임 동안 <디 워>는 과거 한국과 현재 미국을 오가며 이무기 전설을 스크린에 풀어놓는다.
이무기, 여의주 등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끌어오려는 시도는 좋았다. 문제는 이야기다. 소재만 한국적일 뿐이다. <디 워>가 이 한국적인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은 철저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동일하다. 특히 전혀 과거 한국처럼 보이지 않는 과거 한국을 공격하는 이무기 일당의 시퀀스는 아무리 <디 워>가 판타지 장르의 영화라고 해도 지나치게 무국적 향기가 강하다. <재키 브라운 Jackie Brown>의 로버트 포스터, <그루지 The Grudge>의 제이슨 베어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는 안이하며, 내러티브는 연결 고리 하나 없이 제각각 삐걱대기만 한다. 결국 <디 워>는 악한 이무기 ‘브라퀴’ 일당이 로스 엔젤레스에 등장해서 난장판을 벌이는 그 마지막 장면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라는 말일까?
300억 제작비 중 대부분이 투입된 <디 워>의 컴퓨터 그래픽은 기대 이상이다. 익룡과 갑옷 군사들을 내세운 브라퀴 일당이 로스 엔젤레스 도심가를 박살내는 장면이나, 선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의 최후의 대결 장면은 보는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심형래 감독의 노력이 빛을 발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디 워>의 컴퓨터 그래픽에서 독창적인 것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디 워>가 벤치마킹한 것이 분명한)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 <스파이더 맨 Spider-Man>, <쥬라기 공원 The Jurassic Park> 등 기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그것을 모방할 뿐이다. 안타깝지만 <디 워>는 한국 SF 영화의 현재를 말해주는 거대한 실험극에 그치고 말았다.
<기담> - 혼돈의 시대, 경성을 말하다 |
등록일
2007.07.30
1942년 경성에 자리한 서양식 병원 ‘안생병원’. 병원장 딸과 정략결혼을 맺은 의대실습생 정남(진구)과 정신과 전문 의사 수인(이동규)이 있는 이곳에 동경에서 막 유학을 끝낸 인영(김보경)과 동원(김태우), 부부 의사가 부임한다. 그리고 이들에 이어 새롭게 병원 문을 두드리는 손길이 있었으니. 이는 온몸을 잔혹하게 난도질 당한 일본군 시체. 의문을 죽음을 당한 일본군을 시작으로 강물에 빠져 죽은 여고생,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혼자 살아남은 소녀, 칼로 온몸을 난자 당한 소년병까지 사건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들 주검은 안생병원 시체 안치실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기담>은 안생병원이란 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얼굴도 모르는 병원장 딸과 정략결혼했지만 이름도 모르는 시체와 사랑에 빠져버린 정남, 끔찍한 교통사고를 겪고도 몸에 상처 하나 입지 않은 소녀 아사코를 돌보는 정신과 의사 수인, 끔찍하게 서로를 아끼는 부부의사 인영과 동원이 각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 각각의 이야기는 안생병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 얽혀 들지만, 각기 또 다른 기승전결을 갖춘 독자적인 이야기 얼개를 갖추고 있다. ‘공포영화’로 분류,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기담>에서 전통적인 공포영화 기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건 정신과 의사 수인과 아사코가 주인공인 두 번째 이야기 정도. 나머지는 공포 자체보다 사랑의 애잔함과 쓸쓸함을 표현하기 위해 공포가 도구로 쓰인 정도다. 그러하기에 <기담>에서 공포는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고 간담 서늘하게 하기보다 은근하고 묵직하게 영화 전체를 감싸고 도는 공기로 작용한다.
<기담>을 낯설고 묘한 분위기로 만들어낸 것은 사실 영화의 ‘기묘한’ 이야기보다 40년대 경성이란 ‘기묘한’ 배경에 더 깊이 연관돼 있다. 서양 신문물이 물밀듯이 밀고 들어오던 그 시대 경성. 일본 문화와 조선 문화, 그리고 막 들어온 서양 문물이 만나며 낯선 문명끼리 부딪히던 그 시대의 혼돈이 <기담> 안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서양식 백화점이 들어서고, 전차와 자동차가 도심을 가로지르며 양복을 빼 입은 이들이 거리에 가득하지만 한편으론 정략결혼이란 오랜 관습이 여전했던 시대. 오랫동안 일본의 침략을 받아왔지만 이 역시 곧 저물고 말 혼란의 시대 말이다. 이렇듯 <기담>은 이성과 비이성, 자유와 구속이 혼재해 있던 경성 시대, 한 자락에 대한 서늘하고 기묘한 찬가에 다름 아니다.
40년대 경성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한 <기담>의 노력은 실로 대단하다. 1,300여 평에 자리잡은 세트 장엔 경성 거리와 병원 외곽은 물론, 안생병원 내부의 모습이 꼼꼼히 재현됐다. “그 무엇보다 고증이 가장 중요”했다는 정가형제 감독의 말처럼 <기담>의 주 배경인 안생병원을 비롯해 경성의 구석 구석의 풍경과 의상, 소품들이 치밀한 고증을 거쳐 스크린 위에 되살아났다. 완벽한 세트 디자인으로 우선 시선을 잡아 끈다면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기담>의 완벽 효과음들은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경성의 혼란과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함께 잡아낸 미장센의 완벽함과 더불어 김보경과 김태우, 진구와 이동규는 물론 <숨>의 지아, <구미호가족>의 아역 고주연 등 배우들의 호연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기담>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기담>은 안생병원이란 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얼굴도 모르는 병원장 딸과 정략결혼했지만 이름도 모르는 시체와 사랑에 빠져버린 정남, 끔찍한 교통사고를 겪고도 몸에 상처 하나 입지 않은 소녀 아사코를 돌보는 정신과 의사 수인, 끔찍하게 서로를 아끼는 부부의사 인영과 동원이 각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 각각의 이야기는 안생병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 얽혀 들지만, 각기 또 다른 기승전결을 갖춘 독자적인 이야기 얼개를 갖추고 있다. ‘공포영화’로 분류,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기담>에서 전통적인 공포영화 기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건 정신과 의사 수인과 아사코가 주인공인 두 번째 이야기 정도. 나머지는 공포 자체보다 사랑의 애잔함과 쓸쓸함을 표현하기 위해 공포가 도구로 쓰인 정도다. 그러하기에 <기담>에서 공포는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고 간담 서늘하게 하기보다 은근하고 묵직하게 영화 전체를 감싸고 도는 공기로 작용한다.
<기담>을 낯설고 묘한 분위기로 만들어낸 것은 사실 영화의 ‘기묘한’ 이야기보다 40년대 경성이란 ‘기묘한’ 배경에 더 깊이 연관돼 있다. 서양 신문물이 물밀듯이 밀고 들어오던 그 시대 경성. 일본 문화와 조선 문화, 그리고 막 들어온 서양 문물이 만나며 낯선 문명끼리 부딪히던 그 시대의 혼돈이 <기담> 안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서양식 백화점이 들어서고, 전차와 자동차가 도심을 가로지르며 양복을 빼 입은 이들이 거리에 가득하지만 한편으론 정략결혼이란 오랜 관습이 여전했던 시대. 오랫동안 일본의 침략을 받아왔지만 이 역시 곧 저물고 말 혼란의 시대 말이다. 이렇듯 <기담>은 이성과 비이성, 자유와 구속이 혼재해 있던 경성 시대, 한 자락에 대한 서늘하고 기묘한 찬가에 다름 아니다.
40년대 경성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한 <기담>의 노력은 실로 대단하다. 1,300여 평에 자리잡은 세트 장엔 경성 거리와 병원 외곽은 물론, 안생병원 내부의 모습이 꼼꼼히 재현됐다. “그 무엇보다 고증이 가장 중요”했다는 정가형제 감독의 말처럼 <기담>의 주 배경인 안생병원을 비롯해 경성의 구석 구석의 풍경과 의상, 소품들이 치밀한 고증을 거쳐 스크린 위에 되살아났다. 완벽한 세트 디자인으로 우선 시선을 잡아 끈다면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기담>의 완벽 효과음들은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경성의 혼란과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함께 잡아낸 미장센의 완벽함과 더불어 김보경과 김태우, 진구와 이동규는 물론 <숨>의 지아, <구미호가족>의 아역 고주연 등 배우들의 호연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기담>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박아녜스 fatcat@movielink.co.kr
<힛쳐> - 낯선 자를 차에 태우지 마라 |
등록일
2007.07.30
캠퍼스 커플 그레이스(소피아 부시)와 짐(자크리 나이튼)은 둘 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자동차를 끌고 여행을 떠난다. 폭우를 뚫고 외딴 도로를 달리던 어느 날 밤, 이들은 비에 흠뻑 젖은 한 남자를 발견하고 근처 모텔까지 태워주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이름을 존 라이더(숀 빈)이라고 밝힌 그는 곧 그레이스와 짐을 흉기로 위협하고, 이들의 여행은 순식간에 악몽으로 뒤바뀐다. 그레이스와 짐은 가까스로 존 라이더를 달리는 차 밖으로 떨쳐내지만 얼마 후 그를 다시 만나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힛쳐 The Hitcher>는 1986년 로버트 하몬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비록 주인공이 짐이라는 한 남자에서 그레이스, 짐 커플로 바뀌기는 했지만 낯선 남자를 차에 태워 위기의 순간에 놓인다는 원작의 기본 설정에는 변함이 없다. <힛쳐>가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주입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미치광이 살인마 존 라이더는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들을 학살하고, 영화는 이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존 라이더가 지나간 자리에는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피를 토하고 사지가 절단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영화는 존 라이더의 살인행각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이유 없는 폭력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1986년 원작에서 존 라이더를 연기한 룻거 하우어는 살인마 특유의 음산한 기운을 한껏 내뿜으며 기이하고 섬뜩한 공포를 자아낸 바 있다. 서늘하고 깊은 눈매로 주인공을 위협하는 그는 얼핏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긴장감을 부여하며 관객들의 목을 서서히 죄어 왔다. 하지만 리메이크작 <힛쳐>의 존 라이더는 기계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의문의 살인마에 불과하다. 영화는 존 라이더라는 연쇄살인범을 그저 살육을 즐기는 평면적인 인물로 묘사함으로써 그만의 개성을 상당 부분 놓치고 만다. <힛쳐>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설립한 공포영화 제작사 플레티넘 듄스의 네 번째 작품으로, 연출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제니퍼 로페즈의 뮤직비디오를 담당했던 데이브 마이어스 감독이 맡았다.
<힛쳐 The Hitcher>는 1986년 로버트 하몬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비록 주인공이 짐이라는 한 남자에서 그레이스, 짐 커플로 바뀌기는 했지만 낯선 남자를 차에 태워 위기의 순간에 놓인다는 원작의 기본 설정에는 변함이 없다. <힛쳐>가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주입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미치광이 살인마 존 라이더는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들을 학살하고, 영화는 이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존 라이더가 지나간 자리에는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피를 토하고 사지가 절단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영화는 존 라이더의 살인행각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이유 없는 폭력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1986년 원작에서 존 라이더를 연기한 룻거 하우어는 살인마 특유의 음산한 기운을 한껏 내뿜으며 기이하고 섬뜩한 공포를 자아낸 바 있다. 서늘하고 깊은 눈매로 주인공을 위협하는 그는 얼핏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긴장감을 부여하며 관객들의 목을 서서히 죄어 왔다. 하지만 리메이크작 <힛쳐>의 존 라이더는 기계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의문의 살인마에 불과하다. 영화는 존 라이더라는 연쇄살인범을 그저 살육을 즐기는 평면적인 인물로 묘사함으로써 그만의 개성을 상당 부분 놓치고 만다. <힛쳐>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설립한 공포영화 제작사 플레티넘 듄스의 네 번째 작품으로, 연출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제니퍼 로페즈의 뮤직비디오를 담당했던 데이브 마이어스 감독이 맡았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리버틴> - 천재 시인 존 윌모트의 부활 |
등록일
2007.07.30
왕정복고가 한창인 17세기의 영국. 로체스터 백작(조니 뎁)은 세상과 담을 쌓고 술과 여자에 집착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시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무명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배리(사만다 모튼)를 보고 매력을 느끼게 되고, 그녀를 최고의 여배우로 만들기 위한 연기수업을 실시한다. 결국 런던 최고의 여배우가 된 그녀는 로체스터 백작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한다. 한편 영국 왕 찰스 2세(존 말코비치)는 로체스터 백작의 재능을 알고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연극을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로체스터 백작은 찰스 2세를 노골적으로 풍자하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왕으로부터 큰 노여움을 산다.
<리버틴 The Libertine>은 17세기 영국의 천재 시인이자 극작가인 존 윌모트 로체스터 백작를 그린 영화다. 로체스터 백작은 노골적인 성적묘사와 풍자로 당대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했으며, 훗날 알프레드 테니슨, 볼테르, 괴테 등에 영향을 준 인물이다. 17세기 영국은 청교도들의 폭정이 끝나고 찰스 2세가 영국 왕으로 복귀하면서 정치, 경제, 예술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이 일어났다. 특히 성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급격하게 확산됐는데, 왕과 귀족들은 자유롭게 여자를 사고 매독을 비롯한 성병이 사회 문제로 제기됐다. <리버틴>은 바로 이 지점을 출발로 삼는다. 연극의 화려한 막이 내리면 여배우들은 생계 유지를 위한 매춘을 벌여야 했고, 그 누구도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지 않고 가슴 속 깊은 상처만 남겼다. 엘리자베스 배리는 그 동안의 모진 시련으로 인해 사람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된 여인이다. 그녀의 마음을 열어준 이는 난봉꾼으로 불리는 로체스터 백작. 난잡하고 방탕한 생활로 악명이 높은 로체스터 백작은 오히려 그녀를 진심으로 대해준 유일한 남자였다.
영화는 로체스터 백작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담고 있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그의 뚝심과 평생 사랑을 믿고 살았던 그의 인간성을 상기해 보자는 것. 겉보기엔 술과 여자에 찌들어 인생을 탕진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는 적어도 자신의 양심에 비춰 인간답게 살려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이제 나를 좋아하게 됐나요?”라며 로체스터 백작의 독백으로 끝맺는 영화의 결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로체스터 백작을 맡은 조니 뎁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지만 <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에서 예언자로 출연한 바 있는 사만다 모튼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리버틴 The Libertine>은 17세기 영국의 천재 시인이자 극작가인 존 윌모트 로체스터 백작를 그린 영화다. 로체스터 백작은 노골적인 성적묘사와 풍자로 당대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했으며, 훗날 알프레드 테니슨, 볼테르, 괴테 등에 영향을 준 인물이다. 17세기 영국은 청교도들의 폭정이 끝나고 찰스 2세가 영국 왕으로 복귀하면서 정치, 경제, 예술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이 일어났다. 특히 성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급격하게 확산됐는데, 왕과 귀족들은 자유롭게 여자를 사고 매독을 비롯한 성병이 사회 문제로 제기됐다. <리버틴>은 바로 이 지점을 출발로 삼는다. 연극의 화려한 막이 내리면 여배우들은 생계 유지를 위한 매춘을 벌여야 했고, 그 누구도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지 않고 가슴 속 깊은 상처만 남겼다. 엘리자베스 배리는 그 동안의 모진 시련으로 인해 사람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된 여인이다. 그녀의 마음을 열어준 이는 난봉꾼으로 불리는 로체스터 백작. 난잡하고 방탕한 생활로 악명이 높은 로체스터 백작은 오히려 그녀를 진심으로 대해준 유일한 남자였다.
영화는 로체스터 백작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담고 있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그의 뚝심과 평생 사랑을 믿고 살았던 그의 인간성을 상기해 보자는 것. 겉보기엔 술과 여자에 찌들어 인생을 탕진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는 적어도 자신의 양심에 비춰 인간답게 살려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이제 나를 좋아하게 됐나요?”라며 로체스터 백작의 독백으로 끝맺는 영화의 결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로체스터 백작을 맡은 조니 뎁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지만 <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에서 예언자로 출연한 바 있는 사만다 모튼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김영서 nodata@movielink.co.kr
<영원한 여름> - 성장과 관계에 관한 퀴어영화 |
등록일
2007.07.30
해안가의 작은 초등학교, 말썽꾸러기 위샤우헝(장효전)과 우등생 캉정싱(장예가)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본의 아니게 단짝친구가 된다. 담임선생님이 내성적인 캉정싱에게 활동적인 위샤우헝의 친구가 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다. 위샤우헝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캉정싱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위샤우헝과 단짝친구가 된다. 중고등학교까지 줄곧 친구 사이로 지내던 두 사람 사이에 후이지아(양기)가 끼어들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위샤우헝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캉정싱은 후이지아와 사귀면서 애써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 할수록 캉정싱은 점점 후이지아와 멀어진다. 캉정싱의 비밀을 알아챈 후이지아 역시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음을 직감한다. 캉정싱과 멀어지는 사이 후이지아는 위샤우헝과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캉정싱은 두 사람의 관계를 바라보며 괴로워하지만, 정작 아무런 감정도 표현하지 못한다.
스물다섯 살의 젊은 대만 감독 레스티 첸이 연출한 <영원한 여름 Eternal Summer>은 퀴어영화의 틀을 빌린 성장드라마다.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어릴 때부터 단짝친구였던 두 남자와 그 사이에 끼인 한 여자가 연쇄적인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영화의 시선은 여자보다는 두 남자의 동성애적 관계에 쏠려 있다. 캉정싱은 위샤우헝에게 자신과 후이지아 중 누구를 택할 것이냐고 묻고, 위샤우헝은 친구도 애인도 버릴 수 없다고 말한다. 캉정싱과 위샤우헝의 관계는 육체적 관계를 빼면 너무나 분명하게 동성애적이지만, 동성애자인 캉정싱과 달리 위샤우헝은 양성애자에 가깝다. 두 남자의 관계는 동성애자의 그것도 아니고, 이성애자의 그것도 아니다. 두 사람의 관계, 혹은 세 사람의 관계가 삐걱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영원한 여름>은 세 사람의 관계가 향하는 지점에 관심을 갖기보다 이들의 관계가 변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동성애는 단지 사랑의 한 방식일 뿐이다. 세 인물은 관계가 변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발견하고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인물들 사이의 관계나 캐릭터의 행동방식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는 않지만, 감정적인 울림을 만들어내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다. 젊은 감독의 설익은 감수성은 성장드라마 속의 미숙한 청춘들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 <영원한 여름>이 매력적이라면 그것은 청춘의 미숙함이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물다섯 살의 젊은 대만 감독 레스티 첸이 연출한 <영원한 여름 Eternal Summer>은 퀴어영화의 틀을 빌린 성장드라마다.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어릴 때부터 단짝친구였던 두 남자와 그 사이에 끼인 한 여자가 연쇄적인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영화의 시선은 여자보다는 두 남자의 동성애적 관계에 쏠려 있다. 캉정싱은 위샤우헝에게 자신과 후이지아 중 누구를 택할 것이냐고 묻고, 위샤우헝은 친구도 애인도 버릴 수 없다고 말한다. 캉정싱과 위샤우헝의 관계는 육체적 관계를 빼면 너무나 분명하게 동성애적이지만, 동성애자인 캉정싱과 달리 위샤우헝은 양성애자에 가깝다. 두 남자의 관계는 동성애자의 그것도 아니고, 이성애자의 그것도 아니다. 두 사람의 관계, 혹은 세 사람의 관계가 삐걱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영원한 여름>은 세 사람의 관계가 향하는 지점에 관심을 갖기보다 이들의 관계가 변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동성애는 단지 사랑의 한 방식일 뿐이다. 세 인물은 관계가 변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발견하고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인물들 사이의 관계나 캐릭터의 행동방식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는 않지만, 감정적인 울림을 만들어내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다. 젊은 감독의 설익은 감수성은 성장드라마 속의 미숙한 청춘들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 <영원한 여름>이 매력적이라면 그것은 청춘의 미숙함이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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