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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주차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8. 3. 6. 09:46
과거는 낯선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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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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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전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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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 할리우드로 건너간 왕가위의 새로운 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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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8.03.04왕가위 감독이 할리우드로 건너가 만든 첫 번째 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왕가위의 이전 영화들을 할리우드식으로 변형시켜 놓은 작품처럼 보인다. 인물과 공간, 언어는 바뀌었지만 왕가위의 낙인은 작품 전체에 고스란히 박혀 있다. 영화를 구성하는 물리적 재료들은 낯설지만 이들의 총합은 오히려 기시감이 들 정도로 친숙하다. 주드 로, 데이비드 스트라다인, 레이철 바이스 등을 보며 왕가위 영화 속의 금성무, 양조위, 임청하, 장만옥을 중첩시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종종 영화의 배경이 되는 뉴욕이 거대한 홍콩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2046>이 왕가위의 이전 영화들을 콜라주해 놓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이전 영화들의 미국적 재현이라 해도 무방하다. 홍콩과 시간의 상관관계는 미국과 공간의 그것으로 변화한다.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것들이 증발하고 반복적인 정서와 시각적 문체만 두드러지게 부각된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전통적인 로드무비와는 분명히 다르다. 엘리자베스는 뉴욕을 시작으로 홍콩 내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먼 지점으로 이동하지만, 홍콩 내를 움직이는 것과 별다를 바 없는 제자리걸음을 한다. 여기서는 공간의 이동이 시간의 변화를 대신하지만 그것이 만들어내는 의미는 같지 않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달리 공간의 차이는 교통수단을 통해 충분히 복원이 가능하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결국 한 공간, 한 순간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이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왕가위의 영화들이 대부분 대사보다 시각적 스타일이 부각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대사와 화면이 동시에 플롯을 구성하는 영화들과 달리 왕가위의 영화는 화면이 대사를 압도하며 또 하나의 대사를 만들어낸다. 왕가위의 영화에서 관객들이 대사보다 미장센에 더 집중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가 청각적 요소를 중요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시각적 스타일에 압도된 나머지 영화를 오독하는 첫 번째 출발점이 된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왕가위가 영어로만 이뤄진 대사를 사용한 첫 번째 작품이다. 출연진 모두 영어권 국가의 배우들이며 촬영은 대부분 미국 내에서 이뤄졌다. 크리스토퍼 도일이 아닌 다리우스 콘지가 촬영을 맡긴 했지만, 왕가위 특유의 감각적인 스타일은 변함없이 언어를 압도한다. 대사는 오히려 이전 영화들보다 설명적이고 평범하게 들린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낯설게 느껴지는 건 단지 왕가위가 미국에서 영어 대사로 찍은 영화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미장센과 대사가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이 이전 영화들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미장센이 들리지 않는 대사를 만들어 내고 대사가 보이지 않는 미장센을 보여줬던 왕가위의 이전 영화들에 비하면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사실상 '보이고 들리는 것이 전부'인 영화처럼 보인다. 영어권 문화의 캐릭터가 등장해서 영어 대사를 썼다는 것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든 문제다.

등록일
2008.03.04<슈퍼스타 감사용>의 김종현 감독이 연출한 <마이 뉴 파트너>는 전형적인 구식 형사 버디무비다. 전혀 스타일이 다른 두 형사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서로의 장단점을 보안하며 사건을 해결하고 결국 서로를 이해하는 단계에 이른다는 설정은 <마이 뉴 파트너>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용서를 받아야 하는 아버지와 아버지를 증오하는 아들이 파트너로 맺어졌다는 것뿐이다. 형사 버디무비의 전형적인 관습을 별다른 변용 없이 끌어온 <마이 뉴 파트너>는 현장 경험이 많지 않은 아들과 경험과 육감을 바탕으로 한 아버지를 대립시켜 수사를 진행시키고 여기에 배신을 토대로 한 반전을 결말에 배치함으로써 장르의 관습적인 외형을 재현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을 강조하느라 정작 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이 주는 긴장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은 <마이 뉴 파트너>의 가장 큰 실수다. 특별히 훌륭한 부분도 없고 특별히 흠잡을 만한 데도 없는 평범한 장르영화, <마이 뉴 파트너>는 참 애매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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