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주차 2탄 개봉영화

정보공유/영화 2007. 8. 22. 10:48
6.73/10
45명 참여
사령 - 리케의 저주
감독  : 몬톤 아라양쿤
출연  : 핏찬나트 사카콘, 아파시리 니티브혼
상영시간  : 89분
장르  :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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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3.57/10
7명 참여
5.00/10
1명 참여
얼터드
감독  : 에두아르도 산체스
출연  : 아담 코프먼, 브래드 윌리암 헨크
상영시간  : 88분
장르  :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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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8.61/10
119명 참여
죽어도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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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강경훈
출연  : 예지원, 임원희
장르  : 코미디, 멜로/애정/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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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메이킹
8.79/10
14명 참여
6.00/10
1명 참여
애프터 미드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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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다비데 페라리오
출연  : 조르지오 파소티, 프란체스카 이나우디
상영시간  : 91분
장르  : 코미디, 멜로/애정/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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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6.25/10
20명 참여
6.00/10
1명 참여
약지의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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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디안느 베트랑
출연  : 올가 쿠리렌코, 마크 바르베
상영시간  : 104분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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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7.00/10
5명 참여
6.67/10
3명 참여
푸른 눈의 평양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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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다니엘 고든
출연  : 제임스 드리스녹, 찰스 로버트 젠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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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8.40/10
48명 참여
6.00/10
2명 참여
관타나모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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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이클 윈터바텀
출연  : 리즈 아메드
장르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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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사령 - 리케의 저주> - 태국 공포영화의 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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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8.20

<사령-리케의 저주 The Victim>은 영화 속 영화와 영화밖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공포영화다. 영화 속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살인사건의 현장검증 재연 배우 팅(피차나트 사카콘)은 스타를 꿈꾸는 배우 지망생이다. 완벽한 재연으로 경찰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팅은 어느날 미스 유니버스 출신의 스타 배우 민(아피시리 니티폰)의 살인사건 재연을 맡는다. 완벽한 재연을 위해 살인사건 현장에서 연기 연습에 몰두하던 팅은 민의 혼령과 만나게 된다. 영화 밖 이야기는 영화에서 팅 역을 맡은 여배우 메이(피차나트 사카콘)에게 일어나는 사건이 중심이다. 태국 전통 연극의 하나로,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일종의 사회 풍자극인 리케의 여배우인 메이에게 어느날 리케 장신구의 일종인 화관이 배달되어 온다.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이 화관에는 저주가 깃들어 있다.

<사령-리케의 저주>는 영화 속 주인공인 팅과 영화 밖 이야기의 주인공인 메이에게 닥치는 예사스럽지 않은 사건들에 공포를 덧입힌다. 주인공이 살인사건 재연 배우라는 설정부터 기괴한 느낌을 주는 이 영화는 혼령과 귀신, 저주가 깃든 화관 등 초현실적인 공포 코드에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주인공과 경찰들, 욕심에 눈 먼 인간의 음모 같은 현실적인 공포 코드를 섞어놓았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공포영화에 많이 쓰이는 서늘한 음악과 화면을 가득 채우는 피, 귀신이 나올 것처럼 으스스한 분위기의 세트 등이 더해진다. 또한 살인사건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스릴러적인 재미도 추구한다. <사령-리케의 저주>는 이처럼 공포를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요소 덕분에 공포영화로서의 요건은 왠만큼 갖췄다. 때문에 자극적인 공포는 어지간히 느껴진다. 그러나 <사령 - 리케의 저주> 이야기 구조는 허술한 편이다. 영화 속 영화 이야기가 중심인 전반부와 영화 밖 이야기가 중심인 후반부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겉돈다. 팅과 메이에게 닥친 온갖 불길한 사건들이 무섭고 놀랍기는 하지만, 왜 그녀에게 저런 일들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유는 분명하게 보여지지 않는다. 그저 공포를 만들어내기 위한 사건들이 나열된 것처럼 느껴질 따름이다.








최상희 immerblau@movielink.co.kr
<얼터드> - 외계 생물체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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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8.20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숲 속, 세 남자가 총과 무기를 앞세워 숲 안쪽으로 걸음을 들여 놓는다. 야간 사냥을 나온 듯 보이는 이들이 겨냥하는 사냥감은 무엇일까? 곧 엄청난 힘으로 저항하는 포획물을 손에 넣은 세 남자. 그러나 당당했던 기운은 가시고 겁을 잔뜩 집어 먹은 모양새다. 포획물을 잡은 게 믿기지 않는 듯 당황한 이들은 차를 이들의 친구, 와이어트(아담 카우프만)의 집으로 몬다. 하지만 와이어트는 밤중에 닥친 이 친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그들이 잡아온 ‘짐승’은 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짐승은 15년 전, 자신의 절친한 친구를 죽음으로 몰았고 자신을 실험했던 이다. 놀라지 마시라. 그 포획물은 다름아닌 외계 생물체다.

어둠 깊은 숲 속에서 시작하는 <얼터드 Altered>의 첫 장면은 얼핏 <블레어 윗치 The Blair Witch Project>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숲 속 어린이 대량학살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 세 영화학도의 모습을 담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블레어 윗치>는 1999년 개봉과 함께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마치 기록영화를 보는 듯 사실적으로 그려진 영상들이 압도적인 공포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얼터드>는 <블레어 윗치>를 공동 감독한 에두아르도 산체스가 7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자 또 다른 스타일의 공포 스릴러. 15년 전 외계 생물체에게 납치됐던 이들이 15년 뒤, 반대로 그를 납치하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지만 납치당한 외계 생물체의 힘은 이들이 생각한 것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외계 생물체는 이들을 심리적, 신체적으로 공격해 오기 시작한다. 포획된 외계 생물체에 다시 포획되고만 네 젊은이. 이들의 사투 안으로 15년 전 일어난 일들과 그 시절 외계 생물체와 며칠을 함께 했던 와이어트의 비밀이 밝혀진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외계 생물체와 네 남자의 사투가 주는 긴장감이 <얼터드>의 기본 재미라면 기괴한 모양새를 한 외계 생물체, 그 자체의 매력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 기묘한 생김부터 그가 감추고 있는 초자연적 능력까지, 와이어트와의 싸움을 통해 하나 둘 베일을 벗는 외계 생물체의 신비가 영화의 재미를 돋운다. 하지만 <얼터드>가 스릴러로서 매우 튼튼한 심리 구조를 묶어두고 있는 건 아니다. 포획물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초반부의 긴장감은 곧 사그라지고 이후에 계속되는 이들의 싸움은 큰 긴장을 끌어오지 못한다. 피부가 썩어 문드러지고 내장을 꺼내고 배를 가르는 공포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겐 끔찍한 영상미를 제공하지만 이런 종류에 익숙한 관객에겐 그 수준이 싱겁다. 이전 영화나 소설에선 상상하지 못한 ‘기발한’ 외계 생물체를 기대했다면 이 역시 기대를 살짝 접는 게 좋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선의 외계 캐릭터, 이상의 기발한 외계 생물체는 아니니까 말이다.








박아녜스 fatcat@movielink.co.kr
<죽어도 해피엔딩> - 죽어도 웃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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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8.20

칸국제영화제 여자연기상 내정 소식을 들은 영화배우 예지원(예지원)은 다음날 출국해 칸에서 레드 카펫을 밟을 생각에 행복하기만 하다. 그러나 지원의 행복한 상상을 산산조각내는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이 있었으니. 바람둥이 데니스(리차드 김), 무식한 조폭 최사장(조희봉), 속물지식인 유교수(정경호), 소심한 영화감독 박감독(박노식)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지원에게 프로포즈를 해댄다. 기막힌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들 남자들은 얼떨결에 하나씩 죽어나간다. 도대체 지원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죽어도 해피엔딩>은 1998년작 프랑스 영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Serial Lover>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결혼할 남자를 결정하기 위해 애인들을 만찬에 초대한 여자가 우연한 사고로 남자들을 몰살한다는 내용의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는 독창적이고 기발한 설정과 이야기로 파리영화제, 시카고국제영화제, 몬트리올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도 그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어, 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단편 <기억, 발꿈치를 들다>로 주목받은 강경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 <죽어도 해피엔딩>의 이야기 구조는 기본적으로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와 동일하다. 추리소설가였던 여자 주인공이 인기 여배우로 바뀌었다는 정도가 다를 뿐. 판이한 성격과 외모, 배경의 네 남자는 '수컷의 본능'에 따라 모두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기막힌 상황 속에서 차례로 죽어나간다. <죽어도 해피엔딩>은 이런 기막힌 상황에 처한 여자 주인공이 하룻밤 동안 벌이는 일촉즉발 탈출기다.

<죽어도 해피엔딩>의 최대 장점은 단연 출연 배우들의 앙상블이다. 예지원은 실명 그대로 출연, 그녀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마음껏 스크린에 발산하며, 임원희, 정경호, 박노식, 조희봉, 장현성, 윤주상, 리차드 김, 우현 등 다른 출연배우들의 존재도 묵직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죽어도 해피엔딩>에서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의 그림자가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 원작에서 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이야기 전개 탓에, 배우들의 좋은 연기는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고 소란하고 어지럽게 느껴진다.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이야기다.








태상준 birdcage@movielink.co.kr
<애프터 미드나잇> - 영화와 사랑에 대한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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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8.20

마르티노(조르지오 파소티)는 이탈리아의 토리노 영화 박물관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청년이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마르티노는 박물관 지하에 보관된 오래된 영화들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 거의 24시간을 영화 박물관에서 보내는 마르티노가 유일하게 외부와 접촉하는 순간은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를 살 때뿐이다. 햄버거를 싫어하는 마르티노가 매일밤 햄버거를 사는 것은 햄버거 가게 점원 아만다(프란체스카 이나우디)를 짝사랑하기 때문. 그런데 마르티노는 아만다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붙여본 적이 없다. 한편 아만다는 차량 절도범인 엔젤(파비오 트로이아나)과 연인이다. 그러나 엔젤은 사랑의 확신을 주지 못한 채 아만다를 외롭게 만든다. 어느날 밤 아만다가 사고를 치고 가게를 도망쳐 영화 박물관으로 찾아가게 되면서 마르티노와 아만다, 엔젤의 복잡한 관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이탈리아 영화 <애프터 미드나잇 After Midnight>은 영화를 사랑하는 한 청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영화와 사랑에 대한 사색을 풀어놓는 작품이다. <애프터 미드나잇>은 영화 박물관에서 일하는 열혈 영화 청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영화와 일상을 자연스럽게 엮어낸다. 밤마다 영화 박물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마르티노에게 영화는 꿈과 희망의 상징이다. 또 짝사랑하는 아만다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하지만, 자신이 만든 영화를 보여줌으로써 수줍게 사랑의 감정을 고백하기도 한다. 이때 영화는 고백의 도구가 된다. 영화와 인간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공존하는 모습을 <애프터 미드나잇>은 매력적으로 풀어놓는다.

그러나 <애프터 미드나잇>에서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영화 속 영화들이다. 영화 박물관이라는 공간적 특성이 말해주듯 <애프터 미드나잇>에는 다양한 영화들이 소개된다. 특히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같은 무성영화 시대 거장들의 영화와 누벨바그의 대표주자인 프랑수와 트뤼포의 영화는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를 드러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관객들에게는 무성영화와 누벨바그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와 소통하는 기쁨을 맛보고 영화를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애프터 미드나잇>을 보면 된다.








최상희 immerblau@movielink.co.kr
<약지의 표본> - 잊고 싶은 기억을 봉인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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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8.20

음료수 공장에서 일하던 이리스(올가 쿠릴렌코)는 사고로 약지 손가락의 끝부분을 잘린 후 공장을 그만둔다. 항구 도시로 새 일자리를 찾아 떠난 그녀는 표본실 조수를 찾는다는 구인광고를 보고 그곳에서 일을 시작한다.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표본실은 사람들이 잊고 싶은 물건들을 표본으로 만들어 영원히 봉인해주는 장소. 그저 사무 보조로 알고 온 이리스는 가슴 아픈 기억에 관련된 물건을 들고 오는 사람들을 매일 만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표본실 원장(마크 베르베)는 이리스에게 빨간 구두 한 켤레를 선물한다. 이리스는 구두를 신으면 신을수록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느끼고, 점점 원장을 사랑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약지의 표본 L'Annualaire>은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유명한 오가와 요코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정체를 알 수 없는 표본실 원장에게 구두 한 켤레를 선물로 받고 그에게 빠져드는 한 여성의 모습을 그린다. 주인공 이리스가 일하게 되는 표본실에는 애처로운 추억이 담긴 물건들로 가득하다. 가족들이 화재로 모두 사망한 자리에서 자라난 버섯, 헤어진 연인에게 받은 악보, 유일한 친구였던 새의 뼈 등이 이리스에게 건네지며 묘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표본실 원장은 나이도 이름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이리스의 주위를 유령처럼 맴도는 표본실 원장은 이리스와 점점 깊은 사이로 발전하지만 그의 정체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원장이 이리스의 환심을 사는 결정적인 물건은 바로 빨간 구두 한 켤레. <약지의 표본>은 동화 [빨간 구두]처럼 한 물건에 매료돼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이리스의 모습을 통해 사랑, 집착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하지만 뚜렷한 사건 없이 몽환적인 분위기와 음산한 캐릭터들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탓에 변화하는 이리스의 심리를 따라가기는 다소 버겁다. 이리스가 빨간 구두를 벗고 자신의 약지를 봉인하기 위해 표본실로 들어가는 영화의 마지막은 급작스런 열린 결말을 취하고 있어 당혹스러운 것도 사실. <약지의 표본>은 패션 모델로 유명한 올가 쿠릴렌코의 영화 데뷔작이며, 매시브 어택, 트리키와 함께 1990년대 트립합 음악계를 이끌었던 포티스헤드의 핵심멤버 베스 기븐스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푸른 눈의 평양 시민> - 어느 월북 미군 병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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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8.20

한국전쟁이 휴지 상태에 접어든 지 9년이 지난 1962년, 남북간 긴장이 여전히 감돌고 있던 때 한 미국 병사가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망명한다. 병사의 이름은 제임스 조셉 드레스녹. 양부모 아래서 자란 고아소년 드레스녹은 양부모의 학대를 벗어나기 위해 가출했고, 불우한 청소년기를 지나 어린 나이인 18세에 군에 입대했다. 드레스녹이 서독에서 근무하던 사이 아내는 새 남자를 만났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었던 드레스녹은 남한으로 파병돼 비무장지대의 ‘찰리 중대 제8기병대’에 배속된다. 무단 이탈로 군사재판에 회부되기 직전 드레스녹은 죽음을 각오하고 비무장지대를 지나 북한으로 건너간다. 월북한 미군 병사는 드레스녹이 두 번째였다. 드레스녹이 북으로 건너가기 세 달 전 래리 앨런 앱셔가 월북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드레스녹의 망명이 알려진 후 두 명의 미군 병사가 1963년 12월, 1965년 1월 비무장지대를 건넌다. 제리 웨인 패리시와 찰스 로버트 젠킨스는 이미 월북해 있던 두 병사와 합류해 북한 정부의 정치 선전에 동원된다.

이탈리아를 꺾고 월드컵 8강에 진출했던 북한 축구단에 대한 다큐멘터리 <천리마 축구단 The Game of Their Lives>과 북한의 매스게임에 참여한 두 소녀의 일상을 그린 <어떤 나라 A State of Mind>로 북한의 숨겨진 모습을 세상에 알린 다니엘 고든 감독이 북한에 관한 세 번째 다큐멘터리로 선택한 소재는 월북 미군병사 드레스녹이다. 이전 두 다큐멘터리가 북한에 관한 다큐멘터리라기보다 특정 인물들이나 사건들에 대한 작품이었듯 <푸른 눈의 평양 시민 Crossing the Line> 역시 북한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드레스녹이라는 특정 인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부분의 정보는 드레스녹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달되고, 여기에 드레스녹의 고향 친구, 부대 상사 등의 진술이 첨가된다. 감독은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인터뷰 내용과 보존문서, 필름 자료 들을 활용해 드레스녹과 세 미군 병사들에 대해 설명한다.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이전 두 작품에 비해 도드라지지만, 다니엘 고든 감독은 변함 없이 중립적인 위치를 고수한다.

다큐멘터리는 드레스녹의 인터뷰를 토대로 연대기를 따른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의 방황을 지나 드레스녹은 북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북한에서 만난 다른 세 미군 병사와 함께 드레스녹은 정치 선전에 가담하기도 하고, 영화배우가 되기도 하며, 한 명의 가장이 되기도 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05년 아내를 따라 일본행을 택한 젠킨스와 드레스녹의 대립구도다. 드레스녹은 북한에서의 삶을 행복하다고 말하고, 젠킨스는 일본으로 떠난 후 북한에서의 삶이 지옥 같았다고 주장한다. 감독은 접근의 용이성 때문에 드레스녹의 이야기를 더 많이 전하기는 하지만 누가 옳은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다. 월북 병사들의 아내들에 관한 소문도 단지 전하기만 할 뿐 사실 판단에 대한 의도는 드러내지 않는다. “미국에서 살았다면 영화배우가 될 수도 없었을 테고,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수도 없었을 것이며, 주말에 아이들과 볼링을 치며 여유롭게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드레스녹의 이야기 속에는 이데올로기의 대립보다 개인의 행복추구권이 우선시된다. <푸른 눈의 평양 시민>이 질문하는 것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고경석 kave@movielink.co.kr
<관타나모로 가는 길> -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실화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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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8.20

2001년 9월 영국 팁튼에 사는 네 명의 파키스탄계 영국인 청년 아시프, 루엘, 샤피크, 모니르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떠난다. 파키스탄에 도착한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으로 봉사활동을 떠난다. 그러나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는커녕 도착한 후 얼마되지 않아 한 명은 실종되고 나머지 세 명은 미군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된다. 미군은 이들을 국제 테러조직의 일원으로 단정하고 끊임없는 고문과 심문을 이어간다. 아프가니스탄의 카라치, 칸다하르, 카불, 쿤두즈, 쉐버간에 이어 관타나모로 끌려간 이들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겪으며 2년여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마이클 윈터바텀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를 만들지만 특별히 정치색을 띤 작품들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영국 감독이다. 마이클 윈터바텀은 아프가니스탄 난민 캠프를 탈출한 소년의 행로를 담은 로드무비 <인 디스 월드 In This World>에 이어 다시 한번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에 눈을 돌려 <관타나모로 가는 길 The Road to Guantanamo>를 선보였다. 2003년 <인 디스 월드>로 2003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마이클 윈터바텀은 <관타나모로 가는 길>로 2006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관타나모로 가는 길>은 세 명의 파키스탄계 영국인 청년들이 테러리스트로 오인받고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후 혐의를 벗고 풀려나기까지의 과정을 고발한 세미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혀 있었던 세 청년의 여정을 배우들을 통해 재현해내는 동시에 실제 인물인 아시프, 루엘, 사피크의 인터뷰와 뉴스 화면을 중간중간 삽입하는 형식을 취한다. 영화는 내전으로 황폐해진 아프가니스탄 풍경부터 미군들이 포로들에게 행하는 고문과 인권유린의 실태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웬만하면 이슬람인들을 9.11 테러와 연관시키는 미국의 편협한 태도도 여과없이 보여준다. 이처럼 영화는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관타나모와 같은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마이클 윈터버텀의 의도대로 영화는 아프가니스탄과 관타나모 같은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인 공간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관타나모로 가는 길>이 2006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고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을 때만 해도 우리에게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들은 남의 나라 일이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 의해 피랍되는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 여가 지난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나는 일은 이제 우리 자신의 일이 되어 버렸다. <관타나모로 가는 길>을 먼나라 일처럼 마음 편하게 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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